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마케팅 컴퍼니 모비데이즈의 광고 운영과 매체 파트너십을 담당하는 장인혜 매니저가 몬트리올에서 열린 MIGS 를 소개합니다.

모비데이즈의 모비긱스들이 Max Summit과 지스타로 정신이 없던 11월 셋째 주,  ‘MIGS 2016’ 참석을 위해 캐나다 몬트리올에 다녀왔습니다.

Montreal International Game Summit (MIGS)는 11월 13일부터 15일까지 몬트리올에서 진행된 국제적인 게임 서밋입니다. 게임사 부스, 인디 게임 부스, 마스터 클래스 (심도 있는 실전 게임 개발 지식 공유), 비즈니스 라운지 (주제 별 진행되는 세션 및 B2B 미팅 목적)를 중심으로 운영됐습니다. 무엇보다 로컬 개발자와 글로벌 개발자들 간에 지식을 나누는 점과 인디 개발사가 피칭할 수 있는 세션을 다양하게 마련해 몬트리올에서 로컬 게임 스튜디오를 적극적으로 서포트하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한국의 퀘백 정부에서 초대해 주셔서 다녀오게 되었는데요. 북미 및 캐나다 시장의 게임 트렌드를 함께 나누기 위해 간략하게 후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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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ooth Exhibitor: 로컬 게임 스튜디오 위주 부스 운영

메인 부스 구역에서는 각각 50여 개씩의 게임 스튜디오와 인디 게임 스튜디오를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잘 알려진 글로벌 게임사보다는 로컬 스튜디오의 참여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시아를 비롯해 남미, 유럽에서 방문한 해외 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들은 부스뿐만 아니라 B2B라운지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파트너십을 논의했습니다.

모바일 업계에 있다보니 지스타나 다른 행사에 참여할 기회가 많았는데요. MIGS에서는 특히 PC나 비디오, 콘솔 게임 스튜디오를 많이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PC나 비디오 게임사 중에서도 모바일로 진출 예정인 곳들도 많았지만, ‘Playtika’(북미 모바일 소셜 카지노 게임사)나 ‘ludia’(쥐라기 공원의 IP를 활용한 게임)정도가 눈에 띄는 모바일 게임사였습니다. 모바일이 강세인 아시아의 게임 시장과는 다른 모습을 체감할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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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dia booth

부스 중에서는 VR(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VR스튜디오가 역시 인기가 많았습니다. 다양한 VR 게임 중 단순히 액션형 플레이보다 여러 공간의 방문을 통해 힌트를 풀어가며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게임을 집중해서 체험했습니다. 직접하는 체험도 재미있었지만, 다른 유저들이 체험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였습니다. VR뿐만 아니라 영화나 게임 플레이 영상등에 활용 가능한  모션캡쳐스튜디오(motion capture studio, 실제 사람의 움직임을 디지털화할 수 있는) 체험존도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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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을 체험해보고 있는 사람들

2) 다양한 주제의 세션과 개발자를 위한 Master Classes 동시 진행 

14일과 15일 양일에는 하루를 열어주는 키노트 세션을 시작으로 크게 4가지 주제의 세션이 동시 진행됐습니다. 비주얼 아트 & 디자인, 프로그래밍 & 테크,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비즈니스 & 마케팅으로 구분된 세션은 다양한 트렌드 및 실제 게임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기까지 고려해야 할 많은 요소들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모든 세션을 들어볼 순 없었지만, 참석했던 세션 중 인상적인 세션을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아쉽지만 개발 지식이 없어 테크 세션은 듣지 못하였네요. 한번 테크 세션에 잘못 들어갔다, 한 시간 동안 모두가 끄덕거리는 와중 혼자 멍하니 있는!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2-1) 슈퍼셀의 키노트 세션( Minimising Control, Maximising Risks – Supercell’s Approach to Game Development)

‘슈퍼셀’과 5년 이상 함께한 게임 리드 Timur Haussila 의 오프닝 키노트는 슈퍼셀 게임 개발의 생태계를 살짝 엿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각 게임 별 셀(Cell) 모델에 기반을 둔 게임 개발팀은 신뢰를 바탕으로 각 셀의 독립성을 인정해주는 모델이었는데요. 각 셀은 담당 중인 프로젝트뿐만이 아니라 슈퍼셀 게임에 대한 강한 책임감과 연대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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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cell의 키노트 세션

게임 개발팀 주도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만큼 때로는 진행예정이던 마케팅 계획이 게임팀의 반대로 취소되는 일도 종종 있다고 했습니다. 키노트 세션에서 많이 반복되었던 ‘Less is More’이나 ‘Culture of Killing’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테스트 결과를 분석한 후 게임 팀에서 해당 프로젝트를 kill 할지 보완해서 밀고 갈지를 결정하고 있었습니다.

