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Co. 조명광 대표가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번 더 소개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의미

마케터에게 위기이지 않았던 때가 있었을까? 마케터라는 직업은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하지 않으면 소리 소문도 없이 도태되는 직업이다. 마케터라는 단어가 생겨나면서부터 매일매일이 줄타기인 마케터들에게 위기란 말에 인이 박혀 그다지 새롭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지금도 마케터에겐 위기다. 새로운 시대는 매일 열리고 있고 변화의 폭과 범위는 상상을 초월하며 그 속도 또한 넘사벽이다.

이러한 변화의 충격은 지금까지의 시대와 다른 새로운 에너지이자 폭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때에 마케터가 어떤 태도와 마음을 갖느냐가 마케터에겐 Survival Kit이 될 것이다.

독일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시작한 Industry4.0에서 출발한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 중심으로 시작한 미래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실제로 마케터에게 더 많은 의미를 남기는 단어이다. 그 의미는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 알아본 후에 알아보기로 하자. 어떤 이들은 4차 산업혁명은 클라우스 슈밥이 만든 희대의 사기 언어라고 극단적으로 비판하기도 하지만 과연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이 정도의 인사이트를 정리할 수 있느냐라고 묻는다면 쉽게 답할 수 없을 것이다. 아직 3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도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익숙하지 않은데 4차 산업혁명이라니 사기라고 할 만도 하다. 우선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나오게 된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산업혁명이란 용어는 익숙하다. 학교 다닐 때 증기기관의 발명이니 기계를 통한 대량생산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재화의 공급이 늘어났다는 등 산업혁명과 관련해 사회 경제적 의미, 정치적 의미 등을 배워 왔다. 이런 산업혁명은 사실 채집 수렵 시대를 살아온 인간이 정착과 함께 농업이라는 것을 시작하면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농업이 시작된 시점을 1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르진 않는다. 산업혁명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아마도 수집 채렵과 농업의 시작의 경계가 어떤 계기로 시작되었다는 증거도 부족하고 그를 뒷받침할 결정적인 트리거도 없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1차 산업혁명은 명확하다.

증기기관의 발명과 함께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기계라는 것이 등장했고(에너지가 들어가지 않는 기계, 즉 인간의 노동력이 에너지인 기계는 일반적 의미의 기계에서 제외된 것으로 생각함) 공장이라는 제도가 명확해지고 이로 인해 분업이 시작되고 자본주의와 시장주의로 발전하게 된다. 엥겔스는 <영국 노동자 계급의 상태>(1845)라는 책에서 이러한 변화를 관찰하고 정리하였고 용어적 정의는 A. 토인비의 영국 <산업혁명 강의>(1884)라는 책에서 시작되었다. 산업혁명을 둘러싼 논쟁은 영국과 미국에서 매우 복잡하게 이뤄지고 있고 논점은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지만 일반적으로 18세기 말 영국에서 일어난 산업상의 변화를 세계사적 사건으로 간주하고 이를 ‘산업혁명’이라 부른다. 다시 산업혁명을 정의해 보면 1760년경부터 1830년경까지 영국에서 발생한 국민경제 전체의 급격한 자본주의화로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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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적 문화적 변화를 일으킨 장본인>

이러한 산업혁명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은 다양한데 가장 일반적인 관점은 에너지 자원의 변화에 따른 산업혁명이다. 1차 산업혁명은 석탄을 에너지로 사용한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대표되고 2차 산업혁명은 석유와 이를 활용하여 생산한 전기로 인한 산업적 변화를 의미한다. 이러다 보니 사실 3차 산업혁명도 그 의미를 정확하게 정의하기가 애매하다. 여전히 석유는 현재의 주력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제러미 리프킨은 <3차 산업혁명>(2012)에서 3차 산업혁명을 정의하고 에너지원이 재생에너지로 변화되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일련의 에너지원의 변화에 따르면 타당한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일반적인 3차 산업혁명을 얘기할 때 말하는 인터넷으로 인한 사회의 변화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에너지원만으로 산업혁명을 정의하기에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인한 사회적 변화는 그 어느 산업혁명보다 큰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식 수준의 3차 산업혁명과는 차이가 있다.

클라우스 슈밥의 4차 산업혁명은 기존의 산업혁명의 정의를 벗어나는 새로운 정의는 아니다. 다만 지금 현재 그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의미이다. 1차, 2차 산업혁명이 증기기관을 통한 기계화, 전기 에너지를 통한 대량생산 혁명이었다면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와 인터넷 기반의 지식정보혁명으로 보고(즉 에너지를 변화의 축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 4차 산업혁명은 IoT(Internet of Things)와 CPS(Cyber Physical System), AI(Artificial Intelligence)등에 의한 사물 초지능(?)혁명으로 정의 내린다.

