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을 설득하는 리더의 소프트 스킬

 

 

1. 회의 전 물밑 작업하기 – 통보가 아닌 논의로 만들기

2. 공론화 법칙 – 솔루션 전에 문제의식부터 공감시키기

3. 킹핀 설득하기 – 핵심 이해관계자 공략하기

4. 협력자 모으기 – 3명이 모이면 호랑이도 만든다

5. 스몰토크와 넛지 – 생각 바구니 채워주기

6. 원온원 미팅 – 다이다이로 조지기

 

 

팀원을 설득하는 리더의 소프트 스킬 1편 보러 가기(클릭)

 

 


 

 

협력자 모으기

3명이 모이면 호랑이도 만든다

 

 

 

 

나아가서 명의 협력자를 추가로 구한다면 설득은 더욱 쉬워진다. 나 혼자서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떠들어도 사람들은 믿어주지 않는다. 그런데 다른 한 명이 “나도 봤다”라고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동요하기 시작한다. 거기서 또 다른 한 명이 “방금 호랑이를 보고 왔다”라고 말하면 기정사실로 믿게 된다. 당연히 설득력이 다르다.

팀을 운영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매일 하루 일과에 대해 회고하고 일기처럼 적는 ‘회고 다이어리’ 문화가 있다고 치자. 우리 회사에도 이러한 문화를 도입하고 싶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일단 물밑 작업을 시작한다. 전사에 이야기하기 전에 누가 킹핀인지 생각해보고 그 사람을 만난다. 솔루션부터 이야기하기 전에, 임직원 수가 많아져서 말 한마디 안 하게 되는 팀원이 생기고 서로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문제 상황을 언급한다. 그러고 나서 나중에 매일 가벼운 회고를 각자 적어서 공유하면 어떻겠냐는 솔루션을 던져본다. 이러한 문화적 활동에 굉장히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을 몇 명 더 찾아서 한 번 이야기해본다. 그러고 나서 그들에게 얘기한다. “이거 회의 때 한 번 이야기해볼까요?”

 

협력자들은 이미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 회의 때 반박하거나 거부반응을 보이더라도 자기가 먼저 나서서 설명해준다. 여러 명이 함께 이야기하면 훨씬 설득도 쉽다. 똑같은 내용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 예전엔 이런 게 사내 정치 아닌가 생각도 해봤다. 팀이나 소속, 군집, 파벌, 무리가 갈려서 협력하지 않는다면 사내 정치가 맞을 것이다. 하지만 팀이나 소속, 파벌이 아니라 회사 전체를 생각하고 자기가 속한 작은 팀 구분에 상관없이 더 훌륭한 의견에 동의하고 협력한다면 오히려 긍정적인 현상이다. 협력자를 모으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니다. 더 훌륭한 의견이 있으면 동조하고 협력해도 좋다. 다만 팀이나 파벌과 같은 이해관계에 따라 훌륭한 의견임에도 있는 그대로를 보지 않는 게 문제다.

 

 


 

 

스몰토크와 넛지

생각 바구니 채워주기

 

 

 

 

사람에겐 생각 바구니라는 게 있다고 치자. 평소에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고, 무슨 생각을 하냐에 따라서 생각 바구니에 생각들이 담긴다. 그리고 어떤 말이나 행동, 판단을 생각 바구니 속에서 꺼내어 쓴다. 예를 들어 친구들이나 동료들과 항상 욕을 하는 사람은 어떤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속으로 욕이 먼저 생각날 가능성이 크다. 생각 바구니에 눈을 감고 손을 휘저어서 아무거나 꺼내도 욕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욕이 손에 잡힐 가능성이 큰 것이다.

회사에서도 사람마다 생각 바구니가 있다. 대부분은 자기 실무와 관심사에 대한 생각으로만 가득 차있다. 이러한 팀원들을 설득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른 사람의 생각 바구니에 슬쩍 슬쩍 나의 생각을 끼어 넣어야 한다. 정말로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지나가는 한마디를 쌓고 쌓아서 동료의 생각 바구니에 탑을 쌓아 올린다.

스몰토크를 활용할 있다. 화장실 갔다 와서 잠깐 옆 자리 동료에게 하는 말, 점심 먹으러 가면서 하는 말, 책상에 앉아 일하다가 혼잣말로 슬쩍 대화의 시작을 여는 말들이 바로 스몰토크다. 따로 회의를 잡아서 정식으로 논의하는 게 아니라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거나, 혹은 10~15분 정도만 시간을 내어서 동료와 짧게 이야기하는 방법이다.

설득을 잘하는 사람은 내가 설득하려는 일의 배경과 맥락부터 스몰토크 형태로 주변 사람들에게 차근차근 이야기한다. 흔히들 ‘빌드업한다’라고 이야기하는 바로 그 이야기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이 해볼 수 있다.

 

(일하면서 혼잣말로) “아… 이거 진행이 어떻게 되고 있지? OO님, 이거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아세요?”

(점심 먹으러 가면서) “아까 보니까 우리 진행 현황이 잘 파악이 안 되는 것 같더라고요”

(10분만 시간을 내 달라고 요청하여) “OO님, 우리 진행 현황들을 대시보드 형태로 정리해보는 건 어떨까요? 잘 될까요?”

(다음 날) “OO님, 제가 한 번 대시보드 초안을 잡아봤거든요? 이런 식으로 해보는 건 어떨까요?”

