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면 회사의 목표를 구성원 개인들에게 공유하는 데 한계가 생긴다. 늘어난 구성원만큼 소통할 수 있는 채널과 접점은 부족해지기 때문. 여기 자신만의 방식으로 회사와 직원의 목표를 동기화하는 데 성공한 기업이 있다. 국내 의료기기 1위 업체 메드트로닉코리아다.

메드트로닉코리아 역시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같은 고민을 거쳤는데, 이들이 찾은 해답은 다름아닌 ‘복지’였다고. 메드트로닉코리아 황효정 노사협의회장과 김영신 커뮤니케이션 매니저를 만나 그 과정을 들어봤다.

 

 


회사의 성과는 구성원의 복지가 된다

 

Q  지난해 재직자들의 복지 만족도가 1위를 차지했다. 대기업들을 제친 비결이 뭔가?

 

 – 김영신: 본인이 만든 복지이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구성원이 제도를 만드는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 또 회사가 계획한 매출 목표를 달성하면 달성분을 다시 복지로 돌려준다. 

 – 황효정: 현재 금요일에는 낮 12시에 퇴근하는데, 다음 분기에 목표 매출을 달성하면 주 4일 근무가 된다. 사장님이 “업계 최초로 주 4일 근무하는 회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독려하고 계신다. 회사의 성과가 좋더라도 구성원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회사가 많지 않은데, 우리 회사는 구성원의 노력을 복지를 통해 보상해준다.

 

 

Q 성과 기반 휴가가 인상적이다

 

 – 황효정: 열심히 일한 만큼 휴식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연말 휴가도 성과에 비례해서 기간이 길어진다. 코로나19 상황 아래에서도 목표를 달성한 것을 축하하는 의미로 12월 셋째 주부터 새해까지 총 3주를 쉰 적도 있다.

성과 기반 휴가 외에도 생일 휴가, 배우자 생일 휴가, 명절 특별 휴가 등 다양한 기본 휴가가 있는데, 사장님이 평소 “유럽은 3주씩 쉬는데도 회사 안 망한다. 일에 치여 사는 한국 직원들 역시 충분한 휴식을 통한 재충전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회사의 철학이 강하다. 

 – 김영신: 개인 연차 소진도 적극 장려한다. 금요일 오전 근무의 경우, 시행 초반 직원들의 집으로 아이스크림을 보내는 등(녹기 전에 퇴근하도록) 눈치 보지 않고 ‘칼퇴’할 수 있게 노력을 많이 했다. 

 

 

정시 퇴근을 장려하기 위해 집으로 아이스크림을 보냈다. 출처. 메드트로닉코리아

 

 

Q 어떤 제도가 있나. ‘1복지’자랑해 달라.

 

 – 김영신: 제도가 너무 많은데… (웃음) 나의 필요를 회사가 섬세하게 살피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회사에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이 복지 제도의 바탕이 되는 것 같다.

매일 조식을 제공하고, 사내 카페에서는 50개 음료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또 고객과 접점이 많은 외근직 직원은 맞춤 정장을 제공하는 등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었던 올해는 끼니를 직접 해먹는 것이 부담스러울까봐 배달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기도 했다.

 – 황효정: 회사에서의 성과와 직접 연계되지 않더라도, 구성원 개인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굉장히 많은 투자를 한다. 매년 대학원을 진학한 직원 중 학기 평균 성적이 B 이상인 직원에게 학비의 50%를 장학금으로 지원한다.

또 구성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주거자금 대출 이자의 50%를 지원해주는 등 가정 친화적인 제도도 많다. 구성원들이 외국 지사에 파견돼 일할 수 있는 ‘Talent X’라는 교환 프로그램이 있는데, 작년 겨울에는 직원들의 자녀들도 외국 지사 직원들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메드트로닉은 지사가 파견된 국가간 직원 교류를 실시하는데, 자녀들도 해외 지사의 직원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할 수 있다. 출처. 메드트로닉코리아

 

 


노사협의회가 직접 제도 만든다

 

 

Q 구성원들이 직접 제도를 만든다고 하셨는데 어떤 식인가?

