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팬덤’ 문화의 진화

 

위키피디아에서는 ‘팬덤’을 공통적인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 공감과 우정의 감정을 특징으로 하는 팬들로 구성된 하위문화라고 설명한다. 원래 팬은 광신자를 뜻하는 Fanatic의 Fan과 영지를 뜻하는 접미사 dom의 합성어로, 연예인 또는 특정한 분야에 열정적으로 몰입해 그 속에 빠져드는 사람을 일컫는다.

팬들은 일반적으로 사소한 세부 사항에 관심이 많으며, 종종 팬덤이 있는 소셜네트워크의 일부로서 관심과 관련된 시간,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소비한다. 이것은 우연히 팬으로서의 관심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차별화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독자분들도 잘 알다시피 팬덤 관심사의 주제는 유명 인사와 같은 것으로 집중되기도 하고 전체 취미, 장르 또는 패션을 포함하여 보다 광범위하게 정의될 수도 있다. 현재는 어떤 주제에 매료된 사람들의 집단에 적용되지만, 그 시작은 스포츠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로부터였고 이제 팬덤은 광범위한 의미에서 개개인의 상호 연결된 소셜 네트워크를 지칭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흔히들 연예인을 좋아하는 아이 문화라고만 알고 있던 팬덤(Fandom)이 이제는 어엿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BTS(방탄소년단)가 바로 그렇다.

BTS는 지난 2020년 새 앨범 ‘Map of the Soul: 7 ’으로 미국 빌보드에서 네 번째 1위에 등극했다. K팝 가수로서는 처음으로 네 장의 앨범을 연이어 빌보드 정상에 오르게 했을 뿐만 아니라, 그룹으로는 영국의 비틀즈 이래 최단 기간에 4개 앨범이 1위를 달성한 영광을 누리게 된 것이다. 이 같은 BTS의 기록적인 성공은 그들을 열렬히 응원하고 지지하는 팬클럽 ‘아미(Army)’가 있어서 가능했다.

BTS는 한국은 물론 미주, 아시아 등 전 세계 다양한 지역에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었기에 비영어권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빌보드 차트에서 당당히 정상에 오르며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처럼 한동안 아이돌 문화라고만 여겨졌던 팬덤(Fandom) 현상이 다양한 분야로 확산 및 적용되면서 새로운 문화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진화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연예인 활동지지, 줄 서는 맛집, 기업의 서포터즈 등 팬덤 현상의 활동 영역이 매우 넓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이로 인해 다양한 분야에서 팬덤 현상이 나타나고 새로운 소비 및 문화 트렌드로 정착하면서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팬덤 경제(Faodon Economy)’가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팬덤 현상은 단순한 추종자 입장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성장의 핵심 요소, 혁신의 주체, 팬들 간 및 유저와 생산자 간의 강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 현대경제연구원 ]

 

위의 그래프에서 실제 BTS의 팬덤 아미는 자신의 스타뿐만 아니라 소속 기획사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 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016년 352억 원, 105억 원에서 2018년 2142억 원, 641억 원으로 6배 이상 성장했다. 또한 ‘팬슈머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의해 탄생한 것이 아니라 ‘팬심’ 즉 자발적 소비자라는 측면에서 연예인, 기업, 브랜드 등 측면에서 중요한 성장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역시 현대경제연구원은 전한다.

그래서 최근 기업들은 소비자들을 팬이라고 생각하고 기업의 기술과 소비자의 경험을 공유하는 집단지성을 적극 활용, 기존과 다른 혁신적 접근을 수행하고 있다. 이른바 팬(Fan)과 혁신가(Innovator)가 합쳐진 ‘팬노베이터’는 기업의 혁신 원천이 기업의 팬들에게서 나온다는 의미로서,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리뷰를 적극 활용하거나 별도 전담팀을 운영해 팬덤 니즈에 부합하는 이종업계 협업 제품을 활발히 출시하고 있는 현상을 뜻한다. 그리고 팬(Fan)과 유대(tie)를 뜻하는 단어인 ‘팬타이’는 동일한 팬들 간 끈끈한 유대 관계가 형성됨은 물론 기업들은 팬들로부터 정보, 투자 등 생산 요소를 공급받는 유대 관계도 형성하고 있다. 그 이유는 팬덤 집단들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나 연예인, 기업 등을 지지하거나 간섭하고 경쟁사를 견제하면서 응집력이 강화되는 문화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브랜드의 로열티로 연계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팬덤 경제가 부상한다, 재인용)

 

2. 사회 참여로 발전하는 팬덤

 

