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선 앱 목적과 사용자층, 앱 정보구조, 사용경험에 대해 다뤘습니다. 하편을 읽기 전에 상편을 먼저 보시고 오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넷플릭스편 (上)  > 바로가기 


 

 

3. 앱 디자인시스템과 인터랙션

 

 

1) UI 디자인

 

넷플릭스 Main Color(좌)와 Secondary Color(우)

 

넷플릭스의 메인컬러는 넷플릭스 레드, 흰색, 검정색이다. 넷플릭스 레드의 경우 넷플릭스 오리지널 표기, 국가별 TOP10 표기, 상세정보 페이지의 활성화된 탭 표시 등에 사용하고 있다. 바탕색은 검정색, 그 외 텍스트나 아이콘은 흰색을 사용하고 있다.

 

메인컬러

 

파란색과 초록색은 세컨더리 컬러다. 파란색의 경우 콘텐츠 저장/삭제, 앱 설정, 토글 버튼에 사용하며, 초록색의 경우 98% 일치 등 추천 정보에 사용하고 있다.

 

세컨더리 컬러

 

넷플릭스는 흰색과 검정색의 단순한 색상을 사용하는 대신 정보의 중요도를 폰트 크기와 명암에 따라 구분하고 있다. 아래처럼 상세 정보 페이지의 경우 시즌1, 회차 제목, 다운로드 버튼을 밝은 흰색으로 강조하고 있으며, 줄거리 정보와 소요시간의 경우 어두운 흰색으로 처리해놓고 있다. 

 

정보 계층구조

 

피드에서는 영상 이미지가 눈에 띄며, 제목, 알림받기와 공유 버튼, 장르, 공개일자와 줄거리 순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는 유저가 알림을 설정할지 말지 결정할 때 고려하는 순서를 감안한 것이다. 즉 먼저 영상에서 먼저 흥미를 가지고 알림받기를 하거나, 영상만으로 애매한 경우 줄거리, 장르 등을 추가로 참고해 알림받기를 하는 것이다. 한화면에 들어 있는 정보가 많지만 중요도가 떨어지는 텍스트는 어둡게 처리함으로써, 유저로 하여금 원하는 액션(알림받기 혹은 공유)을 취하도록 유도했다.

 

유저가 알림받기 액션을 취하기 전 참고하는 정보 경로

 

 

2) 인터랙션

 

검색결과 없음

넷플릭스에선 웬만해선 검색했을 때 검색 결과가 없다는 페이지를 찾기 어렵다. 일부로 아래처럼 의미 없는 문자를 나열하면 나온다. 검색결과가 없을 때 문구가 꽤나 재밌었는데, 딱딱한 어투 대신 감정이 담긴 언어(이런!)를 함께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유저에게 원하는 걸 줄 수 없어 안타까워한다는 느낌이 든다. 추가로 더 나은 검색방법(영화, 프로그램, 배우, 감독 또는 장르)을 알려주면서 유저가 헤매지 않도록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

 

친근한 말투로 검색결과가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저장한 콘텐츠 목록 코치마크

처음 콘텐츠를 저장하고 나면 아래처럼 툴팁이 나온다. 홈화면에서 콘텐츠를 선택해 영상을 보거나, 검색을 하거나, 피드에서 알림을 받는 과정은 직관적이라 따로 설명이 필요 없다. 반면 저장한 콘텐츠의 경우 유저가 저장하기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 아무런 정보가 없기 때문에 저장한 콘텐츠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 알려줄 필요가 있다. 넷플릭스는 이를 감안해 저장 완료됐을 때 코치마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유저는 코치마크를 확인하고 저장한 콘텐츠 목록이 어디에 위치한 지를 학습한다.

 

 

재생 디바이스 연결

지원되는 기기가 근처에 있으면 오른쪽 하단에 캐스트 아이콘이 나온다. 필자의 경우 집에선 연결 가능한 기기가 없어 몰랐는데 공유 오피스에 들르다 이 기능을 발견했다. 평소에는 나오지 않다 특정 상황(TV 등 외부 디바이스 연결 가능한 상황)에서만 나오게 하는 점이 좋았다. 매번 보일 필요가 없는 기능은 숨겼다 필요시 나오게 하는 방식은 참고할만하다.

