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파트너스의 유정호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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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전히 booming인 e-commerce

SEA 지역의 이커머스 분야가 매우 뜨겁다는 이견이 없다. 가장 많이 투자를 받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며, 이미 Global portal/Search& social media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사업이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선행 사례 상 가장 확실하게 캐시(cash)를 창출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5천만 달러 이상 투자를 받은 15개 기업들의 내역을 봐도 이커머스가 9개 기업으로 가장 많다. (2014~2015년 인도네시아 Tokopedia에 Softbank와 Sequoia Capital이 약 2.5억 달러를 투자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놀랐는데, 지금은 그 경쟁자들도 다들 2억 달러 투자를 이야기하고 있을 정도이다.)

시장 규모나 잠재력을 보면 인도네시아의 경우, 현재 약 30억 달러 (3.3조 원 규모로 우리나라의 약 7~8%, 참고로 인도네시아 모바일 게임 시장이 약 2천만 달러이다)이고 뒤를 이어 싱가포르가 24억 달러, 말레이시아와 태국이 15억 달러, 필리핀과 베트남이 각각 약 6억 달러를 기록 중이다. 물론 국내 이머커스 분야와 비교할 경우 아직 작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들의 온라인 잠재력 비중이 싱가포르를 제외하면 대부분 1% 미만에서 2% 수준이다 (싱가포르가 약 8%). 우리나라가 평균 약 12% ~15%라고 하니 전체 상거래의 성장과 침투 비중의 성장을 함께 고려할 경우 향후 10년간 몇십 배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한국에서 2000년대 초반 온라인 거래하고 돈 떼이는 것 아니냐고 고민하다 겨우겨우 은행 계좌 거래하고 하던 때를 상상해 보아라. 딱 그때 정도 혹은 그것보다 약간 발전한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단일 시장으로는 인구 3억 명을 바라보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제일 큰 시장이며, 다음으로 태국, 필리핀, 베트남 시장 등이 양적 성장을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뽑히고 있다. 게다가 이 곳은 한 시장에서 패권을 쥘 경우 지역적 접근이 다른 곳보다 양호한 시장이기 때문에 큰 시장에서의 승자 그룹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렇기 때문에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는 해외 역직구를 위시로 하는 커머스 플레이어들이 도전하고 있다. 특히 SK Planet은 11번가를 통해 인도네시아에 연착륙하였으며 말레이시아로 확장하고 있다 (슈퍼 출혈 경쟁 시장에서 그래도 수위 그룹에 있다).

2. Horizontal to Vertical

1st market인 Horizontal player group은 이미 정해졌다고 보면 된다. 가장 큰 인도네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Tokopedia가 마켓 플레이스로 3~4천만 명 (산술 상 인도네시아의 웬만한 이커머스 유동 인구는 다 들어온다고 보면 된다) 수준의 월간 방문자를 통해 (추산이고 소문이지만) 월 4천만~5천만 달러 이상의 거래액을 기록하고 있으며, 현재도 동네방네에 광고로 도배를 하고 있다. 전자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에 불을 질렀던 Lazada는 그 어마어마한 디스카운트와 프로모션을 멈추면서 주춤하였지만, Alibaba라는 주인을 만났다. 향후 결제에서 Alipay가 어떤 역할을 할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중국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셈이 되었다. 게다가 인도네시아 현지 대기업 계열인 Mata hari mall (Lippo그룹), BliBli (Djarum 그룹) 도시장에 가세하여 돈을 불태우고 있다. Elevenia도 외부 투자를 확대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 가운데 Tokopedia를 쫓던 Bukalapak 마저 2억 달러를 목표로 추가 투자를 개시하였다. 이쯤 되면 시장에서 얼마의 돈이 불타는지 추정도 어렵다 (개인적으로 지구촌에서 가장 치열한 춘추전국 시대가 아닐까 싶다). 당분간 (혹은 다소 긴 시간) 이 시장은 이렇게 싸우다 통폐합 수순을 거칠 것으로 본다 (심지어 아마존도 진출을 준비 중이라는 루머가 돌았음). 물론 그 과정에서 인프라가 확충되고 시장 자체가 발전하겠지만 말이다.

한편 앞으로 성장을 견인할 또 다른 영역은 Vertical에서 자기 분야를 꾸준하게 확대해 나갈 플레이어들이라고 예상한다. 그중에서도 여성과 관련된 의류나 생활 관련 분야의 잠재력이 가장 크다고 보고 있다 (선진 시장의 grocery나 beauty는 인당 구매액이나 인프라 등을 판단할 때 아직 이르다고 판단. 물론 싱가포르 제외). 중요한 것은 이들은 기존의 경쟁보다는 다소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앞선 글에서, 인도네시아는 인구 클래스가 A, B, C, D로 구분되고 각 클래스는 전혀 다른 시장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1st group들의 경쟁은 (물론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적어도 클래스 A~upper to middle B 클래스의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1위 업체의 방문자수도 월간 3~4천만 명 수준으로 인구의 12% 정도를 커버하며 성장세가 멈췄다 (한국의 경우 인구의 30% 수준은 될 것).