특히 한류 문화의 초기 시점에 한류의 붐을 타고 한국의 KPOP, 드라마, 영화 같은 문화 콘텐츠에 일본의 팬덤들이 열정을 보여온 결과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는 드라마 속의 장소 방문,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의 피규어 및 굿즈 상품 판매로 이어졌었고 영화 속 촬영지를 직접 방문하는 관광 상품도 생겨났다. 하지만 지금처럼 경제적 가치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은 없었다. 지금의 팬덤은 미디어를 활용한다.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해 조직적인 힘과 여론 형성을 주도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특정 이슈에 대해 그들의 견해를 주장하는 목소리로 성장하고 있다. 이른바 사회 참여의 모습으로도 나타나고 있음을 기업과, 사회의 리더들은 인지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대표적 사례로 2020년 7월, 방탄소년단(BTS)은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코리안 소사이어티가 수여하는 밴플리트상을 수상하였다. 이 자리에서 BTS를 대표해 RM이 수상소감으로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양국(한국과 미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합니다’라고 연설했다. 그런데 중국의 네티즌들이 일제히 ‘고난의 역사(history of pain)’라는 단어에서 당시 중공(Red China)의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을 비난한 것으로 말꼬리를 잡아 BTS를 비판했다. 이에 한국과 미국을 향해 ‘문화적 보복(cultural revenge)’을 하고자 했던 ‘몰상식한 버르장머리’가 나오면서, 해외 언론에서 중국의 편협한 민족주의 성향을 비판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결국 BTS를 둘러싼 여론전에 ‘아미’ 역시 참여하면서 중국 네티즌들이 물러났던 사례가 있다.

또 다른 사례로 2017년 가수 박재범의 팬 사이트에서 일어난 ‘한 가수 팬덤이 공동구매하는 물건들.jpg’이라는 게시물로 회자된 경우가 있다. 시작은 한 팬이 귤을 판매하겠다고 올린 평범한 공동 구매 글이었다. 그런데 제주도에 사는 친구의 부탁에 서포트 비용을 마련하겠다고 판매한 것이 높은 호응을 얻으며 대게, 사과즙, 제습기, 한라봉 등을 비롯해 박재범이 방송에 신고 나온 양말까지 품목을 넘나들며 다양한 공동 구매로 이어졌다. 특히 양말의 경우 주문 수량보다 10배가 넘는 총 1만 3000장의 구매가 이뤄졌고, 때밀이 장갑 공동 구매의 경우는 판매 부진으로 공장 문을 닫기 직전의 회사를 기사회생시키는 상황을 만들기도 했었다. (팬덤, 감정 공유 넘어 소셜 공동체로 진화하다, 재인용)

이외에도 식품 회사 오뚜기는 2018년에 ‘오뚜기 해적선’이라는 비밀 계정을 만들어 운영했었는데, ‘오뚜기 팀장이 몰래 알려주는 제보스타그램’이라는 제목이 호기심을 자극해 ‘줄을 서서 팔로우하는 계정’으로 입소문을 탔다. 이는 갓뚜기(신을 뜻하는 영어 갓과 오뚜기의 합성어)와 같은 신조어를 만든 오뚜기의 브랜드 팬덤이 만들어낸 현상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이른바 팬덤 마케팅의 의미로 해석되는데, 이처럼 기업들은 특정 대상을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집단을 의미하는 팬덤을 제품이나 브랜드의 영역과 마케팅에 접목 중이다.

최근엔 대기업인 삼성 전자도 갤럭시 S10 출시를 기념해 전국 5개 도시에서 팬 파티를 열고 팬이 보낸 사연을 정식 음원으로 만들어주는 이벤트를 열어, 갤럭시 신제품 출시를 팬과 함께 축하한다는 콘셉트의 ‘갤럭시 팬 파티’로 팬덤 마케팅을 펼쳤다. 해외에서도 팬덤 마케팅이 뜨는 가운데, ‘레고’의 경우 소비자가 직접 만든 레고 작품을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제품에 반영할 수 있는 ‘쿠소’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독자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는 미국 모터사이클 회사 할리 데이비슨은 ‘할리 오너 그룹’이라는 팬 그룹을 후원하는데, 가입자가 전 세계 130만 명이 넘는다. (팬이 다했네, 기업 팬덤 마케팅 인기, 재인용)

 

[할리 데이비슨 오너 그룹 사이트 캡처 / 갤럭시 S10 출시를 기념해 열린 팬 파티]

   

 

3. 디지털 시대의 소셜 팬덤

 

위의 사례처럼 기업이 소비자를 팬으로 바꾸려는 이유는 팬심의 강력함 때문이다. 이는 습관 때문에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 일반적인 브랜드 충성도와는 차원이 다르다. 제품에 결함이 있더라도 너그럽게 행동하고, 제품이 발전할 수 있도록 채찍질을 가하기도 한다. 소비자 스스로 관객이 아닌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자발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앞서 언급된 내용은 일부의 사례에 불과하지만 팬덤은 지금 디지털로 진화하고 있다. 이미 그들은 디지털 베이스의 소셜미디어 속에서 소위 덕질(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찾아보는 행위를 이르는 말)을 하고 있다. 이른바 소셜 팬덤이다.

