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서 ‘브랜드’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정체성’이라고 설명했죠. 그렇다면 정체성만 있다면 무엇이든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요? 정체성 하나로는 ‘브랜드’라고 부르기에 부족합니다. 브랜드라는 건 결국 사람들에게 인식되어야 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는 또 다른 요소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무엇인가를 ‘브랜드’가 되게끔 하는 것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그리고 사람도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살펴볼게요!

 

 


 

 

 

1. 브랜드가 되기 위한 5가지 조건

 

브랜드는 결국 인식이에요. 누군가의 머릿속에 남는 이미지, 반복된 경험을 통해 형성된 감정, 그게 바로 브랜드의 실체죠. 이런 이미지와 감정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 원리를 B.R.A.N.D 5가지로 정리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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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되기 위한 조건 5가지. BRAND

 

 

1) Bold – 다른 것들과 구별될 수 있는가?

 

브랜드의 가장 기초는 다른 것들과의 차이예요. 아무리 좋은 정체성을 가졌더라도 경쟁사와 똑같다면 인식될 수 없죠. 이름이든, 말투든, 태도든 다른 것들과 구별될 수 있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필요해요. 그런 면에서 대담한(Bold)은 필수적이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무난한 것에서 벗어나야 해요.

 

2) Represent – 나는 어떤 의미를 대변하고 있는가?

 

단지 구별되어서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브랜드가 될 수 없습니다. 브랜드의 가장 핵심은 ‘정체성‘ 이에요. 이 기업이 혹은 제품/서비스는 어떤 가치를 대표하고 있는가가 명확해야 하죠. 브랜드는 ‘무엇을 의미하느냐’로 평가받아요.

 

3) Align – 일관성이 있는가?

 

기업이나 제품/서비스는 고객과의 모든 접점에서 전하는 메시지가 일관되어야 해요. 제품, 광고, 고객 응대까지 일관된 경험을 제공해야 진정성을 전달할 수 있죠.

 

4) Notion –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떠올리는가?

 

브랜드는 이름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어야 해요. 볼보(Volvo)하면 ‘안전’, 테슬라 하면 ‘혁신’, 벤츠하면 ‘고급’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듯, 특정 키워드, 인상, 말투, 분위기 등이 연상 되어야 브랜드의 실체가 생겨요. 브랜드는 결국 머릿속에 남는 하나의 ‘개념’이 되어야 하죠.

 

5) Dedicate –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었는가?

 

브랜드는 기본적으로 신뢰의 상징입니다. 과거에는 그 신뢰가 제품의 품질만을 의미 했다면, 이제는 브랜드가 한 약속을 지키는지에 관한 것이 되었죠. 약속을 지키고, 지향하는 가치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그 위해 신뢰가 생겨납니다.

 

정리하면,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5가지 조건을 갖춰야 해요.

  • Bold: 다른 것들과 과감하게 구분되어야 하고
  • Represent: 특정한 가치나 의미를 대변해야 하며
  • Align: 통일된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달해야 하고
  • Notion: 특정한 키워드를 연상할 수 있게 해야 하고
  • Dedicate: 브랜드가 한 약속에 헌신해야 하죠.

 

 


 

 

2. 애플의 BRAND

 

누군가에게 “아무 브랜드나 떠올려 보세요” 하면 높은 비율로 애플을 이야기할 것 같아요. 그만큼 확고한 브랜드라는 이야기겠죠. 이 두 브랜드는 BRAND라는 5가지 기준을 어떻게 지키고 있는지 살펴볼게요.

 

애플이 ‘브랜드’인 이유

 

Bold: 애플의 제품은 보기만 해도 애플다움이 느껴지죠. 비단 로고뿐만이 아니에요. 미니멀한 디자인, 폐쇄형 생태계처럼 외관이나 시스템에서 평범함을 거부하고 과감한 차별화를 시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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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이어폰의 시대를 열었던 에어팟. 콩나물이라는 조롱도 결국은 과감한 차별화의 과정이었어요.