이러한 산업혁명의 변화가 모든 사람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케터에게 이러한 급격한 산업적 경제적 사회적 변화는 매우 중요한 키워드다. 마케터는 변화에 항상 깨어 있어야 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새로운 것에 대한 열린 마음과 도전하길 멈추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만 기회를 잡을 수 있고 마케터로서 생명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 마케터에게 던져주는 키워드

클라우스 슈밥이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던진 키워드들은 곧 다가 올 미래의 용어이자 이미 현실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들이다. 아래의 단어들을 다 들어보았다면 이미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거나 이런 용어에 익숙한 일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마케터에게도 이 단어들이 익숙해져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이 이 용어들에 의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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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 산업혁명시대에 없던 단어들이 대부분이다. >

클라우스 슈밥은 <4차 산업혁명>에서 3차 산업혁명과 다른 특징을 세 가지로 정의했다. 속도(Velocity), 범위와 깊이(Breadth&Depth), 시스템 충격(Systems Impact)이다. 전혀 생소한 용어들은 아닌데 이 용어들을 다시 한번 새겨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마케터들에게 더욱 중요하다. 이 단어들을 마케터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1) 속도가 위기의 본질이다. 속도가 마케터를 당황시키고 있다.

농업혁명이 발생하기 전에도 인류에겐 속도가 중요했다. 손이 빠른 사람, 발이 빠른 사람, 눈이 빠른 사람들은 생존에 더 적합했을 것이다. 이런 류의 속도를 속도라 할 수 없지만 속도는 인류가 발전해온 가장 기본적인 속성이다. 속도의 개선이 인류가 살아온 길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속도 개선을 위해 인생을 다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최근에는 워낙 빠른 속도에 반응할 시간조차 없고 또한 속도가 더 이상 체감되지 않을 정도로 계속 빨라지고 있어서 속도라는 것에 많이 익숙해져 있다. 일례로 LTE의 등장은 우리 생활을 많이 바꾸어 놓았고 사람들은 더 이상 빠른 것에 대한 욕구가 우선이 아니게 되었다. 최근 한 통신사의 Quantum에 대한 광고가 이를 적절히 반영하고 있다.

이 속도가 현저히 빨라져서 더 안 빠르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마케터에겐 여전히 속도가 중요하다. 시대의 변화 기술의 변화 사람의 변화가 마케터가 지켜봐야 할 속도라면 이 변화는 눈으로 살피기도 어려운 시대이기 때문이다.

잡기도 어려워진 속도의 변화가 마케터를 당황시키고 있다. 트렌드라는 것도 너무나 빨리 변해 그 말 자체가 무의미해질 정도다. 유행은 현재고 트렌드는 미래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트렌드가 현재가 되는 일이 비일비재해서 마케터에게 반응할 시간을 주지 않고 있다. 이런 변화에 적합한 마케팅이 Agile Marketing이다. 옛날 마케터들에게는 준비할 시간이 있었다. 유행의 시간도 길고 변화의 속도가 지금만 못할 때는 적절한 타깃을 선정하고 적합한 상품을 고르고 몇 개 안 되는 채널을 준비하고 전투에 나갔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무기와 자원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바로바로 게임처럼 마케팅을 해야 하는 때이다.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면 전투에 백전백패하는 시기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이 속도다. 콘텐츠가 중요한 마케팅 시대이지만 콘텐츠도 속도에 맞아야 통하는 때가 되었다. 마케터들은 머리가 아프다. 따져야 할 것도 많은데 속도는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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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속도가 넘어가면 속도에 둔해지기 마련이다. >

2) 범위와 깊이가 상상 이상이다. 마케팅의 범위의 끝을 알 수 없다.

사물인터넷이란 것이 나타나고 알파고가 한국 사회를 한번 휩쓸고 지나갔고 빅데이터는 너무 흔한 말이 되었다. 이런 하나하나가 세상에 보내는 메시지와 충격은 가히 상상 이상이 될 것이기 때문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이다라고 정의하기도 쉽지 않다. 미래가 주제인 영화를 볼 때는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상상하고 봤지만 그 영화들이 현실이 되었을 땐 다른 문제다. 관찰자로서 바라보던 미래가 아니라 주인공이 돼버린 미래에 갇혀버렸기 때문이다.