국내에서 팬덤은 가수 조용필의 전성기였던 1980년대 ‘오빠’를 외치며 열광하던 10대 소녀들, 그들의 함성과 비명, 각종 플래카드, 응원과 함께 주목받기 시작했다. 오빠 부대 시절 스타와 팬의 관계는 매우 단순하고 수동적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자 스타와 팬덤의 관계는 단순 추종자에서 후원자, 나아가 새로운 문화 창조자의 관계로 변모했다.

디지털 시대의 팬덤이 과거의 팬덤과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쇼로는 사상 처음으로 유튜브에서 20억 조회 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팬덤을 형성한 싸이의 사례이다. 2014년 5월 31일, 언론은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사상 최초로 20억 뷰를 돌파했다고 전했다. 조회 수의 97%는 해외에서의 접속이었다. 이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는 20억의 글로벌 팬덤이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형성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팬덤 문화는 초기 수용자이면서 동시에 대상에 자신을 몰입하는 열성 팬으로부터 시작된다. 

열성 팬이 수용한 팬덤 문화는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신봉자와 단순 팬으로 급속히 확산해 왔다. 이런 추세에 따라 최근엔 스타의 소속사들도 변화된 디지털 시대 팬덤의 구미에 맞춘 캐릭터와 디지털 팬클럽 등을 전략적으로 생산해 소비되도록 만든다. 이는 과거와 달라진 양상으로, 디지털 시대의 팬덤은 이렇게 스타와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다. 디지털 시대의 팬덤에서 또 하나 볼 수 있는 특징은 포털사이트들이 팬덤에 관여한다는 사실이다. 아이돌 보이그룹의 팬덤이 점차 세력을 확장하자 국내 포털사이트들은 2009년부터 팬 카페를 적극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팬 카페는 추상적인 팬덤이 형상화된 가상 사회라 할 수 있다. (팬덤, 디지털을 만나다, 재인용)

 

4. 트롯 열풍이 불러온 중장년 층의 소셜 팬덤

 

그러나 이 소셜미디어 속의 소셜 팬덤은 일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팬덤이 아니라 이제 중장년 층에도 나타나고 있다. 바로 2019년부터 시작된 트로트 열풍이다. TV조선의 ‘내일은 미스&미스터트롯’이 기폭제가 되었다.

 

 

년도별 트로트 공연 수와 티켓 판매액(인터파크)

    

‘미스트롯’ 우승자 송가인이 팬클럽 회원들의 환호

 

실제 인터파크 자료를 보면 트로트 공연 건수는 2018년 150건에서 2019년 278건으로 증가했고, 티켓 판매 금액은 61억 원에서 319억 원으로 증가했다. 강력한 팬층이 확보된 덕에 트로트 스타들은 흥행 보증 수표나 다름없다. ‘내일은 미스터트롯’ 전국 투어 콘서트(수원·울산·강릉·광주·청주)는 2020년 2월 20일 예매 시작 10분 만에 2만 석이 모두 팔렸다. 출연자가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5개 도시 10회차 공연 4만 석이 매진되는 기록을 남긴 것. ‘미스트롯’도 70회 넘는 전국 공연이 매진, 2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공연 매출만 약 200억 원을 창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력이 있는 40~50대 팬층을 중심으로 장년층으로 확대되면서 강력한 팬덤 문화를 만들며 제대로 취향 저격을 한 점이 중요한 대목이다.

