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제목을 보고 ? 우리 회사 이야긴데..!’ 하셨나요? 아니면 반대로 ‘브랜딩을 하는 회사가 있다고..?’ 하는 의아함에 이 글을 보고 계신가요? 

브랜딩과 마케팅은 어떻게 다를까요? (이 부분은 다음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만) 요즘 느껴지는 차이점은 마케팅은 필수, 브랜딩은 옵션(연애는 필수, 결혼은 옵션?)처럼 여겨지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물론 마케팅..도 안 하거나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회사도 있긴 하겠네요) 

저는 광고대행사를 오래 다녔기에 (또 전공이 경영학이었기 때문에) 브랜딩은 잘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지, 하느냐 마느냐의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해왔거든요. 하지만 최근  (광고주가 아닌) 다른 회사의 마케터 분들을 만나보면서 생각보다 많은 회사들이 브랜딩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는 걸 깨닫고 깜짝 놀랐습니다. 

몇 년 전에 브런치를 통해 출판됐던 ‘어느 날 대표님이 우리도 브랜딩 좀 해보자고 말했다’라는 책이 있었죠. 사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이 회사 역시 ‘어느 날’ 이전에는 브랜딩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 됩니다. 

최근엔 퍼포먼스 마케팅 위주로 하다 보니, 브랜딩 보다 당장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활동들이 위주가 되죠. 브랜딩은 나중에 돈 벌면… 같은 개념이 돼버렸습니다. 하지만 브랜딩은 다시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의 브랜딩은 과거의 브랜딩과는 다른 모습이지만요. 

그래서 요즘 브랜딩에 대한 글을 써보려 합니다. 이 글을 읽고 브랜딩을 하지 않는 회사들이, 또는 브랜딩을 하긴 해야겠는데 뭐부터 해야 할지 막막한 마케터들이 조금이나마 자신감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지 시대를 넘어.. 

 

과거의 브랜드의 덕목은 인지(Awareness)’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 주는 것이 중요했죠. 좀 더 나아가서 T.O.M이라고 하는 최초상기도(Top of Mind)를 높이는 것이 목표가 됐습니다. 이왕이면 그 카테고리에서 첫 번째로 떠올리는 브랜드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아래의 표를 보실까요? 세대에 따라 선호 브랜드가 기존 브랜드, 즉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에서, 경험해 본 브랜드, 그리고 매력 있는 브랜드로 차차 변해 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공감이 되시나요? 

 

 

세대별로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달라지고 있다 (ⓒ마켓 5.0, 필립 코틀러)

 

 

이렇게 변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미디어‘ 때문입니다. 매스미디어라 불리는 원웨이 방식의 미디어 시대에는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어쩌다 발견하게 되면 잘 기억(Memory)’해 두는 게 중요했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그때그때 트렌드에 따라, 취향에 따라 내가 원하는 것을 바로 검색하고 찾아낼 수 있으니까요.  

식당을 예를 들어 볼까요? 과거엔 유명한 식당(즉 인지도가 높은)을 많이 찾았습니다. 적어도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먹으면 실패할 일은 없다고 생각하죠. 요즘엔 유명하다는 식당에 가면 대체로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아요. 젊은 층들은 어디선가 정보를 알아내선 힙한 가게들 앞에서 오픈런을 하고 있죠. 

 

 

브랜딩 하면 많이  있나요? vs. 마케팅하면 브랜딩도 되나요

 

자~ 위 질문에서 우린 왜 브랜딩을 해야 할까를 역으로 생각해 볼까요? ‘브랜딩을 하면 더 많이 팔 수 있나요..’라는 질문의 대답은 대체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 힙한 가게를 예로 들었지만, 브랜딩이 잘 된다면 기본적으로 오픈런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그 반대의 질문.. 즉, 어느 정도 마케팅이 잘 되어 판매가 잘 된다고 해서 브랜딩도 성공한 걸까?라고 하면 반드시 ‘예’라고 단정 짓긴 어렵습니다. 그때그때의 필요에 의해서 구매한 것일 수도 있고, 가성비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내가 갖고 있는 제품의 브랜드가 뭔지도 기억 못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황은 여러 가지죠.  

 

 

잘 팔리는데 뭐가 걱정이야? 우리도 한번 잘 팔아 봤으면 소원이 없겠네?! 

 

 

하는 분이 계실 겁니다. 하지만 시장은 금방 변하거든요. 

지금은 잘 팔리는데, 이게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고객이 이 제품을 왜 사는지 분석이 안된다.. 하는 게 제가 만나본, ‘브랜딩 하지 않는’ 브랜드의 마케터 분들이 하고 있는 고민이었어요. 우리 제품이 ‘대왕 카스텔라’의 신세가 될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럼 어떤 브랜드가 되어야 할까요? 위의 마켓 5.0에 등장한 그림에서 유추해보죠. 이제 인지도나 경험보다 중요한 것은 매력적인 브랜드가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매력적인 브랜드는 또 뭘까요? 나이키나, 애플 같은 브랜드처럼 미디어가 바뀌고, 소비자들의 세대가 바뀌는 와중에 오히려 더 승승장구하는 브랜드일까요? 물론 맞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돼야 매력적이다라고 정의한다면 아무도 도전할 엄두를 못 낼 겁니다. 

‘어느 날 대표님이..’ 갑자기 얘기 꺼낸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대표님이 재벌 3세쯤 된다면 모를까) 

최근엔 작지만 매력 있는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합니다. 오롤리데이가 그렇고, 김창수 위스키가 그렇고, 모베러웍스 같은 회사들이 그렇죠. 그뿐인가요? 성수 같은 곳이나, O리단 같은 곳에선 오늘도 또 힙한 가게들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습니다. 

 

 

 

 

작은 브랜드요즘 브랜드의 성공법은 무엇일까요?  

 

기존의 브랜딩은 광고회사나 학자, 아니면 ‘돈 좀 써봤다’는 회사의 마케터만 이야기할 수 있는 영역이죠. 브랜딩은 곧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지고, 전통적 미디어는 상당한 돈을 들여야 움직일 수 있었으니까요. 이런 경험 안 해본 사람이 감히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꼭 돈이 있어야 브랜딩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죠. 누구나 브랜딩을 할 수 있는 시대, 바꿔 말하면 브랜딩을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시대입니다. 

아마도 지금 브랜딩을 하지 않는 곳이라면 좀 더 현실적인 브랜딩 이야기를, 그리고 SNS 시대에 맞는 브랜딩의 이야기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브랜딩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몇 편에 걸쳐 연재할 계획이니 요즘 브랜딩에 관심이 있거나, 아직 브랜딩에 조금이라도(!) 미련이 남아 있는 마케터 분들이라면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최프로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