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좋은 마케팅을 하기 위한 나만의 ‘기준점’

 

그렇게 시작된 스타트업 굿닥에서의 마케터 생활. 사실 스타트업에 관심은 있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회사를 다닐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포트폴리오 만들고 3번째로 보낸 회사가 여기)

하지만 아트디렉터가 아닌 마케터라는 업종으로 바뀐 만큼 새로운 모험(?)의 문이 열린 상황이지 않은가? 나름 설렘 반, 기대 반을 갖고 대표님께서 주신 미션을 가슴에 품고 (1편 참고) 모험의 첫발을 디디는 7월의 여름이 시작되었다.

 

그럼 현재의 상황을 살펴보도록 할까?

당시 회사 사이즈에 비하여 (정직원은 25명 정도) 나에게 주어진 마케팅 예산은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 아니 사실 서비스가 완벽하지 못한 상황에서 마케팅 예산을 달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한담.. 맨땅에 헤딩을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우선 그 맨땅의 상태가 어떤지 문제점에 대해 파악해 보기로 했다.

 

 

모든 목표의 시작은 문제점을 찾는 것부터

 

지금이야 온갖 트래픽의 분석, 내부의 유능한 브레인들로 인하여 문제를 찾기 쉬운 상태이지만 당시에는 그런 방법을 생각하기에는 상황적으로 여유롭지 못하였다. 여하튼 뇌피셜이긴 하지만 스타트업으로써 운영된 지 몇 년 되지 않은 앱 서비스,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인지도 등을 미뤄보아 아직 굿닥에 대해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판단하였다. (입사 직전까지 나도 이런게 있는줄 몰랐다)

그럼 우선 많은 사람들에게 굿닥이라는 서비스를 알려야겠다!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예산이 부족해.

 

에리이야. 당시 나의 심정과 비슷하구나. (출처:프듀48)

 

마케팅 시장에 있어서 위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솔직히 돈만 있으면 가능하다. 즉 매체 운영 가능한 인력과 마케팅 예산만 충분하다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다. (트래픽은 물론 유저들까지 돈으로 살 수 있는 시대)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건 이런 게 아니지 않은가?

생각해 봤다.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우리의 서비스를 알릴 수 있을까? (아 물론 예산도 없다)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무한도전도 이길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이제는 사라졌지만 당시 가장 인기 많던 예능

 

 

 

굿닥이라는 스타트업을 다니기 딱 1년 전 나는 이제석광고연구소라는 종합광고대행사에서 4년 정도 일을 한 적이 있다. 당시 대표는 매번 밥 먹듯 뉴스에 나오고 실검을 들락날락거렸는데 그럴 수 있었던 하나의 이유는 오로지 아이디어 중심의 광고를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이 상황을 뚫기 위해선 내가 잘했던 그것을 해보자”

 

때는 7월 초였고, 무더위로 전 국민들이 지치고 피곤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시즌이었다. 그런 무더위가 기승하는 그때 마침 복날이 다가오고 있었고, 당시 회사에서는 굿닥 캐스트라는 건강정보 플랫폼을 앱 서비스 안에 심어 넣어 운영 중에 있었다.

피키캐스트 및 카드뉴스 시대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었기에 회사에서도 나름의 승부수라 생각하며 앱 안에 이 서비스를 넣고 운영 중에 있었지만.. 생각보다 트래픽이 높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그래. 복날이라는 시기적 이슈에 굿닥캐스트의 건강정보를 활용하여 굿닥을 알릴 수 있는 광고를 한번 만들어 보자.”

하지만 기가 막힌 아이디어라는 것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역시 생각보다 쉽지 않은 미션이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정보와 생각들로 인하여 이렇다 할 아이디어가 안 나오고 있는 상황.

“안 되겠다. 계속 이도 저도 아닌 것들이 머릿속에 맴돈다. 우선 아이디어의 기준점부터 정하자”

그렇게 생각하니 한결 편하게 아이디어에 집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예산이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이슈가 될 만한 광고를 만들어야 하기에 나름의 기준을 잡았는데 그 기준이란 바로 이거였다.

 

 

나름 시청률 있는 신뢰도 높은 매체에서 공짜로 광고를 태워주네?!

 

 

뉴스에 나오는 마케팅을 하자.

마케터라는 직군으로 있었던 당시 (현재는 그로스해커) 언제나 아이디어의 기준은 과연 이 마케팅(혹은 광고)이 뉴스에 나올 수 있을까? 였다. 어찌 보면 말도 안 되는 말 같았지만 돌이켜보면 나름 승률도 괜찮았었다.

사실 이런 기준점으로 아이디어를 생각하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고민 중에 있어서 가장 큰 적수 중에 하나가 바로 확신인데 본인이 생각하든 혹은 팀원들끼리 함께 이야기 하든 나름의 기준을 만들지 않고, 회의를 하다 보면 양질의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기 전에 컷이 되는 경우가 많다.

 

보양식통령이라는 위의 광고를 예로 본다면

리바이 : 이번에 우리가 복날에 굿닥캐스트의 건강정보를 활용해서 광고를 만들어 볼 건데 어떤 게 있을까요?

아만다 : 복날에 먹는 음식들에 대한 정보를 사람들에게 알려주면 어떨까요?

– 여기서 아이디어가 끝나면 단순 정보성 콘텐츠 –

 

리바이 : 좀 더 사람들의 반응을 일으켜 보는 건 어떨까요?

셀리나 : 그럼 한번 보양식으로 나오는 음식들의 월드컵을 해보는 건요?

리바이 : 오 어떻게요?

셀리나 : 이상형 월드컵 같은 거 많이 하잖아요. 그것처럼 복날의 음식들을 취향 따라 경쟁시켜 보는 거예요.

– 여기서 아이디어가 끝나면 한때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누르던 이상형 월드컵-

 

리바이 : 방금 그 경쟁시킨다는 것으로 한번 디밸롭 시켜보면 어떨까요? 온라인상에서 말고, 실제 오프라인에서 대통령 선거처럼 한번 1등을 뽑아보는 거예요.

아만다 : 실제 선거처럼 포스터도 만들고?!

셀리나 : 재밌을 것 같은데요? 온라인으로 실제 투표도 한번 해보고, 결과도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요.

리바이 : 그거 좋네요. 그럼 한번 시작해 보죠.

 

 

밥도 치느님을 이길 수는 없더라..

 

 

이렇게 진행된 첫 캠페인은 목표하던 뉴스에 노출되었으며 나름의 성공을 거두었다. 효율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정확하게 측정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만약 캠페인이 실패했다면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측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니 측정할 시간에 아이디어에 투자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아 한가지 기억 남는 건 전체 예산은 포스터를 출력한 35만원이 전부라는 것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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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님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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