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앤리 법률사무소의 최철민 변호사입니다.

이번 칼럼은 저희 최앤리의 서나영 변호사님과 함께 하였습니다.

한 땀 한 땀 공들여 키운 회사의 자산을 경쟁자가 몰래 가져다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얼마나 허탈할까요. 더군다나 지식재산권과 같은 무형자산인 경우에는 누군가 훔쳐갔다는 사실을 알아채기도 어렵지만, 알고 난 이후에도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고민이 정말 많이 되실 텐데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온라인 쇼핑몰 홈페이지의 내용을 타인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온라인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대표님들은 한 번쯤 경험해 보셨을 법한 문제인데요, 온라인으로 회사의 제품을 구매한 뒤, 이를 재판매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재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쇼핑몰에 게시된 상품 사진, 상세 설명 등 판매 페이지를 그대로 퍼다가 아예 자체 쇼핑몰까지 차리는 경우도 있구요.

이런 행위는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넷 홈페이지도 이미 존재하는 저작물 또는 기타 자료 등을 수집, 선정, 배열, 조합, 편집 등의 행위를 통해 전체로서 하나의 저작물이 되어  구성 형식, 소재의 선택이나 배열에 있어 창작성이 있는 경우에는 편집저작물로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저작권 등록을 하지 않았더라도 저작자는 저작물을 창작한 때로부터 저작권법에 따른 보호를 받으므로 상관없지만(저작권법 제6조), 인터넷 쇼핑몰과 같은 업무상저작물의 저작자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1) 저작물을 창작한 당해 직원이거나 2) 법인 또는 그 사용자가 될 수도 있구요.

저작권법이 저작권을 어떻게 보호해주는지 즉 누군가 온라인 홈페이지의 사진과 글을 통째로 도용해간 경우 선택할 있는 대응방안 3가지를 실제 사례를 통해 말씀 드릴게요.

 

 


 

 

1. 침해 정지 청구

 

저작권을 가진 자는 그 권리를 침해하는 자에 대하여 침해의 정지를 청구할 수 있으며, 침해할 우려가 있는 자에게는 침해의 예방 또는 손해배상의 담보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123조 제1항). 실제로 저희 사무소에서 침해정지를 청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면 그 즉시 침해행위를 중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 침해금지 가처분신청

 

내용증명을 보내도 소용이 없는 경우에는 보다 강력한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요, 바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해서 저작물을 침해하는 행위를 강제로 중단하게 만들 수가 있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저작권침해금지 가처분’ 또는 ‘인터넷사이트사용금지 가처분’이라고 하는데요, 가처분신청의 피보전권리는 위 1.에서 말씀드린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에 기한 침해금지청구권 또는 침해예방청구권이며 긴급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하는 경우, 본안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신청할 수 있는 절차입니다. 

실제로 위즈위드는 자사 인터넷사이트를 통하여 해외상품 물류대행서비스와 구매대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는데요. M사가 ‘http://www.saywiz.com‘라는 홈페이지를 개설한 후 제품설명, 상품정보, 광고문구, 서비스안내 등의 콘텐츠를 그대로 복제한 콘텐츠를 게시하고 위즈위드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이에 위즈위드가 M사에 대하여 인터넷사이트 사용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사안에서 법원은 위즈위드 사이트의 편집저작물성을 인정하고 M사에게 그대로 복제한 부분을 삭제하라는 결정을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3. 산업재산권 분쟁조정 신청

 

저작권에 관한 소송은 판결 확정까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므로 소 제기를 꺼려하실 수 있는데요, 이러한 경우 본안 소송을 전제로 할 수 있는 가처분신청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럴 때는 저작권 분쟁조정 신청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분쟁조정은 일반적으로 조정신청일로부터 3개월 내에 조정절차가 마무리되며, 조정과정이 비공개로 이루어져 분쟁사실을 비밀로 유지하고, 정보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조정이 성립되는 경우 확정판결과 동일한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발생합니다.

실제로 남성의류 전문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던 B사가 동종 업계에서 인기가 많은 A사 인터넷 쇼핑몰을 참고하여 그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한 적이 있는데요. A사는 초기화면의 아이템별, 브랜드별, 핫코너, MD추천의 4 구성과 각각의 프레임을 상당 부분 반영하여 제품을 배치하고 전체적인 색의 선택이나 느낌 등을 비슷하게 구성한 것을 편집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저작권 분쟁조정을 신청했습니다. 이 사안에서 저작권 분쟁조정위원회는 A사의 홈페이지를 구성하는 항목들의 선택 또는 배열부분이 편집저작물에 해당된다고 하면서 B사의 홈페이지 사용을 중지하라는 권고를 내렸습니다.

 

 

 

 


 

 

이렇게 3가지 대응방안을 살펴보았는데요, 그 밖에도 온라인 홈페이지의 화면 구성을 도용해간 자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타인의 편집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죠. 그래서 이와 같은 편집저작물을 합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경우에 대해서 말씀 드리고 이 글을 마칠게요. 

저작권법은 편집저작물의 편집방법상 아이디어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편집물에 구현된 편집방법을 보호합니다. 따라서 화장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의 판매 페이지를 캡쳐해서 동일 화장품을 판매하는 타사 온라인 쇼핑물에서 그대로 사용하면 이는 저작권 침해 행위가 됩니다. 하지만 신발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가 그 판매 페이지의 편집 방법만 모방하는 것은 내용 자체가 전혀 다르므로 침해 행위에 해당하지 않지요. 

홈페이지 제작 및 개편 시 꼭 이러한 점을 유념하여 작성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최앤리법률사무소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