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에서 제일 핫한 SNS는 바로 인스타그램이죠. 일상 공유뿐만 아니라 맛집 검색이나 쇼핑 정보를 얻을 때도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곤 합니다. 국내 1천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는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을 좀 더 사용하기 편하게 만드는 이들 중 한국인이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유저들이 겪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최적화 솔루션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계시다는데요. [스타트업으로 하는 세계여행] 6번째편으로는 인스타그램의 김준식 프로덕트 디자이너를 만났습니다. 김준식 디자이너는 카이스트 산업 디자인학부를 졸업하고, 뉴욕의 파슨스 대학원에서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졸업 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를 거쳐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프로덕트 디자인을 맡고 계시죠. 그를 통해 혁신의 진원지, 실리콘밸리의 문화는 어떤지 알아보았습니다.

(오른쪽 두번째) 김준식 디자이너. 페이스북 방문 당시 사진

“인스타그램에 온 지는 이제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그 전엔 마이크로소프트에 3년 정도 근무했죠. 사람들과도 친해지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분위기와 문화에 적응하고, 계속 비슷한 제품을 연구하다 보니 성장의 기회가 좁아진 걸 느꼈습니다. 생산성 소프트웨어가 아닌 새롭고 재미있는 걸 하고 싶었어요. 소셜 부분이 흥미롭게 느껴져 인스타그램으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인스타그램과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테크 기업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김준식 디자이너. 사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한다고 하면 아주 뛰어난 인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데요. 김준식 디자이너는 자신이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거듭 말하며, 그도 학생일 땐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합니다.

“저도 카이스트에 다닐 때나 심지어 뉴욕에서 공부할 때도 실리콘밸리나 유명 IT회사에서 일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그런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나는 저런 기업에 다닐 수 없겠지?’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특출나게 뛰어나던 학생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밤새서 과제하고, 하나라도 더 했습니다. 네트워킹, 즉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들을 자발적, 적극적으로 만나 이야기 나눈 것도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뉴욕 학생일 당시 Maker Faire라는 행사에 참여를 해서 디자인 한 제품과 과를 소개

네트워킹으로 만났던 분께서 각종 기업의 분들을 소개시켜주시고 채용지원을 할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인터뷰하고, 인스타그램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더라구요.”

김준식 디자이너는 놀기 좋아하던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뉴욕이라는 타지에 간 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려면 남들과 똑같이 놀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뉴욕에서 남들 보다 몇 배는 노력했기에 많은 이들이 꿈꾸는 실리콘밸리에 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뉴욕에 대학원에 갔을때 정말 열악한 기숙사에서 과제를 하던 모습

그럼 평범한 한국인의 눈으로 본 미국의 직장 문화는 어떨까요? 이제 샌프란시스코 생활 4년차인 김준식 디자이너를 통해 미국의 직장 내 문화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습니다.

“미국에서 일하는 것의 장점에는 개개인에게 책임이 주어진다는 것이 있겠네요. 저보다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방향을 제시해주곤 하죠. 하지만 결정은 제가 내립니다. ‘내가 너보다 경험이 많기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 조언을 받아들이는 건 너의 몫이야.’ 이런 방향으로 개인을 대합니다.

선배나 연장자가 모든 사항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 개개인에게 책임을 부여하고 서로 존중해주는 문화가 있다고 하네요. 또한 인스타그램의 동료들에게서 뛰어난 논리력을 공통적으로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논리적으로 말을 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선택과 결정에 논리가 있어야 해요. ‘이 프로젝트가 재미있어 보여서 하고 싶다.’, ‘잘 할 수 있어서……’는 통하지 않아요. ‘이 디자인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고, 그 문제를 어떻게 발견했으며, 내가 어떻게 풀 수 있고, 어떤 결과가 예상되는지, 그 솔루션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해요. 같이 진행할 동료를 설득하는 것도 디자이너의 몫이죠. 채용 인터뷰를 볼 때도 얼마나 디자인 툴을 잘 쓰고, 잘 구현해내는지 보는 것뿐만 아니라 얼마나 논리적으로 생각하는지를 봅니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잘 풀어나갈 수 있는지 보는 거죠.”

“그렇기에 영어도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야겠지요? 업무가 설득의 연속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중요합니다. 실리콘밸리를 보면 영어로 의사소통은 가능해도 능수능란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긴 해요. 하지만 그런 사람들을 1~2년 후에 보면 정말 영어를 잘하고 있어요. 그만한 열정이 있으면 괜찮은 것 같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업무 스킬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 능력과 업무 주도성을 많이 보는 것 같네요. 사실 업무뿐만 아니라 학업에 있어서도 스스로 해나가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카이스트대학교에서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뉴욕의 파슨스 대학원에서는 소프트웨어 디자인쪽을 공부했습니다. 하드웨어냐 소프트웨어냐에 따른 차이도 있었지만 제일 차이 나는 건 배움의 방식이었어요. 한국에 있을 때는 교수님들께서 한 명 한 명 학생을 챙겨주시는 스타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주도적으로 공부해야 하더라구요. 교수님이 범위를 정해주고 그 안에서 하고 싶은 걸 찾아서, 하고 싶은 만큼 진행해라……이렇게 학생에게 학습을 맡겨 둡니다. 그 과정에서 도움이 필요하면 같이 방법을 파악 해보자 라는 주의였어요. 학생이 스스로 해야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실리콘밸리도 마찬가지였어요. 매니저들이 ‘너 이거 해라’하고 시키지 않죠. ‘너는 이런 범위 내에서 네가 하고 싶은 걸 찾아서 해라’라고 해요. 그러면 스스로 엔지니어나 프로젝트 매니저, 나아가 전체 팀을 설득하고 프로젝트를 실행해나가는 거에요. 정말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으면 매니저가 일을 주기도 하는데 대부분 스스로 하고 싶은 걸 해내가는 과정이 많고 중요해요.”

영어도, 논리력과 주도적으로 업무를 해나가는 면모까지……실리콘밸리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모든 걸 잘하는 슈퍼맨이 되야 할 것 같네요. 하지만 김준식 디자이너는 본인의 사례가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평범했던 학생이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고 있듯이, 노력만 한다면 얼마든지 진출할 수 있는 곳이라는 걸 보여주고자 한 것이죠.

디자인을 통해 좋은 영향을 미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김준식 디자이너, 사용자들에게 효율성을 주고 삶을 즐기는데 도움이 되는 디자인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목표를 실현해나가실지 인스타그램의 변화에 좀 더 눈길이 가겠네요.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며 마지막 조언도 남겼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해야지만 성공했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개개인이 디자인을 하면서 얼마나 행복하고 가치를 느끼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디자인에서 행복을 느껴야 성공한 디자이너죠 제 경우엔 그게 실리콘밸리가 됐네요.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이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국에 대한 조언이나 이야기를 듣고 싶으시다면 제 인스타(jasonkim1006)로 연락 하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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