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미친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 특히 기업들은 재택근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은 필수가 됐고,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디지털다임은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 19년 하반기에 전사에 재택근무제를 도입, 실시하고 있다. 광고 회사가 전면적인 재택근무? 지금이야 어쩔 수 없다 치지만, 수많은 PT와 회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나 디지털다임은 안정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고, 현재는 더 발전 시켜 나가고 있다. 

매드타임스는 임종현 대표이사로부터 디지털다임의 재택근무제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디지털다임의 재택근무제도 도입 배경 및 운영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 재택근무 운영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는 많은 회사들에 인사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녕하세요. 디지털다임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디지털다임은 1998년 설립 이래 끊임없이 변화하는 디지털 패러다임 속에서 고객이 원하는 마케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e-Business 구축에서부터 디지털광고까지 통합디지털마케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디지털플랫폼(Web/App/SI/Retailtech)과 디지털광고, 글로벌비즈니스, 그리고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서비스인 디투하우스.아시아(d2HOUSE.asia)의 사업 부문을 운영 중입니다.


디지털다임은 재택근무를 언제, 왜 도입하게 됐나요?


저희 디지털다임은 2019년 10월부터 재택근무 및 디지털노마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재택근무제를 생각하게 된 것은 인력 부족 문제였습니다. 저희는 신입 공채도 진행하고 다양한 형태로 경력 사원을 충원해보기도 했지만, 인력 뽑기는 점점 더 어려웠고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3년 차 미만 직원들의 턴오버가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젊은 직원들의 성향이 어느 회사를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만두고 쉬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 기간 동안 ‘치앙마이에서 1년 살기’, ‘제주도에서 1달 살기’처럼 여행을 다니기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희 회사에는 해외부동산마케팅업무가 있습니다. 업무상 외국에 나가보면, 디지털노마드와 관련된 코워킹 플레이스가 많았습니다. 인터넷을 비롯해 일하는 환경이 잘 만들어진 곳에서는 여행 온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몸은 동남아에 있으면서요. 그래서 업무에 대한 자유도, 특히 공간에 대한 자유도를 주자고 생각했고, 재택근무를 도입하게 됐습니다.  

처음 도입하실 때 내부 반대가 많지 않았나요? 어떻게 설득하셨나요?


먼저 시행 6개월 전부터 디지털노마드시행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고, 팀장급 이상으로 현재 업무 현황, 문제점, 장점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처음 도입 시 과연 ‘디지털노마드’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직원들의 의문이 있었습니다. 저희 디지털다임은 파트너(고객사)와는 물론이고 기획/디자인/퍼블리싱/개발 등의 각 부서와도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기획팀과 제작팀간 신속하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 경쟁 PT 준비 시의 문제점 등이 이슈화 되었습니다. 그러나 업무 성향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툴과 이를 받쳐줄 제도적인 장치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기술적으로는 줌과 같은 화상회의 등의 커뮤니케이션 툴 활용법을 공유하였고, 정책적으로는 과정보다 성과 중심의 개인 역량 평가를 강화하겠다는 것을 인식시켰습니다. 프로세스적으로는 서로 항상 온라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기본으로, 결과 도출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하자고 제안하였으며 감성적으로는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므로) 일단 직접 해보고, 어떤 부분의 적응이 쉽지 않은지에 대해 토론하고 개선해나가자는 취지로 설득했습니다.



처음 도입하셨을 때, 임직원 100%가 재택근무를 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몇 %부터 시작하셨나요? 처음에는 재택과 대면 업무를 어떤 식으로 진행하셨나요?


2019년 도입 초기에는 재택과 출근의 비중을 30~50% 정도로 시행하였으며, 재택근무 시 미리 신청해 그룹장의 승인 하에 진행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2020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여 신청이나 승인 없이도 재택이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현재는 자율적으로 출근하는 일부 직원을 제외하고 80~90% 이상의 직원이 재택근무 중입니다. 개인의 사정 등에 의해서 출근을 선호하는 직원도 있거든요. 이것도 역시 자율에 맡기고 있습니다.

초창기에 재택근무를 원활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시장조사 인력을 배치하여 노션, 행아웃, 슬랙 등 국내외 플랫폼을 연구하고, 디지털다임에 가장 최적화하여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직원들에게 공지하였습니다. 그리고 서울, 경기, 제주의 무료 코워킹 플레이스를 조사해서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재택과 대면업무는 업무 실행에 따라서 진행되었습니다. 보고 및 진행과 관련한 업무는 메신저 및 화상회의를 통해서 진행했으며, 고객사와의 미팅 및 제안 등 대면을 해야 하는 업무는 부서장의 결정을 통해 대면으로 진행했습니다.

