지난 몇 년간 빅데이터는 모든 산업 분야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일찍이 해외 기업들은 빅데이터를 활용하게 될 경우 고객만족도 향상 및 업무 효율 극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고, 곧이어 성공 사례들을 만들어냈다.

국내 기업에서도 해외 사례를 지켜보면서 어떻게 하면 빅데이터를 활용해 더 높은 비즈니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였던 곳은 ‘이커머스(E-commerce)’ 시장이었다. 마케팅의 전 영역에 데이터를 활용하면서 계속해서 성과들을 만들어냈다. 특히 고객 경험이 비즈니스의 성패를 가리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면서, 최근 이커머스 업계는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 재정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중심에 있는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 역시 최근 몇 년간 고객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맥스서밋의 스피커로 참여했던 이베이코리아 전장호 광고사업실 차장은 ‘이베이(eBay)가 말하는 데이터 기반 고객디자인과 마케팅 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커머스 광고와 마케팅 시장은 많은 변화들을 거듭해오고 있다. 특히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실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고객’이다” 

 

이베이코리아 전장호 광고사업실 차장

 

#환경의 변화가 가져온 소비자의 구매 패턴 다양화

스마트폰 보급률과 비례해 소비자의 구매 패턴에도 큰 변화점이 생겼다. 특정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도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 쇼핑이 가능해진 것이다.

실제로 성인 한 사람당 일주일에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간은 평균 10시간 17분이고, 한 달간 쇼핑앱에 90분 이상을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이 보급화되기 이전에는 쇼핑 사이트를 자주 찾는 요일이나 시간, 연령대 등 일련의 정보 값으로 고객 행동을 예측할 수 있었던 반면, 최근에는 소비자가 예상대로 움직일 거라는 기대와 달리 행태가 복잡하고 불규칙하게 변하고 있다.

 

#이커머스 마케팅의 문제점… ‘고객’이 빠진 마케팅

이제까지의 마케팅은 온라인상의 소비자 구매 패턴이 다양해짐에도 불구하고 주로 사용자들이 자주 찾는 매체에 집중돼 있었다. 예를 들면 고객 도달률을 예상해 매체를 편성하고, 광고의 형태를 결정해 예산안을 짰다. 그리고 매체에서 일어나는 개별의 성과들을 분석했다.

하나의 캠페인을 진행할 때 매체의 성과만을 놓고 분석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매체 중심의 마케팅은 결국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광고주에게도 유의미한 성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매체 중심의 마케팅을 지속했을 경우 생기는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브랜드와 서비스, 상품의 관점에서 고객을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매체마다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점이 달라 고객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다.

매체가 제공하는 정보는 전체 중 일부분에 지나지 않고, 개별 매체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통합하고 분석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확인하고 싶은 고객의 정보만 따로 볼 수 없고 플랫폼이 제공하는 정보들 내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캠페인을 운영했을 때 노출되는 광고의 클릭수나 전환율이 실제의 마케팅 KPI(신규 고객 유입, 상품 구매의 활성화)를 측정하는데 직접적인 도움을 줬는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셋째,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전체 여정’ 에서 가장 앞쪽에만 포커싱이 되어 있다는 점이다. 고객의 정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말이다. 쇼핑의 과정 중 제품을 비교하고, 결제하고, 상품이 배송 된 이후의 과정들에서 실제 고객이 브랜드를 경험하는 시간이 더 긴데. 이런 전체의 여정을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이런 문제점들은 이베이가 하고 싶은 마케팅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마케팅 방식을 진행했던 것이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환경 조성이 되어있지 않았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지금의 해결 과제들을 안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고객 모델링의 변화…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만족도 볼 수 있어

환경 변화에 맞춰 고객 모델링 역시 재정비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다. 갈수록 고객 데이터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고 기업 제품에 대한 반응 역시 제각각이다. 이렇듯 기업에서는 고객으로부터 들어오는 데이터를 형태별로 분리하고 가공하는 일련의 작업이 필요하다.

단순화된 프레임에 고객을 끼워 마케팅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 없는 예산 낭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 마케팅 목적을 설정하고 고객 데이터를 여러 단계에 걸쳐 실험하고 또 적용해나가야 한다. 브랜드와 제품, 서비스, 환경 등을 세분화한 고객 모델링을 만들고 나면 더 효율적인 광고 운영을 할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기업의 자산이 되는 부분이다.

 

#‘터치포인트’에 경험을 디자인 하라

고객을 마주하는 모든 접점을 두고 ‘터치포인트’라 한다. 터치포인트는 마케팅 성과로 연결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기업은 고객이 원하는 시점이나 상황에 따라 적절한 메시지를 던져 움직일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

플랫폼을 통해 이런 기능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다. 푸시메시지, DA 광고, 동영상 스트리밍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또, 단계별로 모델링 된 고객들에게는 서로 다른 형태의 터치포인트를 제공해야 한다. 이런 구체적인 내용들이 디자인 됐을 때 마케팅의 목표를 잡고 그 다음으로는 성과를 분석해 고객들이 얼만큼 움직였는지 확인해야 한다.

정리를 해보자면 기존의 매체 중심의 마케팅에서 고객이 중심이 되는 모델로 변화해야 한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전체 쇼핑의 경험과 그에 따른 예산안을 디자인하고 이를 통해 성과를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고객 모델링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