 

 – 황효정: 노사협의회를 통해 만든다. 지난해부터 직원들 건강검진 한도가 28만원에서 60만원으로 상향됐는데 이것도 노사협의회를 통해 만들어졌다. 메드트로닉은 노사협의회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문화가 활성화 되어있다. 대표 메일이나 의견 수거함을 통해 의견을 받는데, 한번 의견을 받으면 무조건 노사협의회 전체 미팅에서 공유한다. 절대로 민감한 질문이라고 해서 거르지 않는다. 후에는 좋은 직장 만들기 뉴스레터를 통해 어떤 의견이 접수되었고,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를 공유한다. 아직 결론이 안 날 경우에는 어떤 검토를 거치는지 공유한다. 

 

 

Q 많은 회사에 노사협의회가 있지만 실질적 기능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황효정:  2014년 코비디엔 코리아와 합병을 통해 조직규모가 2배가 됐다. 두 회사의 서로 다른 문화가 섞이면서 조직문화의 과도기를 거쳤다. 이 시기를 지나면서 구성원들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의 중요성이 대두됐고, 커뮤니케이션 기구가 그때 확대됐다. 사측의 힘이 세면 기구가 유명무실해질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라 고충처리위원회 사측 대표는 1인, 노측 대표는 2인으로 구성하는 등의 요소를 배치했다. 사장님을 비롯 리더십의 영향도 컸다. 

 

 

Q 기업 문화 이슈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마련인데.

 

 – 김영신: 리더십의 의지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메드트로닉은 외국계 기업으로서는 드물게 한국인이 아태지역 대표를 맡고 있다. 한국인이 외국계 기업의 임원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어려움을 대표님이 직접 겪었기 때문에 기업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높다. “직원들의 기대 이상으로 복지를 제공하는 게 우리 목표”라고 말할 정도로 구성원을 위한 투자가 곧 기업의 성과로 이어진다는 철학이 확고하다. 

 

 

메드트로닉코리아는 리더십과 직원 간 접점을 다양화하고 있다. 사진은 대표와의 점심 홍보 포스터. 공고가 뜨면 바로 마감된다고 한다. 출처. 메드트로닉코리아

 

 


메드트로닉코리아 채용, 의료기기 업계에 대한 이해도 필수

 

 

Q 메드트로닉은 어떤 채용 과정을 거치나?

 

 – 김영신: 채용 과정은 1 HR 스크리닝, 2 hiring manager 인터뷰, 3 부서장 인터뷰 순으로 이루어지며 인터뷰 완료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직무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면접을 잘 볼 수 있는 개인적인 팁은 헬스케어라는 전문 분야나 업계에 대한 이해를 어필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채용 포지션과 직급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필수 요건을 잘 확인해 해당 직무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을 전달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Q 영어는 어느 정도 해야 하나?

 

 – 김영신: 1차 인터뷰에서 영어 질문이 있으며, 마지막 인터뷰의 경우 아태지역의 리더와 진행하는 경우도 있어 영어 인터뷰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글로벌 회사이다보니 협업을 위해 어느 정도는 영어가 중요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부서마다 영어 혼용 비율이 5:5에서 7:3 등으로 다르고, 직무마다 요하는 영어 수준도 너무 다르다. 네이티브 같은 실력을 원하는 부서가 있고,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만 되면 괜찮은 부서도 있다.

 

 

Q 나에게 메드트로닉코리아란?

 

 – 황효정: 오래 행복하고 싶은 또 하나의 가족. 노사협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굉장히 부담스러운 자리다. 업무 외에 해야하는 일도 많다. 하지만 기꺼이 하려고 한다. 나는 회사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회사도 사랑하지만 나의 팀원들, 나의 부서장 모두 사랑한다. 놓치지 않을 거다.

 – 김영신: 숨겨둔 보물. 업계 분들은 잘 알고 있지만 직장인들은 모르는 경우도 있는데,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로서 이번 결과를 통해 회사의 훌륭한 문화를 알릴 수 있어서 매우 기뻤다.  어떻게 보면 딱딱한 이름을 갖고 있지만, 직원들이 힘을 합쳐 만든 좋은 회사이며, 지금도 노력하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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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스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십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