 


 

자유좌석제 사무실



처음부터 잘됐나요? 처음이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첫 번째 달에 디지털노마드를 잘 안 하는 것 같았어요. 분석해보니 회사에 자리가 있어서 그랬더라고요. 그래서 자리를 없애고 락커만 제공하는 자유좌석제로 사무실을 리모델링했습니다. 그랬더니 직원들이 눈치 안 보고 디지털노마드를 실천하더라고요.



그렇다면 기본적인 업무와 회의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요? 주로 활용하고 계신 솔루션은 어떤 것인가요? 


현재 업무 및 회의는 화상회의 및 메신저를 통해 100%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면 업무는 고객의뢰 및 요청이 있거나 프로젝트 오픈이 임박하여 수시 의견 교환과 진행 확인이 필요한 프로젝트에 한해서만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구글 슈트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화상회의와 관련해서는 줌이나 구글미트, 자료 공유는 구글드라이브, 일정 공유는 구글 캘린더, 문서 공유는 구글 독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월례 회의

 

근태는 어떻게 체크하나요? 광고 업계 속성상 특근이 많은데요. 이런 부분은 어떻게 체크되고 있나요?


저희 업무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입니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수년 전부터 9시 출근 5시 퇴근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업무 시간에 업무 효율을 높임과 동시에 개인의 워라밸을 향상하며, 나아가 특근 감소까지 고려했습니다.

그래서 원래 근무시간인 9 to 5 준수, 출퇴근은 인트라넷을 통해 자율적으로 체크하고 있습니다.


장비나 소프트웨어 등의 구매를 비롯한 경비 처리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나요?


디지털노마드를 시행하면서 진행한 정책 중에 한 가지가 장비나 소프트웨어 지원입니다. 예전에는 회사가 일률적으로 구매해서 배포했다면, 이제는 필요한 장비나 소프트웨어를 개인이 구입하고, 회사에서는 구매 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복리 후생도 재택근무에 따라 혼선이 많은 부분 중 하나입니다. 교통비나 중식대, 특근에 따른 식대, 그 외 커피나 간식, 자기 계발비 등은 어떤 식으로 진행하나요?


특근에 따른 식대 부문은 디지털노마드 및 재택근무를 진행한 후 현저히 낮아지거나, 없어진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 외 자기계발비 및 업무와 관련된 교통비는 기존 정책과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직원 개개인들도 복리에 대한 혼선은 많이 없습니다.


평가와 관련해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디지털다임은 어떤 식으로 평가를 진행하나요?


기존에는 사업목표, 개인목표, 정책준수, 역량평가 등 KPI를 통한 내부평가를 진행했으며, 디지털노마드를 진행한 이후에는 기본 KPI를 통한 내부평가에 수평평가를 추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수평평가가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재택근무를 하면서 채용한 직원은 우선 팀장 평가와 같이 광고주 만족도 위주로 체크합니다 업의 특성상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이 부분을 평가에서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작년 많은 온라인광고회사는 인력 부족을 호소했습니다. 그래서 채용과 교육이 중요한 문제도 대두됐는데요. 디지털다임은 채용과 교육을 어떤 식으로 진행하고 있나요?


현재 채용에 대한 어려움은 모두가 안고 가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희 디지털다임은 10여 년간 공개채용을 진행해왔으며, 현재 그 인력들이 회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디지털노마드 시행 시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 바로 신규 채용이었습니다. 특히 회사 경력이 없는 인턴 직원의 채용과 교육 문제를 100% 비대면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 저희 회사는 코로나 국면을 고려하여 신규 채용은 최소화하고, 재택근무의 특성상 신입보다는 경력직 위주의 채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채용은 입사 지원과 헤드 헌터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하며 신규 채용자에 한해 기본 1개월은 재택이 아닌 출근 업무를 진행하며 인수인계와 기본 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신규입사자 입사 시 전 직원에게 발송되는 웰컴카드


적응하지 못하는 임직원도 나올 것 같은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계신가요?



아직 개인 사유나 이직 등을 제외하고 재택근무에 적응이 어려워 회사를 이탈한 직원은 없습니다. 디지털노마드는 업무 환경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이지 출근을 막는 것이 아니기에,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경우 출근을 병행하며 충분히 적응해나가고 있습니다. 즉 디지털노마드는 ‘무조건’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업무를 하는 장소, 회의를 하는 방법, 출근을 하는 일 등 모든 부문을 본인이 결정해서 진행하는 사항이므로 아직 크게 적응이 문제 되는 임직원은 없어 보입니다.



전면적인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지만, 그래도 대면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PT라든가 프로젝트 킥오프 같은 것, 그리고 회계 등 필수 업무 같은 것 말입니다. 대면 업무는 어떻게 진행하시나요?