슈퍼셀에서 제작한 모바일 게임, 붐비치는 사실 내부 테스트 당시에는 모두가 부정적인 의견을 냈었던 프로젝트였지만, 게임 개발팀이 밀어붙였던 프로젝트였다고 합니다. 하마터면 붐비치를 만나지 못 했을 수도 있었다니 신기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실패에서 배울 수 있다면 killing된 프로젝트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말에서 슈퍼셀을 움직이고 있는 원동력이자 스피릿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가지 더 인상적이었던 점은 지금 개발 중인 게임에 대해서는 서로 알고 있지만 내년이나 이후에 새로 론칭될 게임의 카테고리나 론칭 계획을 따로 세우지 않는 점이었는데요. 게임팀의 속도와 의견이 절대적인 슈퍼셀이 다음엔 어떤 게임을 내놓을지 더 기다려지는 세션이었습니다.

2-2) IoT를 게임에 접목?!: Connected Reality: Bringing the World of IoT to Mobile Games by icejam 

캐나다의 모바일 게임 스튜디오 icejam에서는 현실세계의 데이터나 경험을 게임에 접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 중이었습니다. 유저들의 게임 플레이에서 지속성이나 잔존율의 감소를 고민하다가 실생활 정보를 게임에 넣었을 때 반응률이 높아지지 않을까하는 아이디어를 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icejam에서는 우선 날씨 정보에 초점을 맞춰 게임을 개발 중이었는데요. 독특하게 생긴 캐릭터가 문명을 만들어가는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도시를 건설하는 와중 게임 내에 그날의 날씨를 반영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만일 실제로 비가 오면 게임 속 세상에도 비가 내려 이에 따라 유저들이 새로운 건물을 건축하거나 비에 대비하는 행동을 보인다고 하네요. 이미 캐나다 지역에서는 베타서비스를 실시했고, 날씨 변화가 있을 때 유저들의 반응과 잔존율이 높아졌다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현실의 사건이 가상의 세계(게임)에 영향을 주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통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어가는 시도를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IoT를 게임에 접목하고 있다는 점은 생소하긴 했지만, 어떻게 보면 게임사들이 시즌별 이슈에 맞춰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도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유저의 플레이를 유도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노력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2-3)  VR 패널 세션: 변화무쌍한 VR스튜디오와 VC(벤처 캐피털)의 고민 

다양한 VR세션 중 VC와 두 곳의 VR스튜디오 (Minority Media & Frima)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패널 세션에 참석했습니다. 세션은 VC입장에서 시작됐는데요. 2년 전 처음 투자를 진행하며 피칭했던 게임과 지금의 게임이 너무 달라 당황했던 적이 많았다고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현재 투자 중인 VR스튜디오와도 빠르게 변화하는 VR시장에 맞춰 VR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이해하며 지속적인 신뢰를 구축해 왔다고 하네요. 그래도 투자했던 VR 관련 35개 프로젝트가 현재는 모두 서비스를 시작하였다고 했습니다.

VR스튜디오의 입장에서도 역시 급변하는 하드웨어, 새로운 컨트롤러나 VR플랫폼에 적응해 가며 VR게임이 초기 단계라는 점을 인지하고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데이터를 분석해나가고 있었습니다. VR게임 내에서 유저를 지속적으로 자극하기 위한 이벤트나 음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함께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Frima’ 스튜디오의 경우 처음 VR 콘텐츠를 제작할 때는 최대한 현실과 똑같이 만들려고 했지만, 이후 테스트를 통해 만화 캐릭터로 감정을 더 풍부하게 표현하였을 때 유저가 더 공감하며 플레이하게 되었다는 점을 제시했습니다. VR은 현실을 그대로 대변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을 깨주었던 시간이었습니다.

‘Minority Media’ 스튜디오의 경우 Time Machine VR 게임은 360도 degree view를 활용하여 타임머신용 잠수함을 타고 쥐라기 시대의 바닷속을 탐험하며 과거의 바이러스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스토리의 게임이었습니다. (게임 소개를 듣고 당장 해당 스튜디오의 부스에 가서 게임을 체험해 보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계속 세션을 듣느라 힘들었네요).

