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엄청난 인기 덕에 ENA라는 신생 채널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며, ENA 채널의 다음 드라마 <신병>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신병>은 장삐쭈라는 이름의 유튜버가 창작한 원작 애니메이션을 드라마한 작품이다.

 

 

https://www.youtube.com/c/%EC%9E%A5%EC%82%90%EC%AD%88

 

 

1. 병맛 더빙의 달인 ‘장삐쭈’

 

2022년 11월 현재, 구독자 340만 명의 유튜브 채널 <장삐쭈>. 이 채널은 독창적인 더빙 영상으로 2016년 채널이 개시되자 두 달이 채 안돼서 10만의 구독자를 끌어 모았다. 추억 속의 애니메이션 영상에서 기존 오디오를 모두 지우고 기발한 병맛 더빙을 입히는 방식으로 제작된,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더빙 콘텐츠로 짧은 시간 안에 사람들을 매료시킨 것이다.

귀여운 고전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에게 당시 10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던 일명 ‘급식체(급식을 먹는 10대들이 주로 쓰는 은어를 지칭)’ 스타일의 대사를 더빙한 신박한 아이디어로 그는 천재라는 얘기까지 듣게 되었다. 한 번 그의 더빙 영상 콘텐츠를 본 사람은 다른 영상들도 꼭 찾아보게 만들만큼 장삐쭈의 더빙과 급식체 대사 그리고 원작 애니메이션과의 묘한 조화 등은 그 어떤 콘텐츠와도 비교할 수 없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장삐쭈의 본명은 ‘장진수’로, 직접 대본을 본인이 쓰고 영상 속 모든 등장인물들의 목소리를 혼자 더빙하는 놀라운 재능을 보여 주었고, B급 느낌의 더빙 대사 속에 젊은 세대들이 공감하면서 웃을 수 있는 기발한 내용을 담아 비범함을 인정받았다. 초창기에는 기획, 대본, 편집, 더빙 등 모든 과정을 혼자서 했었지만, 채널이 폭발적으로 커지자 ‘스튜디오 장삐쭈’라는 팀으로 애니메이터와 작가를 고용하여 공동 창작을 하고 있다.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던 장삐쭈 채널은 그의 더빙 영상 중 <병맛더빙 – 급식정음>이 크게 인기를 얻자 ‘SNL 코리아’라는 TV프로그램에서 연락이 왔고, 그의 창작 애니메이션 ‘급식생’이 2017년 10월 방송에 소개되면서 새로운 변화의 기회를 잡게 된다.

 

 

 

 

2. 패러디에서 창작 콘텐츠로  

 

당시 10대들의 급식체가 기성세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자, <SNL 코리아>의 ‘급식체 특강’이라는 코너에서 장삐쭈의 창작 애니메이션 ‘급식생’을 방송하였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급식체’를 쓰는 신입사원 캐릭터 ‘안기욱’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고, 이모티콘으로도 제작 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의 인기에 힘입어 2018년 채널은 구독자 100만 명을 넘었고, 지금은 더 다양한 창작 캐릭터와 스토리로 300만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초기 장삐쭈 채널 영상들이 사람들을 열광시키며 큰 사랑을 받았지만, 사실 이 영상들은 치명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바로 다른 사람들이 창작한 애니메이션을 허락없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장삐쭈 채널의 콘텐츠가 만들어졌다는 것이었다. 물론 원작을 비틀어서 만든 패러디 작품이라고 강변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원작의 저작자에게 허락을 얻지 못한 영상들로 수익을 얻게 되면 불법이 되는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장삐쭈는 창작 애니메이션으로의 변화가 필요했었고, 그러한 시점에 ‘급식생’이라는 작품이 방송에 소개되면서 창작 작품으로의 채널 변화가 수월하게 이루어지게 되었다. 

‘급식생’ 이후로 팀원들을 캐릭터화한 ‘스튜디오 장삐쭈’, 사회 풍자와 유머를 함께 담는 ‘쿠퍼네 가족’ 그리고 현재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신병>등 다양한 창작 애니메이션을 장삐쭈 본인이 직접 더빙해서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신병>은 영상이 공개될 때마다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에 랭크되며 2억 5000만이 넘는 누적 조회수를 가진 화제성 높은 작품으로, ENA 채널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져 공개되기도 했다.

여러 사람의 목소리로 신들린 듯한 더빙을 입힌 애니메이션 패러디 영상으로 시작된 장삐쭈의 마법은 시대의 변화를 빠르게 캐치하는 재능이 없었다면 그저 한 시대를 풍미한 B급 작가로 끝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저작권 문제로 한계가 분명했던 그의 초기 작품들의 약점을 그는 정면돌파로 극복해냈다. 자신의 가장 큰 강점인 더빙과 신박한 대사를 새로운 창작 캐릭터에 절묘하게 접목시키며 창작 애니메이션 작가로도 인정을 받게 된 것이다. 

 

 

<장삐쭈> 유튜브 채널 ‘[신병] 전입’ 편 캡처

 

 


 

 

< 고PD의 웹콘텐츠 읽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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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숏박스

6. 머니게임

7. 원 밀리언 댄스 스튜디오(One Million Dance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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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빠니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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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딩고 뮤직(Dingo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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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허팝(Heo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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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우왁굳

19. 이세돌(이 세계 아이돌)

20. J.Fla(제이플라)

21. 장삐쭈

 

 

고찬수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