전면적인 정책을 시행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PT 준비 및 프로젝트 오픈 전 등 필수적으로 대면이 필요할 경우에는 대면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회계 등 필수 업무의 경우에도 계약서 날인 등 직접 날인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영수증, 품의 등은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업무 위주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경쟁PT나 큰 프로젝트의 경우 아직까진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팀장 중심으로 최소한의 인원으로 회사에서 대면 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업 문화는 어떻게 변했나요? 이직률이나 직원 만족도는 어떻게 변했나요?


디지털노마드의 시행 자체가 온라인 업계에서는 거의 최초로 적용되다 보니, 기업 문화나 임직원 만족도에서는 긍정적 변화를 가지고 온 것으로 보입니다. 매년 유지 또는 증가 추세에 있던 이직률이 60% 정도 감소하였으며, 임직원 만족도 조사에서도 회사에 대한 만족도, 주변에 추천하고 싶은 기업 점수가 계속해서 상향되고 있습니다. 반면, 팀장이나 그룹장의 부담은 더 커진 것 같습니다.

작년 갑작스럽게 재택근무를 실시하게 됐지만, 많은 회사가 적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임직원의 소속감 등에 대해 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해소하고 있습니다. 디지털다임은 어떤가요?



디지털노마드를 시행하기 전 단점 중의 하나가 소속감 결여 등이었습니다. 온라인 송년회, 온라인 월례 회의, 자택으로의 꽃 배달 등 직간접적으로 회사와 소통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코로나 등으로 인해 적극적인 정책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이지만 향후 내부적으로 소규모로 리더십 트레이닝 등 단합 및 소속감을 증가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2020년 온라인 송년회


재택근무 이후 회사 실적은 어떤가요? 광고주 만족도는 어떤가요?


디지털노마드를 본격 시행한 2020년의 경우 회사 실적은 오히려 증가한 상태입니다. 다만 개선된 실적이 디지털노마드와 100% 연관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환경적인 큰 변화에도 불구, 실적을 유지했다는 것은 고무적으로 보입니다. 광고주 또한 업무 진행에 문제가 없는 경우 이슈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광고주의 만족도는 결국 업무 장소가 아닌 업무 성과에 따른다고 보입니다.



전면적인 재택근무를 실시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내부 소속감 결여 및 교육을 통한 인재 육성 부분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한 업무가 많은 직원의 경우 출퇴근 시간 없이 항상 업무 처리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업무 부분에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업의 특성상 경쟁 PT나 신규 마케팅에서는 아무래도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재택근무의 최대 장점은 무엇일까요?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과 체력을 절약하여 업무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개인의 워라밸에도 큰 긍정적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출근 인력이 줄어들면서 제비용의 감소 또한 긍정적 변화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회사도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 나왔습니다. 그런데 재택근무를 기본으로 실시하고 있다 보니, 사무실 셧다운 등의 혼란이 없고 평상시처럼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물론 추가 확진자도 없었고요. 코로나 시국에는 저희의 디지털노마드가 확실히 장점이 있고, 추가 확산 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재택근무를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공평’ 또는 ‘형평’입니다. 하는 사람, 안 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정책은 모두 똑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너나 대표의 강력한 의지와 먼저 실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시스템적으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장치가 중요합니다. 출근 없이도 충분한 소통과 업무 진행이 가능한 장치를 먼저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리더들의 의식 변화도 중요합니다. 출근해서 업무 시간을 길게 가져가는 것으로 인정받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장소나 시간에 관계없이 결과만으로 해당 인력의 능력을 평가하는 공정한 리더의 시각이 필요합니다.

 

임종현 대표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처음 시행한 1년을 도입기라고 한다면, 앞으로는 성장기, 안정기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도입기에서 보였던 부족한 부문을 개선함으로써 성장기로 가기 위한 발판을 만들고자 합니다.


끝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업무 환경은 어떻게 변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우선 디지털노마드는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영진 입장에서 실적이나 효율이 떨어지지 않고 제경비만 줄어든다면, 해볼 만 한 것이잖아요

그리고 사옥의 개념이 바뀔 것입니다. 저희만 하더라도 기본 공간의 20%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사옥의 20%는 회사의 필요 공간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공간을 수익형 공간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사옥이 없는 경우에는 코워킹 플레이스를 활용하게 될 것 같고요.

이렇게 되면 반드시 서울에서 살 필요가 없어질 것 같습니다. 임직원은 보다 쾌적한 곳에서, 또는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과 맞는 곳에서 살 것이기 때문에 주거 공간이 바뀔 수 있다고 봅니다. 교육 문제가 해결되고, 시스템이 갖춰지면 디지털노마드가 미치는 사회적인 영향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콘텐츠는 매드타임스(M@D Times)와 파트너십을 통해 제공되는 제휴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