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경영계획을 수립하지 않을까?

 

 회사는 연말쯤 다음 연도 경영계획 또는 사업계획, 매출 계획을 수립합니다. 이게 일반 상식이죠. 개인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수립하라고 합니다. 하물며 이익 추구가 최대의 목적인 회사야 말할 것도 없겠죠. 

* 경영계획 또는 사업계획이라고도 합니다. 다만, 사업계획이라고 하면 창업 때나 정부 사업 또는 은행 융자 신청, 벤처 캐피털 등에 자금 유치 시 작성하는 특별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여기서는 경영 계획이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경영계획을 수립하지 않는 회사가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아시나요? 설령 한다고 하더라도 사장이 세운 1~2장짜리 경영계획이 고작입니다. 필자가 경험한 회사들과 컨설턴트들의 경험을 들어 보면 상당수 회사가 매출 목표 제시 수준으로 끝내는 회사가 많았습니다.

 예전에 다녔던 회사 중에 국가나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사업만을 수주하는 회사가 있었습니다. 경영계획도 ‘올해 대비 10%~20% 증가’라는 식으로 정해서 부서에 일방적으로 배정했습니다. 각 부서는 한 번도 수주 및 경영 계획이라는 것을 작성한 적이 없었습니다. 입사 후 경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니 부사장 중 한 분이 말씀하더군요. “발주 사업 중 우리가 어떤 것을 낙찰을 받을지 어떻게 아느냐? 운도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계획을 세우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한마디로 사업이 운에 좌우된다며 경영계획 작성을 거부했습니다. 

 그때 필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는 어떻게 경영계획을 수립할까요? 전 세계에서 언제, 어디서, 누가 콜라를 먹을지를 예상할 수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과거 실적 분석을 바탕으로 시장 성장성, 마케팅 방안 등을 감안해서 계획을 수립합니다. 사업을 하는 모든 회사는 경영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그때서야 별 말을 하지 않고 알았다고 하더군요. 

 경영계획을 수립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장의 머릿속에만 계획이 있거나 계획을 수립할 인력이 없을 경우, 발주처에 의해 매출이 좌우되거나 향후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유 등입니다. 

 

 

 경영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나타나는 문제

 

 

 

 

당장 내년 경영계획도 수립하기 어려우니 5년, 10년 후 중장기 계획은 엄두도 못 냅니다. 계획 수립도 어렵고 그에 따른 집행, 관리도 어렵습니다. 이 같은 어려움에도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이라면 반드시 경영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1년짜리 단기 계획뿐 아니라 3~5 년짜리 중기계획도 세워야 합니다. 이 계획들을 임직원들과 공유해야 합니다. 경영계획을 수립하지 않거나 숫자 목표만 을 제시했을 때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첫째, 경영계획을 수립하지 않는 것은 조타수 없이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배와 다름없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고 사업을 운에 맡기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직원들에게도 단순히 달성해 야 할 숫자만을 제시하고 ‘열심히 하자’, ‘최선을 다하자’ 등의 이야기만 할 따름입니다. 경영계획이라는 것은 단순히 매출 목표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의 매출 추이와 강약점, 대외환경 등을 분석한 후 타당한 매출 목표를 제시해야 합니다. 

 둘째, 계획이 없다 보니 직원들이 회사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것을 모르면 직원들은 눈앞의 업무에만 치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영계획 발표는 회사가 올해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을 직원들과 함께 공유하는 과정입니다.

 셋째, 경영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팀장들의 역량을 향상할 수 없습니다. 계획 수립에 참여하지 않으니 팀의 강약점이나 실적 분석을 할 기회가 없습니다. 숫자와도 친해질 수 없죠. 시장분석이나 마케팅 방안 등에 대해서도 별 고민하지 않습니다. 팀장들이 경영계획 수립에 직접 참여하게 되면 자신들이 접하지 못한 역량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회사와 시장, 업계를 전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직원들과 신뢰관계를 형성할 수가 없습니다. 사장과 임원 또는 일부 팀장들끼리 사장실에 모여 회사의 경영계획을 논의합니다. 문서화하지 않고 직원들과 공유하지 않는 것이죠. 그러다 가 대내외 상황이 바뀌면 그에 따라 대처하게 됩니다.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직원들은 사장이 자신들을 믿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되죠. 몇몇 사람들만 모여 경영계획을 세우지 말고 직원들을 동참시키고 발표해야 합니다. 참여와 공유는 신뢰를 쌓는 지름길 중 하나입니다.

 

 

 5년, 10년 후를 내다보는 경영계획의 중요성

 

 

 

 

당장의 1년 계획도 중요하나 중장기 경영계획도 중요합니다. 2016년 대한상의 조사 결과 ‘국내 기업 10곳 중 8곳은 중장기 사업계획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계획을 세우는 곳은 절반에 그쳤다.’라고 합니다. 중장기 계획의 중요성은 알지만 실제 계획을 수립하는 곳은 드물다는 사실이죠. 중요성을 알았으면 실행해야 합니다. 중장기 계획을 수립이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자신 회사가 속한 산업 동향을 연구, 예측해서 미래의 먹거리를 찾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향후 사업이 더 이상 성장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신사업으로 방향 전환을 준비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직원들에게 회사의 비전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중장기 사업계획을 수립한다는 것은 변화하는 미래 환경에 우리 회사는 어떻게 사업을 전개할 것인지 직원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경영계획을 수립하지 않는다는 것은 회사를 분석하지 못하고 미래를 위한 계획이 없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사장이 회사의 5년, 10년 뒤를 예측할 수 있는 공부를 안 하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현재의 핵심 역량이 부족하고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거죠. 중장기 경영계획은 한 번 수립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대내외적인 변화에 따라 지속적인 수정이 필요한 것이죠. 

 경영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직원들과 그 내용을 공유하지 않으면 많은 문제가 나타납니다. 사장은 이 문제들을 인식하고 매년의 경영계획과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나 다른 대내외적인 변수로 인해 경영계획 수립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사장은 이럴 때일수록 본인의 의지를 담은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직원들과 공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직원들 불안을 최소화하고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직원들에게 믿음을 주고 방향을 제시하여 이 위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업시스템코디(조현우)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