기존의 산업혁명들은 어쩌면 인간이 감당할 만한 범위 내에서 진행되었다면 이 이후의 미래는 인간의 존재 자체에 대한 물음까지도 생각해야 하는 과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이 마케터에게 주는 영향은 당연히 클 수밖에 없다. 마케터는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고 이에 대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하는 사람인데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너무나 거대해지고 그 흐름을 정확하게 읽기도 힘들어지면서 마케터에게는 더욱 힘든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는 마케터가 알아야 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아졌다. 마케터가 일하는 영역이 점점 넗어지고 있고 관여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어서 기존의 지식이나 경험만으로 업의 본질을 유지하기 힘들다. 예를 들면 사물에 인터넷이 더해지면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예측하고 이에 맞는 마케팅 기법이나 메시지를 고민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마케터가 해야 할 일들이 표피적으로 변해가지만 마케터가 가져야 할 인사이트는 심화되어 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충격 중 가장 큰 것 중에 하나가 인간의 일자리 문제인데 이 충격은 마케터에겐 단순히 일자리의 문제가 아니다. 기존에 마케터가 하던 일들이 마케팅 자동화라는 이름으로 컴퓨터가 대신해가고 있다. 마케팅이란 이름으로 이뤄지던 마케팅 업무들은 이제 컴퓨터가 대신하고 인간은 그 마케팅을 위한 인사이트를 찾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것이다. 어쩌면 마케터에게 4차 산업혁명은 신의 영역으로 가는 중일지도 모른다. 기술도 알아야 하고 사람도 알아야 하는 일이 되어가고 있다.

3) 시스템 충격이 장난 아니다. 이 충격을 헤지(Hedge)하는 마케팅 운영능력이 필요하다.

기존의 산업혁명들이 자리 잡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1차 산업혁명의 상징인 스핀들(Spindle)이 유럽에 퍼지는데 120년이나 걸렸다. 그래서 국가 간, 사회 간, 산업 간, 개인 간에 이러한 혁명의 영향이 미치는 시간도 많이 걸렸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인터넷이 생기고 보급되는데 채 10년이 걸리지 않았다. 모바일 세계는 더욱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전 세계 인구의 50% 이하는 아직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고 아직도 2차 산업의 혜택을 못 받고 있는 사람들이 전 인구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이란 일부 사람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은 계속해서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기존의 산업혁명이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디지털 혁명은 실시간 반영에 가깝다. 그러다 보니 인간이 지금까지 구축해 온 사회 시스템에 주는 충격 또한 거대하다. 마케팅에 미치는 영향 또한 당연히 크다. 마케팅의 정의부터 방법까지 모든 것을 바꿔가고 있다. 마케팅은 답이 없다고 푸념처럼 얘기하는 것이 마케터들이었다. 지금은 푸념이 아니라 그게 정답이 되었다. 이런 충격과 변화의 세상에서 마케팅이란 것 자체의 정의도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무엇을 하는 것이 마케팅이 아니다. 시장 자체가 마케팅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디지털 변화가 시장에 줄 변화를 바라보고 이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으로 살아갈지 마케터들은 지켜봐야 한다. 시장에 오는 변화를 감지하고 이를 마케팅적으로 변화하는 능력을 마케터에게 요구하고 있다.

마케팅의 위기, 마케터의 위기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가장 큰 충격을 크게 두 가지로 꼽는다. 그 하나는 양극화의 심화이고 다른 하나는 일자리의 감소다. 이전 산업혁명들이 진행될 때도 산업혁명이 인간의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고 양극화도 심화되었다.(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다이트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예측은 산업의 발전과 함께 해소가 되었지만 양극화는 해결되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예측은 기존 산업혁명들과 조금 다른 차원이다. 양극화의 심화는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일자리 감소도 산업혁명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서는 처음으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일자리 감소는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마케터에게 더욱 심각한 문제다. 마케팅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 IoT 관련 기술이나 데이터 운영 능력, 관련된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의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그나마 기술을 발전시키고 사용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런 기술을 가지지 못한 Operator들에게 4차 산업혁명은 악몽에 가깝다. 이미 마케팅 Automation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지금도 일어나고 있고 미래에는 더욱 심각하게 일어날 문제 중에 하나이다. 기존에 사람의 머리와 손이 필요했던 의사결정마저 AI가 해결할 가능성이 높아져서 단순히 일자리의 문제를 벗어난 이슈이기도 하다. 시장 자체가 작아질 가능성도 높다. 최적화된 생산능력과 소비환경이 시장을 매우 정교하게 만들면서 성장 중심의 패러다임의 변화와 함께 저성장이 지속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저성장의 영향이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치는 곳이 마케팅이다. 저성장의 지속은 자본주의의 근간을 흔들게 될 가능성도 크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한 고민을 국가가 사회가 이미 하고 있다. 그런데 마케터들은 아직 이 위험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는 듯하다. 지금 현재도 버거운 마케터에게 아직은 미래의 일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부지불식간에 4차 산업혁명이라 명명된 변화는 마케팅과 마케터 주변에 이미 와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마케팅과 마케터의 위기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미래에 필요한 마케팅 Skill