 

지원기기가 있을 때만 보이는 캐스트 아이콘

 

프로필 이미지 변경 취소

유저가 프로필 이미지를 변경한 후 저장하지 않은 채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면 하단에 ‘프로필 변경 내용을 저장하지 않으셨습니다’ 토스트 팝업이 뜬다. 중간에 프로필 변경을 그만둔 유저에겐 이동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저장하기를 보지 못하고 뒤로가기를 누른 유저에겐 프로필이 변경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식시킨다.

 

프로필 이미지 변경 취소 시 나오는 토스트 팝업

 

네트워크 검사 & 인터넷 속도 검사

앱 설정에서 잘 보지 못한 기능이라 더욱 흥미로웠다. 네트워크 검사의 경우 넷플릭스 서버와 인터넷 연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 속도 검사의 경우 웹페이지로 이동하는데, 현재 인터넷 속도와 트래픽 여부에 따른 지연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왜 이런 기능을 앱 내에 넣어놓은 것일까. 넷플릭스가 190개국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하자.

특정 국가에선 네트워크 상태가 좋지 않을 수 있다. 고화질 영상 재생 시 네트워크 연결이 좋지 않으면 재생 중에 끊기거나 아예 연결조차 못할 수도 있다. 네트워크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앱이 오류 났다고 판단하기 쉽다. 네트워크 검사와 인터넷 속도 검사는 네트워크 연결 문제인지 아니면 앱 오류 문제인지 판단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다. 

물론 해당 기능은 호기심 많은 유저가 아닌 이상 거의 사용할 일이 없다. 아마도 고객센터와 연락하면서 네트워크 연결 관련해 자세한 정보를 요구할 때 확인 용도로 사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객센터 QnA에서도 인터넷 연결에 문제가 있는 경우 라우터 위치를 이동하며 신호가 잡히는지 확인하라는 안내를 하고 있다.

 

네트워크 검사
인터넷 속도 검사

 

오프라인 모드

오프라인 모드일 때 어떻게 표시할까? 홈화면과 피드 두 화면을 살펴보면 한 가지 차이점이 눈에 띈다. 바로 ‘저장한 콘텐츠 목록 보기’ 버튼이다. 왜 홈화면에는 있고 피드에는 없을까. 홈화면으로 이동한 유저는 영상을 시청하려고 누른 것이다. ‘오프라인 모드’로 인지한 유저는 저장한 콘텐츠로 이동할 것이고, 일시적인 접속 오류를 겪거나 인터넷 연결이 안 된 유저는 재시도 버튼을 누를 것이다. 

반면 피드로 이동한 유저는 새로 업데이트될 콘텐츠를 보려고 누른 것이다. 그러므로 접속이 안되니 재시도 버튼만 제공하는 것이다. 유저가 어떤 의도로 페이지에 진입했는지를 고려해 구분한 좋은 사례라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오프라인 모드에서 검색 페이지에 따로 접속 오류가 표시되지 않는 점이다. 인터넷 연결이 안 된 걸 인지하지 못한 유저는 검색어를 입력한 후에야 접속이 안된 것을 알게 된다. 통일성 있게 ‘Netflix에 접속할 수  없습니다’로 표기하는 것이 좋지 않나 싶다.

 

오프라인 모드 시 보이는 문구

 

 

4. 앱의 시장 위치와 경쟁자

 

 

1) 서비스의 마켓 포지션

 

국내의 경우 넷플릭스 유저 연령은 20대 39%, 30대 25%로 2030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로 나타났다. 2019년 킹덤 상영기간 동안 가입자 수가 크게 증가했는데,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국내 사용자에게 매력적인 콘텐츠이자 락인 효과의 주요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와이즈리테일이 추청한 유료가입자수는 200만명 수준(2019년 10월 기준)이다. 넷플릭스 계정을 2~3명이 공유하는 경우도 있어 실제 이용자는 600만명으로 추청되고 있다. 

The Conversation에 따르면 현재 넷플릭스는 190개국에서 약 1억 6700만명의 가입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올해 신규 가입자 상당 부분이 US 이외의 지역에서 나왔다는 점을 주목할만하다. 독점 콘텐츠로 무장한 경쟁 OTT서비스와 유일한 차이점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로컬화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 및 상영한다는 점에 있다. 이에 현지 특성에 맞는 킬러 콘텐츠를 수급할 수 있는 점에서 강점을 가진다. 