두 스튜디오의 VR게임에 대한 간략한 소개 이후 VR게임 개발자로서 고민을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VR게임의 경우 유저들이 한두 번 플레이한 후 다시 플레이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유저들이 VR에 대한 호기심으로 체험을 해보지만, 동일 게임을 지속적으로 플레이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개인적 편차가 있긴 하지만 VR플레이 후 발생하는 motion sickness (멀미)도 여전히 해결할 문제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VR 게임을 지속적으로 플레이하고 멀미를 해결해 가는 건 모든 VR게임사들이 풀어가야 할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게임 시장에서 VR플랫폼이 어떤 입지를 차지하게 될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네요.

해당 세션 외에도 150여 개의 세션이 진행되었지만 참여했던 세션 중 인상적이었던 세션 위주로 간략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3) 인디 스튜디오 직접 방문기

MIGS 행사가 끝난 다음 날 퀘백 정부에서 소개해준 몬트리올의 게임 관련 스튜디오를 직접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루 동안 AR, VR, 콘솔 게임 및 모션 캡쳐 스튜디오를 방문해서 각 스튜디오별 개성있는 오피스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MIGS 행사의 부스에서는 만나지 못 했던 AR(증강현실)게임 개발사인 ‘CIEAR’에서는 2017년에 퀘백의 도시 셔위니건(Shawinigan)을 활용하여 진행 예정인 AR 체험 프로젝트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이 게임은 관광객들이 본인의 모바일 기기나 삼성 기어를 사용해 셔위니건에 있는 실제 건물이나 장소를 방문하면서 20세기 배경으로 돌아가 유령과 대화를 해나가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령 주변에 뜨는 질문을 2초 이상 볼 경우 해당 질문을 인지하고 유령이 실제로 대답해 주는 플레이 화면이 구현되어 있었습니다. 특정 도시나 페스티벌에 이와 같은 AR기술을 접목하여 체험형 콘텐츠를 활용하는 기회가 점차 많아질 것으로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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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AR의 AR기술을 접목한 체험형 콘텐츠            Image: http://www.migs16.com

게임 개발사는 아니었지만, 스튜디오 투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모션 캡처 (motion capture) 스튜디오를 구경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할리우드 영화나 게임 제작, 게임 영상 제작할 때 모션 캡처를 사용하는 활용하는 영상을 본 적은 있지만, 실제 현장에 가본 건 처음이라 들떠서 움직임을 인지하는 마커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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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션 캡쳐 스튜디오

56개의 카메라가 배우의 몸의 모든 움직이는 관절마다 부착해 둔 마커를 인지하여 모든 액션을 잡아내고 있었습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을 연기했던 배우가 열연하였던 모습이 잘 표현되었던 건 다 이 모션 캡처 기술 덕분이었죠. 해당 모션 캡처 스튜디오의 가장 힘들었던 프로젝트는 태양의 서커스 공연을 VR컨텐츠화는 프로젝트였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인디 스튜디오 투어는 소규모 인디 게임 스튜디오가 모여있는 협업 공간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마무리 됐습니다. 많은 스튜디오들이 모여있다 보니 함께 정보도 공유하고 글로벌 퍼블리셔나 투자사들이 방문했을 때 한 번에 여러 스튜디오를 만날 수 있어 효과적이었습니다. 앞으로 해당 공간을 더 넓혀갈 생각이라고 하네요.

또 이 협업공간은 로컬 개발자뿐만 아니라 글로벌 개발자에게도 열려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최근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인력 경쟁이 너무 심해 좋은 개발자를 구하기 힘들었던 게임 스튜디오가 몬트리올로 스튜디오를 옮기고 만족하며 팀을 갖춰가고 있었습니다. 활기 넘치는 게임 스튜디오를 만나 에너지를 얻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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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의 코워킹스페이스

이번 MIGS 방문을 통해 세계 각국에서 온 열정 넘치는 게임 개발사, 퍼블리셔, 투자사 분들을 만나 몬트리올, 캐나다, 북미 게임 시장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아직 온라인이나 콘솔 게임 시장이 비중이 크긴 했지만, 다양한 VR과 AR스튜디오를 보며 넥스트 모바일 콘텐츠로 넘어가고 있는 면모도 보였습니다. 캐나다 메이플 시럽만큼이나 달달하고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몬트리올에서 MIGS 행사를 어떻게 키워갈지, 캐나다 스튜디오들이 게임 마켓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하며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