버티컬의 경우 이러한 전략으로는 1st group을 이기기도 힘들고, 성장에 한계가 있다. 이들은 더욱 선제적으로 Middle B 클래스에서 C 클래스에 해당하는 미래의 주요 중산층을 공략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게 녹녹하지가 않다. 아직도 이 클래스의 사람들은 소득 수준이 높지 않고 교육 수준이나 소비 행태가 독특하고 인프라 접근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미지: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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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Going to the hell or heaven

앞으로의 volume zone의 공략은 어떤 혁신들을 필요로 할까. 이 지역 고유의 것들을 상당 부분 바꿔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래도 열기 힘든 지갑을 열어야 하니 얼마나 힘들겠나.

첫 번째로 MD에서의 혁신이다. 매우 싸게 팔면서도 이윤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초기에는) B, C의 평균 구매 가격 범위에 맞출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의류 같은 경우 평균 basket size 10~20 달러). 그러면서도 free shipping, Logistics, 기타 고정비를 방어하기 위한 마진 구조를 가져갈 수 있어야 한다. 선진 시장에서는 가격과 마진을 동시에 추격하는 모델을 group buying이나 재고 상품에 대한 효율적 유통 등으로 혁신하였는데 (20~30% margin), 그것보다도 더 높은 마진 구조 (~40% 이상)가 필요하다고 보이며, 이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도매에서의 조달과 자체 생산의 최적 비중을 섞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는 동남아의 수많은 생산 공장들과의 협업 모델, 재고 관리 등에 대한 고민이 다른 국가보다 훨씬 높아야 할 것이다. 게다가 브랜드에 대한 관리도 함께 해야 하니…

두 번째로는 구매 경험에서의 혁신이다. SEA의 경우, PC 시대가 짧았으며 자연스럽게 PC형 커머스가 부재하였다. 그래도 거래가 있긴 하였는데 일종의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얻어 C2C로 거래하는 방식이었다 (우리로 치면 중고나라). 물론 여기에는 전문 retailer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모바일 인터넷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지만 이러한 소비 행태는 여전히 사람들의 습관에 남아 있는데, 예컨대 (일단 Naver 포털이 없으니)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혹은 BBM에서 관심 있는 물건을 찾으면 그곳에 남겨져 있는 컨택 정보를 통해 (전화 대신) 메신저를 활용하여 거래를 시작한다. 제품에 대한 추가 설명, 가격 흥정, 은행 계좌 정보 등을 이 과정을 통해 결정한다. 검색을 통해 최저가 나고요의 상품을 찾아다니며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우리와는 다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품을 의한 마케팅 콘텐츠를 어떻게 제작하여 소셜 미디어 등에 활용할 것인가, (SEO보다 중요) 제한적인 플랫폼 (단순히 화면뿐이 아니라 디바이스의 사양 포함) 내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큐레이션 해 낼 수 있는가, (이게 당분간은 꽤나 중요한데) 구매 과정에 있어서의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가 등이 주요한 해결 과제로 다가온다. 특히 고객 커뮤니케이션의 경우 많은 유저들이 메신저를 사용하기 때문에 챗봇의 역량이 퍽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24시간 CS에서 채팅만 붙잡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실제로 그런 기업도 있다). 이 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Chat bot을 대응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그 배경이 이해가 된다

마지막으로 Logistics에 대한 혁신이다. 자카르타와 주변 지역, 제2~3도 시내에서는 약 2달러 정도의 비용으로 1~2일 안에 딜리버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섬나라의 특성상 기타 지역으로 갈 경우 7일에서 10일 소요에 비용도 6~8 달러에 달한다. 그렇기 때문에 ware house의 allocation, 운송 수단과 제품 주문 별 mix 등에 따라 변동비의 폭이 매우 크다. Nija Van, a-commerce, etobee 등 다양한 분산형 logistics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게다가 거래의 절반 가까이가 Cash on delivery로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의 default rate (fake account & address로 주문 후 reward만 챙기는 유저도 있다는 점)도 상당한 cost로 자리잡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도 margin 방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제삼자 물류회사에 의존하기보다 logistics에서의 비용 절감과 거래 방식의 변화 등을 연계해야 한다. Kudo라는 Startup은 이런 점에서 재미있는 사례를 보여주는데 각 지역의 부녀회 회장이나 상점 점주들을 agent로 모아서 가상 계좌를 열어주고 지역 사람들에게 이커머스 제품을 직접 면대면으로 거래하게 한다. 그리고 거래가 발생하였을 경우 가장 계좌로 결제를 해주고 고객한테 직접 대금을 받고, 전체 거래 대금의 10~15%를 Agent와 나눠 가지는 모델이다. 다단계와 온라인 커머스를 접목한 듯한 모델인데, 이 경우 외간 지역에서 한꺼번에 거래량을 늘리기 때문에 logistic cost가 합리화된다는 점, 가상 계좌에서 바로 결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COD 문제가 해결된다는 이점이 있다. 한국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모델이다.

하지만 이 모든 혁신 중 가장 큰 모토는 데이터 분석이다. Margin을 높이기 위해서 팔리는 물건을 올려야 하고 팔리는 물건을 제작해야 한다. 그리고 Chat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분석하여 최대한 자동화를 달성해야 한다. 다른 국가보다 데이터가 더 중요한 이유이다.

지옥일지 천국일지 모르겠지만 오늘도 많은 스타트업과 외국 기업들이 도전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그냥 후들후들하지만 시장은 공평하다고 어떻게든 버티면 과실이 따라오지 않을까…

Tech in Asia의 명언이 생각나는데

SEA, it’s a revolution, not a 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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