마케팅과 마케터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칼 베네딕트 프레이 옥스포드대 교수는 “의사결정이나 업무협상처럼 자동화가 어려운 고소득 업무는 지금보다 늘어나지만 컴퓨터 코드로 대체되는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다.”라고 했다. 이 말이 사람들과 마케터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바꿔 말하면 의사결정 능력이나 업무협상능력을 키우라는 말인데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 능력이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마케터들은 이 능력을 높이기 위한 훈련을 해야 한다. 한마디로 이 능력을 정의하면 문제 해결 능력이라고 하겠다. 단어만 놓고 보면 매우 간단한 말이지만 참 어려운 능력이다. 아마도 마케팅의 정의도 시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이라고 바뀔 것이고 마케터라는 이름도 Problem Solver나 Insighter라는 용어로 대체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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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이라 말 앞에 인간은 겸손하다. 미래 생존에 필요한 능력은 무엇인가?>

미래학자 라이언 젠킨스는 2014년 B2C지에 <The 10 Most Important Work Skills in 2020>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모두에게 던지는 글이지만 특히 마케터들이 잘 새겨듣고 만들어 가야 할 능력들이다. 그는 미래를 바꿀 요인으로 초고령화, 스마트기기, 컴퓨팅, 뉴미디어 생태계, 고도의 구조화된 조직, 글로벌 네트워크를 꼽았다. 이는 4차 산업혁명에서 나오는 키워드들과 일맥상통한다. 라이언은 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10가지로 정리했다.

1. Sense Making(의미부여 능력) : 마케터에게 인사이트란 생존의 필수 항목이다.
2. Social Intelligence(사회지능) : 초연결사회를 살아가야 할 사람들에게 교감하는 능력이 더욱 필요하다.
3. Novel and Adaptive Thinking(새롭고 변화 감응형 사고) : 기존 방식으론 살아갈 수 없다.
4. Cross Cultural Competency(다문화 역량) : 점점 가까워지는 세상에서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먼저다.
5. Computational Thinking(컴퓨터적 사고) : 빅데이터와 친해져야 한다.
6. New Media Literacy(뉴미디어 사용능력) : 새로운 채널과 콘텐츠가 식량이자 무기다.
7. Transdisciplinary(초학문적 소양) : 경계가 사라졌다. 모든 학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8. Design Mindset(디자인 마인드) : 디자인은 이미 대세다. 더 대세가 될 것이다.
9. Cognitive Load Management(인지적 부하 관리) :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평가가 가능해야 한다.
10. Virtual Collaboration(가상 협력) : 혼자서 일할 수는 없다.

이외에도 사람이라는 존재에 대한 근본적 의미를 지속해서 자문해야 하고, 답을 내야 하고, 인간에게 이로운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도 계속해야 한다. 세상을 보는 관점도 세상이 변함에 따라 바뀌어야 하지만 인간을 보는 가장 근원적 관점인 존재론적 가치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

이제는 저장된 지식은 의미가 없다. 학교나 회사에서도 기존의 지식 전달의 관습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미 정보는 차고 넘치는데 지식을 외워봐야 무슨 의미가 있을까? 기존의 지식들을 평가하고 중요도에 따라 의사결정 과정에 적용시킬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세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기존의 마케팅 프로세스도 이제 의미가 없다. 기존에 생성된 마케팅 지식들도 점점 쓸모가 없어지고 있다. 마케팅 언어들은 이미 과거의 유물이 되었다. 아쉽지만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원론은 박물관으로 들어가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마케터들이여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고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베어 그릴스는 자연에서 생존하는데 사람이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마케터라면 누구나 마케팅에서 베어 그릴스가 되어야 한다. 마케터에게 지금보다 더 큰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던 때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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