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시스’의 양수희 CCO인터뷰

모비인사이드 x 퍼블리시스

 

 

모비인사이드에서는 광고시장의 빠른 변화 속도에 맞춰, 광고대행사와의 협업을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Mobiinside Creative League’을 발표해 왔습니다. MCL은 광고대행사들의 국내외 광고제 수상내역을 기반으로 작성됩니다. 그중에서도 앞날이 기대되는 광고대행사를 마케터분들에게 소개하고자 ‘MCL 기업소개 : 광고 이야기’ 인터뷰 시리즈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기업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그룹인 ‘퍼블리시스’입니다. 퍼블리시스 그룹 코리아의 제작 총괄을 맡고 계신 양수희 CCO (Chief Creative Officer)님을 모셔 변화를 이끄는 광고 이야기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양수희 부사장님과 퍼블리시스 그룹 로고

 

 

Q. 웰콤퍼블리시스는 어떤 회사인지 알고 싶어요.


첫 시작은 “웰콤”이라는 국내 독립 광고 대행사였지만 현재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그룹인 퍼블리시스 그룹이 모회사입니다. 퍼블리시스 그룹 코리아에 속한 브랜드 (레오버넷, 웰콤퍼블리시스, 퍼블리시스 에밀, 제니스, 스타컴 등) 중 하나로, 광고주로는 르노삼성, 유니레버,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하이네켄 등이 있습니다.

 

 

양수희 부사장님과 팀원들이 회의하는 모습

 

 

Q. 웰콤퍼블리시스의 역사를 논할 때, 대우자동차의 레간자 광고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20년도 더 된 광고지만 아직도 레전드로 회자하는 광고입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웰콤퍼블리시스가 꾸준히 크리에이티브한 광고를 선보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레간자 광고가 탄생할 때는 광고계의 전설 ‘박우덕 대표님’이 웰콤에 계실 때로, 대다수의 자동차 광고가 일방적으로 다양한 장점들을 나열하고 뽐내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가운데서 레간자는, ‘소리 없이 강하다’라는 카피와 ‘볼륨 컨트롤’이라는 심플하고 강렬한 비주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광고였습니다. 이러한 아이디어로 칸 라이언즈 필름 부문에서 ‘Silver Lions’를 수상하고, 현대자동차의 판매량을 사상 처음으로 앞지르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대이변을 몰고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다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로, 시장분석부터 인사이트까지 전 과정이 소비자 관점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두 번째는, 장점이 많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오직 ‘하나의 메시지’를 새로운 틀 안에 담고자 노력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익숙하면서도 낯선 광고로 소비자를 깜짝 놀라게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시대와 상황에 따라 광고 미디어와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지속해서 달라질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플한 하나의 메시지를 새로운 방법으로 제시하는 것이 좋은 크리에이티브라는 생각은 변하지 않습니다

 

 

Q. 심플한 하나의 메시지를 선별할 때 큰 노력이 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메시지를 핵심으로 해야겠다’라고 결정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포인트는 소비자입니다. 광고는 소비자에서 시작하고 끝나기 때문에 그 포인트를 가져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믿습니다. 이 점이 퍼블리시스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좀 더 풀어서 설명해 드리면, 소비자의 행동과 심리를 이해하여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활용하여 낯설지만 공감할 수밖에 없는 메시지를 만들어보자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모두의 무릎을 ‘탁’ 치게 하는 광고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크리에이티브 전략이자 포인트입니다.

 

 


Q. 소비자 인사이트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는데, 머시론 ‘나의 일상을 지키는 힘’ 광고가 떠오릅니다. 약의 효능에 관해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자주적 삶에 대한 스토리를 풀어준 광고이기에 더욱 공감이 가고 기억에 오래 남았어요. 이렇게 소비자 인사이트를 간파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 이를 파악하는 과정에 대한 노하우를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인사이트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사전에 엄청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시대마다, 그리고 타겟군마다 소비자의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 시대에 화두가 되는 것을 파악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머시론 광고도 마찬가지입니다. 임신과 피임약을 대하는 여성들의 태도는 예전과 판이해졌기 때문에, 시대에 맞는 소비자 분석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소비자가 브랜드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끔 하는 방향으로 광고를 기획하였습니다.

아마, 저희가 아무리 피임약의 효능에 대해 말한다 한들 소비자들은 광고를 다시 상기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대신, ‘나의 일상을 지키는 힘’이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소비자의 공감대를 자극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특히 여성들이 겪는 피임과 이성과의 관계에서의 어려움을 간파하고 공감을 얻고자 했습니다.

이렇게 시대와 소비자에 관한 분석을 기반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소비자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과정입니다.

 

 

 


머시론, 나의 일상을 지키는 힘 광고

 

 

Q. 퍼블리시스는 광고 시장에서 어떤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차별성을 말씀드리기에 앞서 광고 시장에 대해 간단하게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이미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디지털 영상의 소비가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 코로나19로 ‘Untact Life’가 시작되면서, 디지털 영상은 말 그대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광고업계는 더더욱 빠르게 만들고 쉽게 소비하는 Snackable & Viral Contents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퍼블리시스는 이런 트렌드와는 별개로 단순한 화제성보다는 더욱 본질적인 내용의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공감대를 극대화하고, 브랜드를 재해석하며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르노삼성자동차 – 조금 다른 특별함>이 2019년 방송 광고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대외적으로 인정을 받았는데요. 보통 자동차 광고가 빠른 속도감이나, 외적인 디자인 등 특징에 중점을 두는 것과 달리 스토리를 통해 메시지를 풀어낸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런 광고를 기획하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브랜드 슬로건인 ‘조금 다른 특별함’이 그저 카피를 통해서 전해지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대신 이 슬로건이 광고에 온전히 담겨 소비자에게 진심으로 전해지기를 바랐습니다.