Reelgood이 제공한 자료를 보면 2020년 넷플릭스가 보유한 영화, TV 프로그램을 합친 양보다 2010년 영화 보유량이 더 많다. 디즈니, NVCUniversal 등 콘텐츠 제공업자가 OTT 서비스 출범(디즈니+, Peacock)을 선언한 후 넷플릭스에 제공을 중단하면서 전체 규모가 크게 줄은 것이다. 다만 그동안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꾸준히 공급해온 덕분에 콘텐츠 보유량이 안정화된 상태이다.

 

출처: http://bitly.kr/JvgTnrfEaA

 

출처: http://bitly.kr/JvgTnrfEaA

 

향후에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에 꾸준히 투자할 것으로 보아 넷플릭스는 ‘2030대를 타깃으로 로컬화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주력으로 한 글로벌 OTT 서비스’라고 정의할 수 있다.

 

 

2) 해당 마켓의 경쟁자들

 

컨슈머인사이트에서 2019년 하반기 진행한 이동통신 기획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OTT서비스 유료 이용률 2위를, 만족률에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유튜브의 경우 사용자가 콘텐츠를 제작해 배포하는 방식으로 완성도 높은 프리미엄 콘텐츠와 결을 달리한다고 생각하면,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제30차 이동통신 기획조사(2019 하반기), 컨슈머인사이트(재가공)

 

넷플릭스는 현재 콘텐츠 자금 조달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 비용이 회사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가 자금 조달 문제에도 불구하고 광대한 스케일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콘텐츠 제공업자를 끌어당길 수 있었던 것은 한번에 거금을 주는 대신 몇 년에 걸친 분할 지급방식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이 향후에 지속 가능성이 있는가에 일부 여론에선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Chris Marshall은 The future of Netflix 글에서 애플과 아마존은 선불 지급방식으로 콘텐츠 제공업자를 끌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할 지급방식과 선불 지급방식 중 어떤 방식을 더 선호할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한편으로 넷플릭스는 애플, 디즈니, 아마존과 달리 스트리밍 서비스로만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애플TV+는 아이폰을 더 많이 파는 것에, 디즈니+는 디즈니월드에 여행 가는 것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아마존 사이트에서 구매를 유도하는 것에 도움을 준다. 반면 넷플릭스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수급하기 위해 가입자 수가 많아야 하는 구조다. 이에 가입자 증가율이 낮아질 때마다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다.

US 내에서 OTT서비스 수가 증가하면서 넷플릭스는 가입자 수 변동성이 커질 위험을 받고 있다. 실제로 US의 경우 오리지널 콘텐츠 출시 때마다 일시적으로 구독하고 해지하는 사람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는 US 내 구독자수를 늘리는 대신 해외 구독자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래 MoffetNathanson이 제공한 그래프를 보면 2026년에는 국내(US) 비중보다 해외 비중이 약 2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출처: https://ig.ft.com/netflix-future/

 

 

3) 서비스의 확장 가능성

 

Fobes에 따르면 stranger things 세 번째 시즌 시작 전 넷플릭스 사용자 13%가 복귀했다. 넷플릭스는 트위터에서 현 가입자 51%가 stranger things 시즌을 언젠가 볼 계획이라고 조사결과를 밝혔다. 2019년 오리지널 시리즈 10개 중 8개는 새로운 시리즈였을 정도로 히트작들을 계속해서 내놓을 제작 역량을 갖추고 있다. 넷플릭스 사용자 상당수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좋아하고 있어, 넷플릭스가 보유한 콘텐츠 중 오리지널 비중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The future of Netflix에선 세 방향 유저 현상이 넷플릭스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 방향 유저는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로 넘어간 유저(이탈유저), 여러 스트리밍 서비스를 오가며 구독과 해지를 반복하는 유저(체리피커), 넷플릭스만 구독하는 유저(충성유저)로 구분할 수 있다. 체리피커와 이탈유저를 줄이고 충성유저를 키우기 위해선 향후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유통하느냐에 달려 있다.

 

 

추천 시스템의 경우 현재는 이미지, 행 정렬과 순위로 추천이 이뤄지고 있는데, 콜드 스타트 문제를 처리할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추천시스템

 

최근 넷플릭스가 발표한 추천시스템 목표는 더 많은 차원에서의 개인 추천화이다. 줄거리, 행 타이틀, 트레일러 등 유저에게 보이는 모든 요소를 추천 알고리즘에 따라 개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별점에서 랭킹, 그리고 현재 페이지 단위의 개인화였다면, 앞으로 경험 그 자체의 개인화를 목표로 하는 만큼 어느 수준까지 개인화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향후 넷플릭스가 목표로 하는 추천시스템

 

 

꽃비내린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