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구성

맘스터치 삼계탕 드셔 보셨나요?
비비고 왕교자처럼, 삼계탕은 린치핀이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맛보는 일뿐이다

*이 글은 광고가 아닙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 작가의 순수한 관심에서 쓰인 글입니다.

 

맘스터치 삼계탕 드셔 보셨나요?

 

출처/ 맘스터치 인스타그램

 

지난 20일 맘스터치는 신제품을 내놨다. 맘스터치는 대표 메뉴가 싸이버거인, 버거와 치킨 브랜드다. 그러나 이번 신제품은 버거도 치킨도 아니다. 바로 ‘삼계탕’이다. 기존의 메뉴가 아닌 점도 재밌지만 조리된 식품 대신 조리될 식품을 판다는 점이 특이하다. 즉, 맘스터치의 삼계탕은 패스트푸드가 아닌 가정간편식(HMR)이다.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고, 가격도 6900원(대)과 4900원(중)으로 굉장히 저렴하다. 맘스터치는 왜 신제품으로 삼계탕을 내놨을까?

 

비비고 왕교자처럼, 삼계탕은 린치핀이다

 

자료/ 가구 수 통계(출처: 통계청, 닐슨코리아)

 

맘스터치 삼계탕 출시 배경에 가장 큰 요인은 가구 구성 형태의 변화다. 한국 사회는 해를 거듭할수록 가구당 구성원의 수가 적어지고 있다. 대가족 중심이던 80년대, 핵가족 중심이던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이 지나고, 이젠 소가족의 시대다. 그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 늘어난 1인 가구의 비중이다. 10%가 채 안되던 30년 전과 비교해 2015년 기준 27%까지 그 비중이 증가했다. 이는 식사 행태의 변화로 이어졌다.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혼반 관련 버즈량이 1년 새 10배 가까이 늘었다. 혼밥에 대한 열기는 HMR 시장으로 이어졌고, 농림축산식품부는 시장규모가 3조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맘스터치는 1인 가구 증가가 불러온 나비효과에 편승했다”

 

 

시장규모가 크다고 모든 제품이 성공하는 건 아니다. 지난 몇 년 욜로, 자존감처럼 나 자신을 위한 키워드들이 사회를 달궜다. 이런 ‘나’를 위한 열풍은 HMR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더 이상 HMR 식품은 끼니를 때우기 위한 용도의 식품이 아니다. 맛있는 식사가 되어 ‘내 삶’의 만족도를 높여줘야만 한다. 이런 소비자의 니즈는 여러 통계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때문에 맘스터치는 린치핀 전략으로 HMR 시장에 삼계탕을 출시했다.

 

 

린치핀은 본래 마차나 수레, 자동차의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축에 꽂는 핀을 뜻한다. 때문에 핵심이나 구심점을 비유하는데 쓰이곤 한다. 정리하자면 린치핀 전략이란 경쟁 시장에 진입할 때, 특화된 제품을 이슈화하여 브랜드 전체를 브랜딩 하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비비고의 왕교자를 들 수 있다.

비비고 왕교자는 2013년 12월에 출시된 HMR이다. 왕교자가 속한 냉동 만두 시장은 당시 3%라는 근소한 차이로 고향만두의 해태제과(27%)가 1위를 차지했으며, 전형적인 가격 경쟁 시장이었다. 반면, 제일제당의 브랜드인 비비고는 프리미엄 한식 ‘레스토랑’이었으며 특히 비빔밥으로 소비자에게 인식되고 있었다. 제일제당은 비비고의 ‘프리미엄 한식’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해 왕교자를 출시했다. 한식의 맛과 멋을 강조한 카피를 내세웠으며, 실제 제품 만족도도 굉장히 높았다. 출시 3년 만에 40%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로, 냉동 만두 시장을 평정했다. 자연스레 비비고는 더 이상 프리미엄 한식 ‘레스토랑’이 아니었다. 한국의 맛과 멋이 살아있는 ‘프리미엄 한식’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비비고 왕교자로 확보된 브랜드 확장성을 통해, 현재 제일제당은 ‘비비고’ 브랜드로 프리미엄 HMR을 다수 출시했다. 이후 냉동 만두 시장뿐 아니라 HMR 시장 전반에 걸쳐 프리미엄화가 진행됐다. 이런 비비고의 린치핀 전략을 맘스터치에 적용해보자.