(피드백을 받아서 수정한 뒤) “이렇게 하면 진행 현황이 좀 더 잘 보이지 않아요? 한 번 시험 삼아 써볼까요?”

 

혹은 넛지의 형태로 킹핀에게 은근히 솔루션을 제안해 수도 있다. 넛지란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라는 뜻으로 은근히 다른 사람이 특정한 행동을 해보도록 유도하는 걸 말한다.

 

(팀원 B에게 지나가며 하는 말로) “요즘 옆 팀 A님한테 무슨 일 있나? 표정이 안 좋던데”

(오후에 커피 마시면서) “B님은 요즘 어때요? 요즘은 무슨 일 하고 있어요? 요새는 다른 사람들이 무슨 일 하는지가 잘 안 보이는 거 같아요”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최근에 본 아티클인데 회고 다이어리라는 걸 쓰는 곳도 있대요. 재밌어 보이네요”

(팀원 B가 위 게시물에 댓글을 단다) “우리도 한 번 해볼까요?”

 

스몰토크도 역량이고 기술이다. 잘하는 사람들은 이미 하고 있다.

 

 

원온원 미팅

다이다이로 조지기

 

 

 

 

그대로다. 일대일로 설득하는 가장 강력하다. 제도적으로 원온원 미팅을 정기 운영하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원온원 미팅은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 팀원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파악한다.
  • 팀원과 특정 사안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한다.
  • 팀원이 평소라면 말하지 않았을 법한 레드 플래그(Red Flag)를 알아낸다. (레드 플래그는 사업/일에 적신호가 되는 요소를 말한다)
  • 팀원의 업무적 고민이나 개인적인 고민을 듣고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낸다.
  • 팀원과 정서적이고 인간적인 유대 관계를 쌓는다.
  • 팀원과 업무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간으로 활용한다.

 

필요한 상황에 맞게 원온원 미팅을 부담 없이 요청할 수 있다면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회사에 원온원 미팅 문화가 있든 없든, 필요한 적절한 시점에 핵심 이해관계자에게 일대일로 미팅을 요청한다.

평소에 사무실이나 팀 회의 때 업무적 대화를 많이 나눈다고 해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특별히 시간을 따로 내어서 일대일로 이야기할 자리를 만들었을 때에만 나오는 이야기가 분명히 있다그리고 팀원을 설득하려면 팀원이 설득되지 않는 진짜 이유와 속마음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원온원 미팅은 강력한 방법이다.

 

 


 

 

마무리하며

 

이전 직장 생활을 거쳐오면서 회사 대표나 고연차 선배, 동료, 후배들에게서 많이 배웠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 스킬은 스스로 깨닫지 않는 이상 특별히 학습하기가 어려운 영역이다. 그래서 이미 시행착오를 겪은 사람들로부터 구전되어 지혜가 전달되곤 한다.  말은 누군가 전해주지 않는다면 접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나에게 피드백하거나 조언해준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당시에는 그들의 말을 그 자리에서 모두 받아들인 건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언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특히 소프트 스킬을 처음 접했을 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이게 사내 정치인 것은 아닐까?”라는 의구심도 들었다. 그러나 요즘은 그들의 조언이 더할 나위 없이 값진 자산이 되었으며 나에게 큰 호의를 베푼 것이라는 걸 절실히 느낀다. 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없었다면 그런 조언을 해주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항상 정답을 찾는다. 그리고 항상 정답만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쓰는 수많은 글도 누군가는 ‘전문가도 아니면서 다 아는 것처럼 적어놨다’라고 비난하곤 한다. 그래도 내가 접근하는 방식은 항상 동일하다. 정답이든 아니든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와, 거기서 어떤 식으로 대처하여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공유하는 사회에 반드시 필요하다. 인류 문명은 항상 그런 식으로 발전해왔고 서로의 지혜와 경험을 나누며 위대한 업적들을 쌓았다. 물론 말과 글의 무게를 올바르게 인지하고 신중하게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겠지만, 만약 정답만을 말하려 했다면 수많은 선배들이 나에게 그런 조언들을 해주지 않았을 것이다.

전에는 전문성을 쉽게 입증할 수 있는 하드 스킬만이 답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결국 사람은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푸념 삼아서 농담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수록 시행착오 경험은 더더욱 중요해지고, 시행착오를 줄여줄 있는 지혜가 가장 비싼 자산이 된다.

이러한 자산은 정말 감사하게도 나누면 나눌수록 가치가 더해진다. 자기 혼자 꽁꽁 싸매고 있을 때보다 다른 사람에게 나누었을 때 자산이 배가 된다. 그래서 내가 보고 배운 소프트 스킬들을 몇 개 적어봤다.

회사 직원을 경영에서는내부 고객이라고 부른다. 팀원들을 설득하는 것도 업무의 일환이고 기술이 필요한 영역이다. 소프트 스킬은 그냥 말을 좀 부드럽게 하는 방법이 아니라, 결국에 일이 제대로 처리되게 만드는 고급 기술이다. 모쪼록 팀원들이나 다른 팀이 비협조적이라고 비난하지 말고, 나의 소프트 스킬 또한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돌아보고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협력하는 것도 역량이고 다른 사람에게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문제 원인을 외부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서 찾는 사고방식은 성장에 도움이 된다.

 

 

어제보다 나은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다.

 

 

유디V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