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중국 IT 칼럼니스트가 미디엄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중국 1인 미디어, 육아 시장에 올라타다

Image: 京东(징동)
Image: 京东(징동)

유료 콘텐츠→콘텐츠 기반 이커머스로 확장

중국의 두 자녀 정책이 도입되면서, 신생아 인구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가 통계국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신생아 숫자는 1867만 명으로 2015년에 비해 11% 증가했죠. 특히 올해는 두 자녀 정책의 영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에 따라 육아 산업 역시 빠르게 발전할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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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6 중국 신생아 인구 분포. 출처: 흔콰이

‘육아’라는 카테고리의 수혜를 입은 영역 중 하나가 콘텐츠 산업입니다. 최근 1~2년 사이 중국의 유료 콘텐츠 산업은 ‘수익 극대화’의 호황기를 맞이했죠.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뉴미디어 콘텐츠에 돈을 내지 않겠단 사람이 69.7%에 달했으나 2015년에는 50.6%로 줄었다. 약 49.4%의 이용자들이 텍스트 콘텐츠에 돈을 지불할 의사를 보였다. 2016년에는 더욱 숫자가 늘었다. 텐센트 연구소인 치어즈쿠(企鹅智库)의 자료에 따르면 55.3%에 해당하는 중국인들이 지식 콘텐츠에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육아 및 아동 교육 관련 1인 미디어(이하 육아 1인 미디어)들은 급성장의 기회를 맞이하게 됩니다. 중국 부모 세대의 주역이 80허우, 90허우로 젊어지면서 전통 미디어 대신 웨이신, 웨이보, 즈후, 더따오, 찐르터우탸오와 같은 뉴미디어에서 정보를 습득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중국의 부모세대들은 아동 교육에 대해 물질적, 시간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기에 육아 1인 미디어들은 수익화의 측면에서 큰 이득을 보게 됩니다.

무엇보다 육아 콘텐츠의 시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주목받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2018년까지 육아 산업은 3조 위안(약 498조 원)을 넘고, 육아 교육 시장은 2020년까지 1000억 위안(약 16조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즉, 교육(콘텐츠) 영역의 비중이 1%에도 못미친다는 것인데요.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겠죠.

중국 육아 1인 미디어의 특징은 ‘이용자 경험 중시’, ‘유료화의 생활화’, ‘콘텐츠 기반 육아 이커머스로의 연결’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원아시아 왕핑핑 에디터가 취재했고, 제가 번역 및 관점을 가미해 구성됐습니다.

▍카이수지앙구슬: 유료 콘텐츠→스마트 인형→이커머스

지난 번 소개했던 육아 전문 1인 미디어 플랫폼 ‘카이수지앙구슬(凯叔讲故事)’은 이 지점을 잘 공략했다.

카이수지앙구슬은 위챗, 웨이보와 같은 소셜미디어와 자체 앱에서 아이와 학부모를 위한 육아 조기 교육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창업한 지 3년 만에 2033개의 콘텐츠를 만들었으며, 총 15억 뷰를 기록했다. 가장 큰 무기는 600만 아이와 학부모. 이들 대부분이 충성 사용자다.

카이수지앙구슬은 부모와 아이 이용자를 동시에 공략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육아 교육의 대상은 아이이지만, 아이들이 돈을 내지는 않는다. 아이에게 단순히 재미만 줘서는 부모의 돈지갑을 열 수 없으며, 부모의 학습 욕구만 채워준다면 콘텐츠 소비자인 아이들에게 외면받는다. 그러므로 부모와 아이 모두의 수요와 재미를 채워줘야만 성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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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수지앙구슬 캐리커처