*비비고는 2010년 5월 10일 광화문점을 시작으로 50개 지점이 있었으나, 인천공항 두 개 점포를 남기고 프리미엄 HMR 브랜드로 전환했다. 비비고의 자리는 같은 계열사인 계절밥상이 대신하고 있다.

 

 

맘스터치의 시그니처 상품은 단연 싸이버거다. 싸이버거는 패티로 닭 넓적다리를 사용하는데, Thigh(넓적다리)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싸이버거의 특징은 역시 두툼한 패티에 있다. 두툼한 패티는 맘스터치를 가성비 갑으로 불리게끔 했다. HMR 소비자의 핵심 니즈는 앞서 밝혔듯 끼니를 때울 음식이 아니라 ‘내 삶’의 만족도를 높여줄 훌륭한 식사다. 이는 맘스터치가 쌓아온 브랜드 아이덴티티 ‘어머니 같은 정성’과 실제 이미지는 가성비 갑과 잘 맞아떨어진다. 때문에 맘스터치는 패스트푸드점임에도 정성이 담긴 보양식으로 여겨지는 삼계탕으로 제품 확장이 가능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맛보는 일뿐이다

올해 4월, 20년 동안 자리를 지켜오던 맥도널드 신촌점이 문을 닫았다. 많은 전문가들이 패스트푸드 업계를 지는 태양으로 간주했다. 그렇기에 수 년동안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맘스터치가 패스트푸드에서 HMR로 카테고리 확장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맘스터치 HMR 확장은 어떤 식으로 전개될까. 제품 측면과 서비스 측면으로 접근해보자.

 

 

제품의 확장은 비비고 광고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왕교자를 파는 광고인데도 비비고는 왕교자만 보여주지 않았다. ‘한식 밥상 속’ 왕교자를 보여줬다. 이 장면에서 이미 비비고는 왕교자가 아닌 ‘한식’을 파리라 예측할 수 있었다. 실제로 확장된 HMR은 대부분 한식과 연관된 제품들이었다. 따라서 맘스터치도 린치핀 제품인 삼계탕을 토대로 카테고리가 됐든, 재료가 됐든 그 이상의 것을 제시하고 하나로 엮어야 내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맘스터치에 약점이 존재한다. 바로 맘스터치의 출발점이 한식이나 양식 또는 일식처럼 본질적인 확장이 가능한 카테고리가 아닌, 패스트푸드라는 점이다. 따라서 맘스터치는 가능한 브랜드 이미지와 연관된 제품 혹은 린치핀 제품에서 파생된 제품을 내놓을 것이다. 예를 들어, 보양식이나 닭요리 말이다. 결국 제품 확장에 있어, 맘스터치의 과제는 확장시킬 HMR을 한 데 묶을 수 있는 상위 개념을 제시할 수 있느냐다.

 

자료/ 통계청(왼쪽), 신한카드 트렌드 연구소(오른쪽)

 

자료/ 신한카드 트렌드 연구소

 

서비스 확장은 제품에 비해 분명하다. 바로 구독(subscription) 모델이다. 1인 가구 증가 자료를 볼 때 쉽게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연령대다. 소비와 트렌드를 이끄는 청년층에 가려, 중장년과 노년층의 존재는 희석됐다.

하지만 위에 보듯이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1인 가구 비중이 압도적이며 증가 추세에 있다. 구독 모델 이용액 증감률만 보더라도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 또한 ‘정성’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잘 살린 HMR이라면, ‘멀리 떨어져 살지만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정성’의 이미지로, 차별화는 물론 강력한 소구 포인트가 된다. 정관장이 실제 그렇다. 마케팅이나 광고를 보면 대게 남편과 아이가 있는 여성들을 타겟팅했다. 제품을 직접 사용할 사람 대신, 이용자를 위해 구매자가 구매를 하게끔 유도한 마케팅이다.

앞으로 맘스터치가 어떤 형식으로 HMR 사업을 전개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자.

 

장운진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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