그리하여, 기획 단계부터 ‘오늘의 대한민국에 임팩트는 무엇인지’, ‘소비자의 가슴에 남을 혁신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톡톡 튀는 발랄함과 새로움이 아닌, 소비자들의 마음에 묵직한 힐링을 주는 방법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방향성을 바탕으로, 1세대 재즈보컬 박성연 선생님과 가수 박효신 씨의 협업을 기획하였습니다. ‘평범한 삶을 살고 있지만 이 별에 특별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 울림 있는 노래 가사와 르노삼성자동차가 추구하는 조금 다른 특별함이 잘 어우러져 감성적이면서도 메시지가 명확한 캠페인이 만들어 질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해당 광고는 TV와 라디오 광고 외에도 유튜브 디지털 미디어로도 집행되었고, 리메이크한 음원도 멜론 차트 TOP10까지 진입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이러한 성과가 르노삼성자동차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르노삼성자동차, 조금 다른 특별함 광고

 

 

 

Q.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광고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퍼블리시스가 탄생시킨 <맥도날드, 빅맥송 캠페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2011년에 처음 캠페인을 시작한 후, 올해로 5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참깨 빵 위에 순 쇠고기 패티 두 장, 특별한 소스, 양상추, 치즈, 피클, 양파까지~” 라는 노래로 진행된 캠페인으로 많이 알고 계실 것 같아요.

지금과 달리 캠페인을 시작할 때만 해도 유튜브의 전성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지 그 관심도를 수시로 공부해가며 기획한 캠페인입니다.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바이럴한 콘텐츠를 탄생시킨 것이죠. 덕분에 빅맥송 캠페인은 매회 소비자들의 Creative 한 발상을 끌어내는,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소비자 참여형 캠페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Q. 광고에서 디지털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퍼블리시스는 이러한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어떠한 준비를 하고 계실까요?

저희가 맡은 브랜드들은 이미 다 디지털 쉬프팅이 되어있어 자연스럽게 변화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조직 면에서도 Digital, Non-Digital을 구분하지 않고, 각 브랜드 담당자들을 하나의 팀으로 구성해 빠르게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안에서도 더 전문화된 영역을 위해 퍼블리시스의 글로벌 브랜드 ‘디지타스’가 올해 국내에 런칭되었습니다. 디지타스를 통해, 데이터 기반의 퍼포먼스 마케팅을 많이 다룰 예정이니 지켜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Q. 유튜브, 틱톡 등 동영상 플랫폼들이 TV보다 대세를 이끄는 시대입니다. 광고 제작 시 해당 매체들을 염두에 두고 제작(크리에이티브)을 구성하시는 편인가요?


물론입니다. 광고니, PR이니 같이 광고업계에서 선을 긋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 내느냐가 중요한 시점입니다. 그렇기에 이 콘텐츠를 가장 빛나게 하기 위한 날개 즉, 플랫폼을 달아줘야 합니다. 콘텐츠뿐 아니라 그 콘텐츠를 담은 플랫폼까지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Q. 퍼블리시스가 기획한 광고 중 ‘변화에 이끌려가고 싶지 않다면, 우리는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신념을 대표하는 광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변화를 주도하는 플랫폼 ‘삼성 멤버스’ 커뮤니티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삼성 멤버스는 브랜드와 유저들의 Relationship, 그리고 갤럭시 폰 유저들 간의 소통을 위한 커뮤니티입니다. 이는 글로벌 프로젝트로서 레오버넷 시카고에서 주도권을 잡고 관리하고 있지만, 삼성이 국내 브랜드이다 보니 저희 오피스에서도 많은 부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광고회사에서 매스 타겟이 아니라 ‘특정 디바이스 유저’를 대상으로 몇 년 동안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은 흔치 않은 케이스입니다. 그렇기에 퍼블리시스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캠페인이고, 그 안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의 진화를 지켜보는 일도 많은 공부가 되고 있습니다.

 

 

Q. 처음 광고계 입문하신 후 현재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어떠한 변화를 겪으셨으며, 미래의 광고 시장은 어떠한 변화를 맞이할 거라 생각하시나요?


예전에는 제작물 하나만 잘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했던 시기나 Integration, One Solution/Multi Use 등을 강조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디지털 전성시대가 오면서 광고계는 콘텐츠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 힘은 좀 오래갈 것 같습니다. 시대를 읽고 담으며 공감을 일으키기에 콘텐츠만큼 ‘빠르고 다양하게’ 반영할 수 있는 툴이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국민이 크리에이터가 된 현시점은, 광고회사도 방향성을 바꿔 나가야 할 때입니다. 기존의 광고 영역 틀에서 벗어나서, 물건을 생산하고 디자인하는 등의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해야 할 시점입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고 있다고 하더라도, 광고의 본질은 여전히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커뮤니케이션에 있다는 생각은 바뀌지 않습니다.

 

 

Q. 앞으로의 잠재/미래 광고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무래도 코로나로 인해 광고계와 브랜드 모두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비즈니스 솔루션을 함께 고민하고 답을 낼 수 있는 파트너가 중요합니다.

제작물 하나로 브랜드 솔루션을 내던 시기는 많이 지났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브랜드를 브랜드 담당자만큼 잘 이해하여 소비자에게 어필할 전략을 짜고, 이를 적절한 시기에 Creative 하게 담아낼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것이 브랜드와 광고회사 모두 함께 윈-윈할 수 있는 길입니다.

 

 

 

 

위의 인터뷰는 모비데이즈 이혜린 매니저가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