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성격은 수학처럼 딱딱 나눠지지 않는, 뭔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덩어리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자기가 자기 성격을 생각할 때도 뭔가 알기 힘든 게 많고, 겉에서 보는 것과 너무 다르죠. 타인에 대해서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그래도 머리 좋고 의욕 많으신 심리학자, 교육학자, 정신의학자 등이 열심히 일하셔서 통계적으로 상당히 검증된 성격의 특질들 몇 가지를 밝혀 놓으신 게 있습니다. 관련해서 글을 좀 써보려고 하는데요, 그 첫 번째 주제로 외향성(Extraversion)을 다뤄보려고 합니다.

 

1. 외향성의 의미와 구성 요소  

보통 어떤 사람을 외향적이라고 표현하나요? 자기 의견이 강한 사람? 말하기 좋아하고 열정적인 사람? 아니면 소위 마당발 같은 사람?

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바로 ‘외향성’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 정열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즐기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
  • 자기주장이 강하며, 말하기를 좋아하는 성격

 

조용해서 눈에 잘 안 띄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이런 ‘인싸’스러운 성격을 부러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무리를 이끌고 다니고 주목도 많이 받고 사람도 금방 사귀니 참 좋은 성격처럼 보이기도 하니까요. 저도 학창 시절엔 ‘아싸’이다 보니 외향성이 높은 사람을 꽤 부러워했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어떤 사람에게서 위에서 언급한 요소 중 2~3가지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경우’외향적’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습니다. 이런 외향적인 사람은 왠지 술자리에서 건배사를 외치는 건장한 영업맨일 것 같은데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외로 이런 외향적인 성향은 성별과는 무관했다고 합니다. 남자라고 외향적인 사람이 많고, 여자라고 내성적인 사람이 많은 건 아니라는 거죠.

 

2.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외향성의 모습

외향적인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사람들과 함께 있고, 그 속에서 자신을 드러냅니다. 말이 많고 자기주장이 강한 모습은 특히 그런 성향을 잘 보여주죠.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는 아니지만 분위기를 이끌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꾸 자기를 드러내려 하고 주도를 하려다 보니 문제도 좀 생깁니다. 일단 모임의 원래 목적이나 진행되어야 하는 것들보다 ‘자기의 존재감 과시’가 더 중요해서 소위 ‘관종’이라고 부르는 짓을 좀 하기도 합니다. 젊을 땐 그래도 봐줄 수 있는데 나이 먹고도 이러면… 진상이죠.

자기주장이 강하다는 측면도 독선적이라는 피드백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사람들이 피곤해하는데도 계속해서 2차, 3차 회식으로 끌고 다닌다거나, 전문가인 부하직원의 의견은 한 귀로 흘려버리고 자기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는가 하면, 자기가 말한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우기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외향적인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타인을 잘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인간관계가 피상적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입니다.

이런저런 모임도 부지런히 다니고 아는 사람도 많은 마당발이지만, 정작 서로를 이해한다거나 깊은 신뢰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사람의 에너지란 무한하지 않은데, 이 사람 저 사람을 마구 만나며 상대방의 말을 듣기보다는 자기 말을 하는데 에너지를 쏟으니까요.

 

3. 외향적인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조직에 처음 왔을 때는 당연히 눈에 띕니다. 에너지도 넘치고 본인이 주목받는 것도 좋아하니까요. 낯을 가리는 사람들보다는 인간관계를 적극적으로 맺을 테고요. 게다가 본인이 부지런해서 사람들을 이끌고 모임을 만들어내고, 자기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는 성격이라면 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 일엔 항상 대가라는 게 있습니다. 이들은 겉에 보이는 것과 여러 사람을 만나는 것, 그리고 조직과 모임의 목표보다 자기의 존재감 과시에 더 에너지를 쏟다 보니 일 처리의 체계화 및 조직화, 결과의 신뢰성 등에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꽤 있습니다.

관계가 피상적이기 때문에 정작 조용히 물밑에서 진행되는 심각한 이야기들은 알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도 많습니다. 얼굴마담 혹은 주최자처럼 이용되지만, 정작 중요한 의사결정엔 참여하지 못하는 거죠.

상사가 외향성이 높은 사람이라면 의사결정을 자기 마음대로 할 가능성이 큽니다.

남의 의견을 전혀 듣지 않고, 그러면서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에 구성원들 입장에서는 화가 납니다. 특히 꼼꼼하고 체계적으로 일하는 구성원들은 특히 반감을 가지게 됩니다.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조직 진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리더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해보면, 점수가 낮게 나오는 리더들이 바로 외향적인 사람들이었습니다.)

스타트업, 창업이라는 측면에서도 외향성이 두드러지는 사람을 능력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창업자로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제가 봤던 약 500여 개 초기 스타트업 중에서, CEO의 외향성이 두드러지는 팀 치고 조직이 건강하게 유지되거나 단단한 실적을 만들어내는 경우는 흔치 않았습니다. 이런저런 모임에 얼굴을 내밀기 바쁜가 하면 일 할 때는 제대로 숙성되지도 않은 아이디어나 뜬구름 같은 비전, 남들의 성공 사례만 계속 떠들어댑니다. 그러다 보면 정작 생존에 필요한 여러 가지는 뒷전이 됩니다. 제품 및 서비스의 고도화, 고객에 대한 세부적인 분석, 조직 내 건강한 의견교환 등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까요.

외국에서 진행된 창업자 관련 성격 조사 결과를 봐도 비슷하게 나옵니다. 비교적 성과가 있는 스타트업의 경우 대표자들이 평균적으로 외향성이 강하지 않은, 혹은 아예 내성적인 경우가 훨씬 많으니까요.

 

글을 마치며

이 글을 보는 당신이 성격이 조용하고 내성적이며, 눈에 띄지 않는 성격이라고 해서 Career에 대해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주변에 사람이 적은 대신에 그들과 서로를 알아가며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굳이 주목받기 위해서 무리수를 두는 일도 없을 것이며, 독선적인 자기주장으로 적을 만들 가능성도 낮을 것입니다.

반대로 외향성이 높은 분이라도 염려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의 넘치는 에너지를 인간관계나 존재감보다는 업무 역량과 성과에 집중시킨다면 더욱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되도록이면 자기 이야기보다는 눈 앞의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데 중점을 두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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