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책임자의 직급과 조직의 레벨을 본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내가 일하는 조직이 회사의 주력 조직인지 아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한 일입니다. 아무리 실력이 좋고 실적이 나도 조직 자체가 인정받지 못하면 제대로 된 평가와 승진, 연봉 인상을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이죠. 개인의 능력 탓으로 오해하고 자존감이 낮아지기도 하지만 회고해 보면 개인보다는 조직 자체의 문제인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떤 조직은 늘 인정받기만 하죠. 같은 야근을 해도, 매출을 만들어 와도 어떤 조직은 더 인정받고 더 승진하고 더 높은 연봉으로 이직하거나 우리 조직의 책임자로 갑자기 떨어지기도 합니다. 회사는 사업의 핵심을 중심으로 분명 더 중요한 조직이 있습니다만, 때로는 사람에 의해서 그 중요도가 만들어지기도 하죠.

그래서 슬프지만 ‘라인’을 찾고 누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늘 확인합니다. 늘 조마조마한 조직과 늘 여유 있는 조직의 차이는 ‘라인’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런데 경력이나 신입으로 처음 회사에 와서 어떤 조직이 인정받는 조직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제가 아는 한 가지 방법은 조직 책임자의급, 레벨 같은 것을 보는 것입니다.

 

 

 

 

인정받지 못하는 조직은 유사한 일을 하지만 조직 책임자의 직급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아이템별로 여러 사업부가 있는 회사라고 할 때 인정받는 조직의 책임자는 상무, 이사 이 정도 수준이 된다고 가정하면 인정받지 못하는 조직은 이보다는 낮은 부장, 차장 이런 경우를 볼 수 있다는 것이죠. 심지어 조직 책임자가 바뀔 때 갈수록 직급이 낮은 사람이 맡게 되면서 조직이 인정받지 못하는 것을 알 수도 있습니다. 전임자는 전무였는데, 후임자는 부장이라면 어떨까요? 조직원들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하지는 않지만 회사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인정받는 조직은 상대적으로 조직 책임자의 직급이 높고 갈수록 올라가는 특징이 있습니다. 개발 조직 중에 어떤 도메인은 임원인데 어떤 도메인은 비임원인 조직들이 있다면 인정받는 조직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직급은 낮지만 인정받는 사람이 있을 수 있죠. 이런 경우 빠르게 승진시켜 현재 높은 직급이 맡는 조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끔 회사에서 ‘우리를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인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 하면서 혹사당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열심히 일하면서 인정받지 못하면 사실 오랫동안 이 회사와 함께 할 수는 없겠죠. 비슷한 일을 하는데 어떤 조직은 실 단위인데 어떤 조직은 팀으로 되어 있다면 팀보다 높은 실 단위로 있는 조직이 당연히 더 중요하고 높게 보고 있다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팀으로 있는 조직은 덜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일전에 다른 아티클로 직장인의 처우는 말이 아닌 계약서를 보는 게 팩트라고 말씀드린 것처럼 조직 역시 말이 아닌 현황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수고했다’, ‘잘한다’고 말하면서 상대적으로 조직의 레벨이 낮고 책임자의 직급이 낮으면 그저 가스라이팅에 불과합니다. 어서 도망치지 않으면 시간을 보내고 인정받지 못하는 일이 이어집니다.

물론 일의 의미를 찾고 내가 잘하는 일을 연장시키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해왔던 일이 그 일이고 여기서 재미를 찾고 불편함이 없는데 단지 덜 인정받는다는 이유로 꼭 이직하거나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더 인정받는 곳이 있다면 그곳으로 이직 생각을 해 보거나 가스라이팅에 희망회로를 굳이 돌릴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나를 지나치게 혹사시키면서 그 꿈에 편승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죠. 돌아보면 이 시기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개인에게 달린 일이지만 기대대비 결과에 대해 미리 말씀드리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물론 사업의 변화에 따라 기존에 덜 중요하고 인정받는 조직이 더 인정받는 시기가 오기도 합니다. 저점 매수 투자와 같이 그런 방법도 매력 있는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 역시도 회사의 방향과 속도의 히스토리를 보면 가능성을 알 수 있는 일입니다.

 

 

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