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도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기존에 있는 상품을 이용한 프로젝트들은 계속해 등장해 왔다. 앞전에 소개한 2015년 칸 광고제 미디어 부문 동상 수상작인 ‘Skip Ad Festival’ 역시 YouTube 트루뷰 상품의 5초 Skip 버튼을 이용하여 ‘The Voice’ 페스티벌을 진행했었다.

다들 익숙해져서 지나칠 법한 내용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한번 더 눈여겨 본 결과, 이렇게 재밌는 내용들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무것도 아닐 것 같은 모든 사물은 하나의 Vehicle로 변모할 수 있다. 하물며 영수증도 메세징을 할 수 있으면 Print 미디어가 될 수 있다. 지나가는 흰 벽에다가 글을 쓰면 그 역시 플랫폼으로 변하게 된다. 물론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실제로 이런 단순한 생각 속에서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한 프로젝트들은 무궁무진하다. (엠비언트 미디어도 그중 하나다.)

하여, 이번에는 누구나 지나쳐왔던 검은 공백(?)을 이용하여 실로 엄청난 여파를 가져온 프로젝트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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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칸 광고제 수상작 모바일부문 은상 – Donate The Bars

2016 칸 광고제 수상작 모바일부문 은상 – Donate The Bars

• Competition : Cyber, Mobile, Direct Lions and etc.
• Media Channel : Digital
• Title : Donate The Bars
• Advertiser / Client : ATADOS
• Entrant Company : J. Walter Thompson Sao Paulo
• Country : Brazil

주변을 보면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촬영할 때 보통은 수직으로 찍을 때가 많은 것 같다. 필자 역시 폰을 들고 있다가 그대로 영상을 촬영하게 될 때가 많다. 한 번쯤 겪으신 분들도 있겠지만, 수직으로 촬영한 영상을 YouTube에 올리게 되면 수직 비율을 유지하면서 양 옆에 무의미한 검은 바탕이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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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으로 촬영된 영상을 올리면 위와 같이 양 옆에 검은 바탕이 생긴다.

보통 비영리 단체들은 그들을 홍보할 만한 충분한 광고 예산이 없다. 하지만 YouTube의 이런 죽어있는 공간을 활용하면 그에 상응하는 광고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YouTube에는 하루에 수천 개의 영상이 올라오게 되고 이들의 대다수는 위와 같이 검은 바탕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JWT는 ‘Donate The Bars’ 모바일 프로젝트를 개시한다. 물론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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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영상을 업로드 할 수 있다.

YouTube 계정을 가지고 있는 누구나 ‘doeasbarras.com.br’ 사이트에 들어가서 영상을 올리면 자동으로 YouTube에 업로드가 되는 시스템이다. 물론 업로드한 영상의 양 옆 검은색 Bar를 특정 NGO에 기부하는 과정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NGO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그 중 업로더는 선택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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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NGO들이 있고 원하는 걸 선택하여 자신의 영상에 반영할 수 있다.

영상 속 무의미한 공간을 낭비하는 것을 이렇게 하나의 메세징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새로웠다. 특히 이런 내용들이 빠르게 바이럴이 될 수 있었던 건 수많은 YouTube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물론 프로젝트의 취지도 좋았고 이는 한편으로 유행같이 퍼진 것도 한몫했다. 예를 들어 아래의 ‘Parafernalha’는 브라질에서 2번째로 유명한 유튜버로 현재는 84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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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를 선택하여 영상을 올리면 위와 같이 양옆에 해당 내용이 뜨게 된다.

그 결과 위의 영상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총 615,979시간 이상의 Black Bar가 기부됐다. 또한 당시 42,700,308회의 노출을 달성했고 브라질에서 우리나라 돈으로 18억 원 이상의 기부금을 거두게 된다. 뿐만 아니라 50여 개의 NGO들이 YouTube를 통해 하나의 프로젝트로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볼 수 있겠다.

지난 칸 키메라 공모전에 참여하면서 느꼈지만, 막상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여도 이를 잘만 이용하면 참신한 아이디어로 변하는 글로벌 사례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이번 칸 광고제 수상작인 Donate The Bars 역시 큰 힘을 주지 않고도 많은 시너지를 발휘한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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