카이수지앙구슬은 이 지점을 잘 간파했다. ‘수면 전 들려주는 시(睡前诗)’라는 콘텐츠가 대표적인데, 같은 시구를 일곱번에서 열다섯번 들려주면서 점차 소리를 줄이며 아이의 취침을 돕는다. 부모 대상 자녀 교육 프로그램인 ‘마마웨이커(妈妈微课)’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아이들의 고치기 어려운 미루기 습관 같은 것을 고치는 프로그램에 재미를 더한 콘텐츠 및 관리 서비스도 내장돼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카이수지앙구슬은 단순히 콘텐츠 유료화에 사업모델을 한정짓지 않는다. 창업주인 왕카이에 따르면 작년 카이수지앙구슬의 매출은 6000만 위안(약 100억 원)에 달했으며, 그중 자체 IP인 ‘카이수’ 파생 상품을 주력으로 내세운 이커머스 연계형 모델 비중이 가장 크다. 올해는 2억 위안(약 332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육아 교육 콘텐츠를 내장한 스마트 인형도 있다. ‘카이수서유기(凯叔西游记随手听)’ 시리즈가 대표적인데, 5개의 캐릭터로 구성돼 있다. 캐릭터당 99위안(약 1만7000원)인 서유기 시리즈는 지난 5월 27일 7시에 온라인에서 판매를 시작해 약 20만개가 팔렸다. 샤오츠셴(小词仙), 샤오쓰셴(小诗仙)이란 인형도 있는데, 상술했듯 시를 읽어주는 아이의 수면을 돕는다. 이밖에 삼국연의(三国演义)를 주제로 하는 인형 역시 준비되고 있다.

왕카이가 엄선한 육아 제품 플랫폼. 카이수요우쉬엔
왕카이가 엄선한 육아 제품 플랫폼. 카이수요우쉬엔

현재 카이수지앙구슬의 자체 콘텐츠는 모두 유료다(엄밀히 따지면 해외 우수 동화책을 소개하는 내용만은 무료다). 최근에는 카이수의 추천(凯叔优选)이란 코너를 열어 동화책, 문구, 가구, 건강식품 등 가정 단위로 고객을 확장하고 있다.

▍니엔까오마마: 육아 콘텐츠→특가판매 이커머스

올해 1월 13일 니엔까오마마(年糕妈妈)가 6000만 위안(약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 소식을 알렸다. 니엔까오마마의 이커머스판 까오마요쉬엔(糕妈优选)은 월 거래액 8000만 위안(약 132억원)을 달성했으며, 위챗 공공계정 팔로어 700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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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엔까오마마 창업주 리단양

니엔까오마마를 만든 이는 리단양(李丹阳)으로 저장대학 의학 석사를 졸업하고 의사 대신 KOL(Key Opinion Leader; 중국판 전문 파워블로거)가 되기를 선택한 인물이다.

그는 스스로를 가리켜 “의사의 일을 하는 것보다 글쓰는 게 더 재미있고, 체득한 엄마로서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콘텐츠를 만든다”고 한다. 2014년 아이를 낳고 전업 주부가 됐으며, 의학 공부 대신 육아 방면의 지식을 배우고 공부하는 데 전념해 빠른 시간 내 육아 분야의 KOL이 됐다.

2015년, 니엔까오마마는 아이의 수면, 간식, 교육, 질병 및 산모의 건강 등 특화된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콘텐츠의 대부분은 스스로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했던 내용들이다. 미국 소아과학회, 세계보건기구, 영국의 NHS 등의 해외 전문 이론을 중국 육아의 상황에 맞게 재구성한 내용들로 차별화를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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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오마요쉬엔

그해 5월에 육아 이커머스 서비스인 ‘까오마요쉬엔’을 오픈하고, 니엔까오마마의 잣대로 엄선한 동화, 완구, 아가용품, 가구 등의 제품을 선착순 특가 판매하고 있다. 0~3세 아이들 대상으로 해외 인기 제품들을 엄선했고, 3~6세 대상 교육 콘텐츠에 특화돼 있다. 물류 창고를 보유하지 않은 3자 이커머스 플랫폼 모델로 웨이핀후이(VIP닷컴)와 유사한 구조다.

요즘 중국에서 육아 시장이 뜬다는 소식이 속속 들려오면서 이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들의 관심도 역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콘텐츠’입니다. 상술한 두 플랫폼에서 엿볼 수 있듯이 중국 육아 시장은 ‘신뢰’와 ‘제품’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부모와 아이를 모두 만족시킬만한 전문성+재미를 갖춘 콘텐츠는 기본입니다. 콘텐츠 제작자의 전문성 역시 주 소비자인 부모 세대의 돈지갑을 열기 위해 필수적이죠.
일단, 콘텐츠가 신뢰를 얻으면, 곧바로 제품 판매로 연결된다는 것이 중국 유료 콘텐츠 시장의 공식처럼 됐는데, 육아 영역의 경우 그 속도가 더욱 빠르다는 게 특징입니다.

결국, 전문화된, 동시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콘텐츠로 접근하면서 양질의 제품을 뒷받침할 수 있느냐가 중국 육아 시장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게 될 것입니다. 이미 중국 시장에서의 가장 기본이자 핵심은 콘텐츠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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