 

 

Represent: ‘Think Different’라는 철학은 단순한 광고 문구가 아니라, 애플이 추구하는 창의성과 인간 중심 기술의 상징이죠. 애플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바를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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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 애플은 일관성 측면에서는 따라올 브랜드가 없다고 생각해요. 제품, UX, 광고, 패키지 등 브랜드가 드러나는 거의 모든 접점에서 ‘간결함’이라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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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패키지에서까지 느껴지죠.

 

 

Notion: 애플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창의성’, ‘혁신’, ‘세련됨’, ‘감각적인 디자인’ 같은 키워드들이 뚜렷하게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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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dicate: 높은 완성도, 정교한 사용자 경험. 애플이 생태계의 폐쇄성을 유지하면서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동시에 소비자에게 높은 완성도를 약속합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은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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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사라진 아이튠즈. 애플의 폐쇄성은 비판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애플의 고집과 완성도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3. 사람도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

 

이제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와 보죠. 사람도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요? 앞서 살펴본 기업, 제품/서비스가 브랜드가 될 수 있는 5가지 조건을 충족한다면 사람도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거예요.

 

Bold – 나는 무엇으로 구별될 수 있는가?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이 있죠. 하지만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조금의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어야 해요. 과감하게 나다움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말투, 일하는 방식, 세상을 보는 관점 등 조금만 더 의식적으로 나의 결을 드러낸다면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를 할 수 있죠.

물론 퍼스널 브랜딩에서는 기업이나 제품 브랜드만큼 독특할 필요는 없을 거예요. 다만, 나를 드러낼 수 있는 채널에서는 차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게 SNS가 될 수도 있고, 평소에 입는 옷이 될 수도 있죠. 사용하는 물건이 될 수도 있고요. 당연히 이런 보여지는 모습은 나라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바와 일치되어야겠죠.

 

Represent – 나는 어떤 의미를 대변하고 있는가?

 

나라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바, 지향하는 가치를 정하는 게 필요합니다. 나중에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내가 일하는 이유’ 혹은 ‘내가 살면서 이루고 싶은 것’에 대한 고민이 뒷받침되어야 속이 단단한 브랜딩을 할 수 있어요. 나라는 브랜드의 존재 이유가 명확해야 하는 거죠.

 

Align –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가?

 

내가 쓰는 글과 하는 말, 보여지는 행동이 일관되게 전달되어야 해요. 그래야 뚜렷한 이미지가 생길 수 있죠. 이건 억지로 꾸민다고 되는 건 아닐 거예요. 다만, 스스로를 돌아보며 자신에게 편하고 익숙한 것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의식적으로 유지한다면 말과 행동을 일치시킬 수 있을 거예요.

 

Notion –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떠올리는가?

 

이름만 들어도 머릿속에 이미지가 연상되는 사람이 있죠. ‘쉽게 설명을 해주는 사람’, ‘늘 단정한 태도로 일하는 사람’ 같이요. 단어 하나, 이미지 하나로 설명될 수 있을 때 사람들은 나라는 브랜드를 기억할 수 있어요.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종할 수는 없어도 그 키워드를 정해놓는다면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Dedicate – 나는 어떤 자세로 관계와 일을 대하고 있는가?

 

브랜드는 결국 신뢰로 완성돼요. 이때 신뢰는 브랜드가 내세우는 가치를 지키려는 헌신적인 태도에서 만들어지는 것이죠. 나라는 사람이 내세운 메시지와 가치를 실제로 실현하기 위해 얼마나 진지하게 노력하는지에서 브랜드의 품격이 갈려요. Dedicate는 결과보다 태도에 가깝습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감수하는 수고, 그 헌신의 무게가 브랜드를 진짜로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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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람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사람이 브랜드가 된다는 건 포장을 잘하거나 자신을 과하게 드러내는 걸 뜻하지 않아요.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죠. 자신의 중심을 알고, 어떤 방향을 가고 싶은지 분명하게 말하고, 그 방향대로 일관되게 행동하며 자신이 내세우는 가치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결국 브랜드가 돼요. 사람도 브랜드가 될 수 있어요. 그건 유명해지는 일이 아니라, 기억될 만한 태도를 지켜나가는 일이에요.

 


느낀표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