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홍콩에서 아시아 스타트업 축제인 ‘RISE CONFERENCE(라이즈콘퍼런스)’가 성황리에 진행됐습니다. 3일간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스타트업 및 업계 종사자들을 만나 그들이 바라보는 스타트업 시장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올해 라이즈콘퍼런스에서는 작년보다 많은 한국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작년 홍콩에서 인사를 나눈 한국 사람이 딱 2명 있었는데, 그 중 한명이 이건우 VCNC 해외사업총괄이다. 올해 행사 참여자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보았을 때, 어릴적 동창을 만난 것처럼 무척 반가웠다.

VCNC는 커플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인 ‘비트윈’을 운영하는 회사로 국내를 비롯한 일본, 대만, 싱가폴, 태국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건우 해외사업총괄은 비트윈의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을 이뤄낸 인물로 국내보다 해외 행사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해외사업을 진행하면서 TNW, GMIC, Echelon, Launch, Techrunch Disrupt, AsiaBeat, BDash 등 숱한 글로벌 행사에 참여했고, 지금도 매년 2회 이상 글로벌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도장깨기를 하듯 다양한 글로벌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이건우 해외사업총괄, 그가 생각하는 해외 콘퍼런스와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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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편부터) 이건우 VCNC 해외사업총괄, Roshen 대만 VCNC 비즈니스 매니저

이 매니저와 VCNC의 인연은 이전 직장에서 시작됐다. VCNC를 창업한 박재욱 대표와 엔지니어로 같은 회사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를 하면서 알게되었다. 이후 이 매니저는 로스쿨 진학을 준비하면서 VCNC의 번역 및 현지화 일을 돕게됐다. 당시 VCNC는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 매니저는 자신의 오랜 해외 생활이 회사를 글로벌 기업을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2012년 첫 직원으로 팀에 합류하게 됐다. 그 이후 본격적으로 해외사업이 진행됐다.

해외 진출의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2012년 네덜란드에서 진행한 ‘The Next Web’ 행사에서 ’13개 국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고 선언한 후 13개 국어로 현지화 작업을 진행했는데, 나라마다 이용자들의 피드백이 달랐다.

“남미의 경우 어설픈 현지화 때문에 영어로 서비스를 제공해달라는 이용자들의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반면 일본, 싱가폴, 대만 등은 서비스를 사용한 이용자들이 소셜미디어와 블로그 등을 통해 소문을 내주면서 갑자기 이용자가 증가했죠. 이용자 반응을 보며 해외 시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현재는 영어, 중국어, 일어, 태국어 등 6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용자 반응은 해외 진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이다. 이후 시장조사와 파트너를 발굴하며 사업을 구체화해야 한다. 이 매니저는 VCNC의 홍콩 진출을 위해 작년부터 라이즈콘퍼런스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홍콩에서 특별한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는데, 약 30만 다운로드가 발생했습니다. 전체 홍콩 인구(약 700만)
중 약 3~4%가 ‘비트윈’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죠. 매우 의미있는 수치로 생각하고 홍콩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작년 행사에서 VCNC의 이름을 알렸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하기 위해 많은 파트너를 만날 예정입니다.”

라이즈콘퍼런스에서는 스타트업과 투자자 그리고 미디어가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주선되기도 했다. (이미지: Rise Conference)

 

라이즈콘퍼런스에서는 스타트업과 투자자 그리고 미디어가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주선되기도 했다. (이미지: Rise Conference)

해외 콘퍼런스에 참여하는 목적은 다양한다. 글로벌 투자자를 만나 투자 유치를 도모할 수 있고, 훗날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홍보하거나, 강연을 들으며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다. 이 매니저에게 글로벌 콘퍼런스는 해외진출을 위한 교두보였다.

“글로벌 행사는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데 많은 것을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거나, 해외 파트너와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죠. 현재 VCNC 동남아 지사장님도 콘퍼런스에서 만났죠. 당시 e27 편집장으로 저희 기사를 써주셨는데, 지금은 한 식구가 됐습니다.(웃음) 일본 웨딩시장 70%를 점유하고 있는 ‘젝시’와는 BDash에서 만나 1년 넘게 돈독한 파트너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해외 콘퍼런스에 참여해 비즈니스를 넓혀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준비와 열정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유명한 기업이라고 해도 해외에서는 인지도 낮은 스타트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투적인 모습이 필요합니다. 해외 투자자나 미디어 등은 눈에 띄지 않는 이상 잘 만나주지 않습니다. 먼저 다가가서 그들의 이목을 끄는 주제로 서비스를 알려야 하죠. 우리의 서비스를 알아주지 않을 때 속상하기도 하지만, 이 과정을 무한 반복하다보면 효과적으로 서비스를 설명하는 방법을 배우게 됐죠.(웃음)”

하루 일정이 끝나면, 연사 및 투자자와 가벼운 분위기에서 만날 수 있는 행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미지: Rise Conference)

 

하루 일정이 끝나면, 연사 및 투자자와 가벼운 분위기에서 만날 수 있는 행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미지: Rise Conference)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원한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현장에서 직접 부딪치며 배워야한다. 해외 진출에 있어서 언어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문화와 생각은 현장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콘퍼런스인 The Next Web에서 글로벌 진출을 선언하고 4년이 흐른 지금, VCNC는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 큰 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일본, 대만, 싱가폴, 태국, 말레이시아, 홍콩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갈 예정입니다. 미국 이용자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어서 유심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올해로 VCNC는 설립 6년차를 맞이했는데요. 이제 그동안의 결실을 보여줄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커플시장을 만들고 커플시장으로 수익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