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게임 크리에이터 ‘우왁굳’이 기획한 VR챗(VRChat) 버추얼 아이돌 오디션으로 시작된 ‘이세돌(이 세계 아이돌) 프로젝트’. VR 가상공간 속에서 열린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6명으로 버추얼 아이돌 그룹이 만들어졌고, 12월에 발표한 데뷔곡 ‘리와인드(RE:WIND)’가 음원 차트 1위를 하며 새로운 시대의 스타 탄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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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버추얼 아이돌 그룹 ‘이세돌(이 세계 아이돌)’

 

VR챗 기반의 콘텐츠들을 창작해오던 우왁굳이 2021년 6월 자신의 팬커뮤니티 ‘우왁물’ 게시판에 VR 기반 버추얼 아이돌 오디션 공지 글을 올렸는데, 이것이 이세돌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오디션을 통해 신인 가수를 선발하는 프로젝트는 식상할 정도로 많이 시도되었지만, 가상세계인 게임 속에서 오디션이 진행되는 이러한 시도는 처음이었고, 이 오디션의 기획자 우왁굳이 오랜 기간 VR챗을 활용한 독특한 콘텐츠를 만들며 상당한 규모의 팬덤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의 이색적인 버추얼 오디션은 많은 관심을 끌었다. 

VR챗 속 가상공간에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오디션장에서 6명의 VR 버추얼 캐릭터(‘아이네’·‘징버거’·‘릴파’·‘주르르’·‘고세구’·‘비챤’)가 선발되었고, 그들은 일반 아이돌 연습생들처럼 열심히 노래와 춤 연습을 해서 2021년 12월 데뷔곡 ‘리와인드(RE:WIND)’를 발표한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흥행으로 데뷔와 동시에 이 노래가 벅스·가온 등 오프라인 음원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VR챗을 이용해서 촬영된 뮤직비디오가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고 우왁굳이나 이세돌 멤버 모두가 프로젝트 시작 전에 생각하고 있었기에, 성공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하는데, 뜻밖의 좋은 반응으로 이세돌 프로젝트는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2년 3월에 발표된 두 번째 곡까지 괜찮은 반응을 받으면서 이세돌은 여러 언론에서 소개되는 스타가 되었고, ‘왁(WAK) 엔터테인먼트’라는 기획사까지 만들어졌다. ‘이세돌’의 콘텐츠는 개인방송 이외에도 VR챗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형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각각의 멤버 모두가 1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어, 멤버들의 개별 콘텐츠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 왁타버스(WAKTAVERS) 

 

‘이세돌(이 세계 아이돌)’은 버추얼 유튜버 6명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이다. ‘버추얼 유튜버’는 실제 사람이 가상 캐릭터를 내세워 온라인 개인방송 활동을 하는 것을 통칭하는 용어로 ‘버추얼 스트리머(streamer)’라고도 한다. 요즘 많이 거론되는 ‘버추얼 휴먼’과는 다른 점이 있다. 버추얼 휴먼은 독립적인 자아를 가진 가상 캐릭터인데, 버추얼 유튜버는 가상 캐릭터를 움직이는 진짜 사람이 연결되어 있는 ‘아바타’라는 점에서 다르다. ‘키즈나 아이’ 등 1세대를 거쳐 지금은 ‘홀로라이브(hololive)’처럼 여러 명의 버추얼 유튜버가 아이돌 그룹처럼 활동하는 2세대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세돌 프로젝트도 홀로라이브의 성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네’·‘징버거’·‘릴파’·‘주르르’·‘고세구’·‘비챤’ 이렇게 6명의 버추얼 유튜버들은 각각 개별 방송을 하기도 하고, 이세돌이라는 그룹으로도 활동하는 버추얼 아이돌 그룹이다. 

2021년 5월 우왁굳은 자신의 시청자 참여 콘텐츠 제작 커뮤니티를 ‘메타버스’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새롭게 바꿔보고자 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우왁굳(Woowakgood) + 메타버스(Metaverse)의 합성어인 ‘왁타버스(WAKTAVERS)’다. 우왁굳, 고정멤버, ‘이세돌’ 멤버, 그리고 이들의 팬 등이 왁타버스에 살고 있다고 설정되어 있다. VR챗의 가상세계인 왁타버스, 그 메타버스 세상에 ‘이세돌’이라는 버추얼 아이돌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왁타버스’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왁타버스’는 거대기업이 만든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들과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 메타버스는 구성원들이 만들어가는 가상세계다. 그런데 가상공간이 만들어지는 물질적 토대를 위해서는 상당한 규모의 자금과 인력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메타버스 프로젝트들은 거대 IT 기업에서 주도권을 쥐고 가상세계를 만들게 된다. 이런 거대 자본의 메타버스에서 아바타로 활동하는 구성원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가상세계를 만드는 주체가 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그런데 ‘왁타버스’는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메타버스를 지향하는 자생적인 공동체라는 점에서 다를 거라는 기대가 있다.

게임이 콘텐츠 산업의 중요 장르가 되면서, 게임 속 캐릭터인 아바타가 다른 장르의 콘텐츠에 도입되는 것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추세가 되고 있다. ‘이세돌’이라는 버추얼 아이돌 그룹이 기대 이상의 반응을 이끌어내며 관심을 받고 있는 현상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세돌’ 이외에도 우리는 다양한 버추얼 캐릭터들이 스타가 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현실과 가상세계가 연결되어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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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찬수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