일례로 보해양조는 미스트롯 우승자 송가인을 잎새주 광고 모델로 기용한 후 2020년 1월 한 달간 잎새주 매출이 지난해 1월보다 2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잎새주 출고 물량 96%가 전라도 지역에서 판매되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에서 송가인 모델 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다 보니 음원 서비스 업체들에도 중장년 고연령층의 트로트 음원 다운로드,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이 대폭 늘면서 무시할 수 없는 수익원이 되고 있다. 특히 소셜 음악 앱인 지니뮤직은 트로트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높은 순위에 올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스트리밍을 하는 트렌드를 포착하고 트로트 차트를 신설했다. 트로트 팬클럽은 타 가수 팬클럽과 협력해 서로 스트리밍을 도와주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니뮤직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9년 2월부터 2020년 1월 사이 ‘톱 차트’ 200위권에 트로트 장르 음악이 진입한 횟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5.8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막강한 소비력 4050 팬덤, 트로트 산업 지형을 바꾸다, 재인용) 사실 이러한 현상은 수년 동안 TV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음악 방송이 대부분이었던 것을,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터트롯 & 미스트롯’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중장년층을 시청 타깃으로 포문을 연 것이다. 특히 2020년 상반기에 치러진 미스터트롯의 우승자 임영웅 효과는 대단했다. 임영웅을 모델로 기용한 청호나이스 정수기는 2020년 상반기에 전년 대비 25% 상승했고 쌍용 렉스턴 자동차는 전월 대비 53% 매출이 늘었다. 이외에도 매일유업 바리스타롤스, 경동나비엔, 티바두마리치킨 등 임영웅이 모델이 된 제품들의 관심이 상승하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 경제 활성화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코로나 속에서도 빛나는 임영웅 경제적 효과 “놀랍다”, 재인용)

실제로 2020년 3월 중순 트로트 경연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의 ‘진(眞)’으로 뽑힌 임영웅은 단박에 스타 반열에 올랐다.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터트롯&미스트롯’]

 

[임영웅 광고모델 청호나이스 정수기]

 

5. 팬덤 문화의 양면성

 

그러나 좋은 일 뒤에는 불편한 일도 있기 마련인데 최근 치러진 미스트롯2 에서는 이른바 ‘전유진 효과’가 있었다. 한 소녀가 가요계에 혜성같이 등장해 전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가장 위로가 필요한, 코로나19로 심신이 힘든 시점에 국민에게 힐링을 선물해 준 것이다.

그의 강점은 청중을 깊이 있는 음악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는 것이다. 전유진은 천부적 목소리와 음의 조절 능력도 탁월하지만, 탄탄한 중저음의 기초 위에 깊은 곳에서 나오는 깨끗한 고음으로 발성에 무리가 없고 매우 자연스럽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미스 트롯2’에 출연해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5주 연속 대국민 투표 1위를 차지하는 마법 같은 일을 만들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준결승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고, 곧바로 국민적 공분이 생겨 많은 사람이 낙심하며 안타까워했다. 모두 앵그리(angry) 세대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특히 제작 회사의 진정성이 결여된 위압적 해명은 더 큰 분노를 일으켰다. ([기고] 전유진 효과와 힐링 문화, 재인용)

물론 제작사인 TV조선으로서도 고민이 있었겠지만, 국민투표라는 디지털을 활용한 시청자 참여를 유도했음에도 자신들의 경제 논리에 집착하다 보니 큰 틀의 공감을 얻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최종 심사 위원은 소비자인 일반 국민이라는 점을 착각한 것이다. 특히 전유진은 탈락 후 그의 손편지에서 ‘제가 떨어져서 아픈 마음보다 응원해 주신 팬들의 마음이 아플까 걱정’이라며 ‘바르고 착한 어른으로 커서 마음을 치유하는 노래를 부르겠다’고 했다. 이 편지로 그는 ‘한판승’ 이었다.

바로 여기서 팬덤의 힘과, 기업의 경제적 논리만으로는 고객을, 소비자를, 시청자를 누를 수 없다는 것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현재는 ‘시장성’이 모든 결과를 좌지우지하는 4차 산업 혁명의 시기라는 점에서 아무리 훌륭한 제품이라 해도 대중이 ‘좋아요’를 누르지 않으면 매출이 감소하는 시대이다. 아울러 TV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기업의 시장 점유율과 같은 것이며, 정치인의 지지율은 국민 신뢰와 같이 장기 집권의 기틀이 되며, 유튜브의 구독자는 인플루언서에 대한 신뢰와 같은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통계를 조작하거나, 인기 유튜브들의 뒷광고 논란처럼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주기에만 급급한 정책을 펼친다면 해당 기업이나 프로그램은 시청률, 지지율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하물며 디지털 속에서 벌어지는 가상 세계의 소셜 팬덤에서는 특정 이슈나 특정인에 대한 여론 몰이로 프레임을 짜거나, 특정인을 극단의 단계로 이르게 하는 부정적인 현상도 부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문명의 이기인 신기술이 가진 양면성, 즉 창과 방패인 것이다. 코로나19로 아직도 심신이 힘든 국민, 소비자, 시청자들을 언택트 세계에서 만나는 지금에도 진정성이 결여된 상태의 모습만 보인다면, 열정적인 팬덤은 없을 것이다. 이때 팬덤은 더욱 이성적으로 변할 것이며, 또한 공격적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만 한다.

 

Gil Park님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