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들을 공평하게 대한다는 의미로 자주 사용하죠. 이 말과 달리 부모도 특정 자식을 편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장남이라든지 공부를 잘한다든지 평소에 예쁜 짓을 많이 하는 자식들이죠. 

 과거 남아선호 시대에는 할머니들이 유독 첫째 손주를 편애했습니다. ‘딸이 뭐 필요하냐?’라는 식으로 말이죠. 맛있는 것이 있으면 무조건 손주부터 챙기셨죠. 필자도 그 편애의 대상이었는데요. 여동생들은 할머니와 부모님의 편애를 몇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음에 담아 두고 있더군요. 사랑 받는 사람은 편애라고 느끼지 못해도 그 대상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시간이 흘러도 서운한 감정이 해소되지 않습니다.

 

 

열심히 하는 직원이 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회사에도 편애가 존재합니다 상사의 편애도 문제지만 사장의 편애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합니다사장이 능력 있고 일 잘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문제는 업무 능력이 뛰어나지도 않은데 사장이 끼고 도는 경우입니다

 회사에서 가장 힘이 센 사장의 편애는 곧 불공정한 인사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것은 직원들의 불신과 사기 저하, 조직 갈등 등 회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칩니다. 회사란 조직은 가족과는 다릅니다. 성과라는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인 것입니다. 따라서 공과 사를 분명히 구별해야 합니다. 편견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거나 사장의 개인적 인연 등으로 특별한 이유 없이 누군가를 편애하게 되면, 직원들은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사장이 특정 직원을 편애하는 데는 인간적인 부분도 많이 작용하기도 합니다. 회사가 어려울 때도 떠나지 않고 곁을 지킨 직원,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주말인데도 출근한 직원,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일을 솔선수범해서 처리한 직원 등.

 예전 드라마에 나온 내용 중 한 장면입니다. 전 직원이 퇴근하고 불이 꺼진 회사 사무실. 사장이 거래처 접대 후 우연히 회사에 들렀다가 야근하는 직원을 눈여겨봅니다. 얼마 후 그 직원은 중요한 직책에 발탁되고 승승장구합니다. 사장 입장에서는 이 직원이 얼마나 예뻐 보였겠습니까? 이 직원은 무엇을 해도 사장의 인정을 받습니다.

 여기에 반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직원이 집에 가기 싫어서 저녁 늦게까지 게임을 하고 있었다면? 실제로 와이프가 저녁을 해주지 않는다고 회사에서 주는 식권으로 밥 먹고 인터넷 동영상을 보다가 가는 상사를 본 적도 있습니다. 야근비는 덤이고요.

 사람을 단편적으로 보고 발탁하고 편애하는 것은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입니다. 직원들은 능력이 검증되지 않는 사람이 발탁되고 인정받는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실제로 그 직원이 능력이 뛰어나 주변의 인정을 받더라도 질투를 하는 것이 사람의 심리입니다.

 

 

특정 직원을 편애하면 생기는 문제

 

 

 

 

 사장이 특정 직원을 편애하게 되면 표면적으로는 이상 없는 같아 인지하지 못할 문제가 잠복해 있습니다직원 편애가 발생시킬 문제점 몇 가지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직원들이 회사가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사장은 자신의 잣대가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름대로 사람 보는 기준이라고 합니다. 반면 직원들은 사장의 기준이 절대로 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능력도 없는 사람을 편애하면 직원들은 자신의 노력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편애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어떤 혜택이 주어집니다. 급여를 더 준다든가 직원들 모르게 별도의 금일봉을 지급한다든가 하지요. 잘못을 했을 때도 유야무야 넘어가게 되죠. 그중 가장 큰 혜택이 사장과 친하다는 것 아닐까요? 이런 것에 민감한 직원들은 항상 그 직원이 어떤 혜택을 받는지 지켜봅니다. 아무리 직원들 모르게 처리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알게 됩니다. 

 둘째, 사내 정치로 변질될 우려가 있습니다사람들은 권력이 있는 곳으로 모이게 되어 있습니다. 능력으로 평가받는 회사가 아니라고 판단하면 사장이 편애하는 사람에게 가서 살 길을 모색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권력에 줄을 서는 것이죠. 

 셋째, 사장이 잘못된 판단과 결정을 수도 있습니다. 편애하는 직원은 사장과 친할 수밖에 없어 많은 대화를 하게 됩니다. 문제는 그 직원의 객관적이지 않은 말이나 의견, 불만도 많이 듣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교묘하게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야기하죠. 여기에 더해 팀장들의 의견보다 그 직원의 의견을 더 수용하게 되면 사장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 직원은 회사 내의 ‘최순실’이 되는 것입니다.

 

 

 

 

 넷째, 팀워크가 깨지고 위계질서가 무너집니다사장의 총애를 받게 되면 팀장은 우습게 보입니다. 팀장이 우습게 보이는데 같은 팀원들은 어떻겠습니까? 그 모습을 보는 모든 팀원들은 속이 뒤집어집니다. 이런 친구들은 사장에게 팀장에 대한 불만도 자주 쏟아 냅니다. 결국 사장이 팀장을 보는 시각도 바뀌게 됩니다. 

 다섯째, 편애하는 팀장이 있으면 조직 간에 갈등이 발생합니다. 능력 있는 팀장들은 사장의 총애로 발탁된 팀장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사장한테 잘 보여서 팀장이 되었다고 생각하죠. 그 팀장이 조금만 이치에 맞지 않는 의견을 내면 ‘무식하다.’라고 무시해 버립니다. 업무 협조를 요청해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는 흘려보냅니다. 계속 충돌이 발생하는 거죠. 

 같은 팀장들끼리도 서로의 능력을 인정할 때 존중해 줍니다. 사장에게는 인정받는데 다른 팀장에게는 인정받지 못한다면 조직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게 됩니다. 회사로서도 원활한 조직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문제는 바로 사장에 대한 불신이 생긴다는 것입니다사장의 권위도 떨어집니다. 사장이 공정하지 않고 사람 보는 눈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왜 모든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데 유독 사장만 그 사람이 예뻐 보일까요? 잘못된 판단과 결정을 하는 사장을 믿을 수가 있을까요? 

지시를 하더라도 의심하게 됩니다. 시키니까 일은 하겠지만 문제가 생기면 자신의 책임보다 사장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업무에 수동적이 되고 책임 회피에 급급하게 됩니다.

 사장이 능력도 없는 직원을 편애하게 되면 많은 문제들을 야기할 있지만 문제들은 곧바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회사 내부에서 서서히 곪아가게 되는 것이죠. 회사가 무너지는 것은 특정한 한두 가지 이유 때문만이 아닙니다. 잠복해 있던 여러 가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결국 난관을 헤쳐 나가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장은 자신이 직원을 편애한다는 것조차 모를 수도 있습니다. 직원 편애에 대해 제삼자의 시각으로 한 발 물러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사장은 모든 직원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해야 하고 모든 일에 공정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특정 직원에 대한 편애 때문에 조직과 회사를 희생해서는 됩니다.

 

 

기업시스템코디(조현우)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