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5, 60대 이상은 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에 필름을 넣고 찍고 그 사진이 인화 되어 나올 때까지 궁금해하며 기다렸던 시절을 기억할 것이다. 지금 젊은 세대들 은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찍는 즉시 확인하기에 아마도 그 시절 인화된 사진을 기다리며 그들이 느꼈을 궁금증과 설레임(?)의 시간을 연상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디지털의 발달은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인류가 개발한 수많은 문명의 이기가 그렇듯 디지털의 발달 역시 우리 일상에 미친 영향은 좋은면과 그렇지 않은 양면을 보여주고 있다.  몇 년 전 퀵백(Quick Back)이라는 다소 생소한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제 퀵백은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발견할 수 있는 현상으로 자 신의 행동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고 싶어 하는 현상을 말하며, 이는 디지털 세대의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디지털 영상 세대의 특징이 즉시성이라고 하는데, 미디어 이용자들이 자신이 존재하는 그 시간과 그 장소에서 미디어를 즉각적이고 실시간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 이런 시대적 특징을 ‘퀵백’이라는 단어로 표현한 것이었다. 휴대전화의 등장은 사람들을 ‘전화선’으로 인한 구속에서 해방시켜 공간을 초월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게 해 주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들을 항상 ‘휴대전화기’에 묶어두고 시간을 구속하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기도 했다.

만남의 자리에서 휴대전화가 울려 가방을 열어보는 일을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 을 것이다. 휴대전화는 ‘어디서나 통한다’ 라는 초기의 광고 문구처럼 즉각적인 소통을 의미한다.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 연락도 없이 약속을 어기는 상대방으로 인해 만남이 불발로 끝나는 것을 ‘바람 맞았다’고 표현했다. 지금은 휴대전화 덕분에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급할 때 즉각적인 통화는 참으로 유용하다.

그러나 휴일 직장상사의 업무 전화나 문자는 입장에 따라 편리보다는 속박과 스 트레스로 느껴 질 수도 있다. (김양은,재인용)


이렇듯 휴대전화가 일상이 된 이후 앞서 말한 ‘퀵백’의 장단점 외 또 다른 문제는 무엇이 있을까? 2020년부터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로 인해 세계 인 모두가 외부활동에 제재를 받게 된 지금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우리들의 일상 생활을 되짚어 본다면 독자여러분도 그 대답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직장인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에서 혼자 휴대폰 아니 스마트폰을 만지는 시간이 늘어났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자 친구들도 거의 만나지 않는데다 퇴근 후에 하던 수영도 그만뒀기 때문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돌아다니거나 넷플릭스로 드라마를 연달아 보다 보면(빈지뷰잉 Binge Viewing) 저녁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스마트폰을 안보면 공허하고 무기력한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A씨처럼 우리 주변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매체 이용 시간이 대폭 늘어난 사람들이 많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우울감을 일컫는 이른바 코로나 블루(코로나19와 우울한 기분을 뜻하는 블루가 합쳐져 만들어진 신조어)를 겪는 사람일수록 디지털 매체에 과의존할 위험이 많기에 전문가들의 염려와 우려가 쏟아져 나온다.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와 같은 현상은 ‘언택트(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이 우울, 불안감을 강화하고, 그것이 또 디지털 중독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지속 가능한 언택트 사회를 위해서는 행위 중독을 예방하고 건강한 디지털 미디어 활동 방안을 마련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라고 힘주어 말한다.

 

 

 

 

 

한국리서치에 의뢰하여 전국성인남녀 1,017명에게서 얻어진 ‘중독포럼’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이후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44.3% (조금 늘었다 28.7%·매우 늘었다 15.6%)에 달했다. 그 중에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채팅이 48.6%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뉴스(47.2%), 쇼핑(34.6%), 사진 ·동영상(29%)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울감이나 불안감이 심각한 사람 중 스마트폰 이용이 ‘매우 늘었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21.7%와 25.6%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15.2%·13.2%)보다 눈에 띄게 높았고, 응답자의 24.4%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게임을 하는 시간이 늘었다고도 답했다. 특히 우울함이나 불안감이 심한 응답자에게서 온라인 게임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 눈 여겨 볼 부분이다. 즉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적지 않은 국민들이 불안이나 우울감으로 인해 디지털 의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는 결과이다. 이은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감염병으로 인해 일상을 잃어버리고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며 ”정신적 트라우마가 전염병처럼 유
행하는 ‘멘탈데믹(Mentaldemic)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의 여러 의견을 참고해 볼 때 우리는 코로나 블루, 디지털 중독, 디지털 포비아에 대한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야만 할 것 같다.(재인용)

이처럼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기반의 디바이스의 발달은 퀵백과 같은 속도에 대한 변화뿐 아니라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우울함과 불안감 등이 뒤 섞인 코로나 블루로 진화 하면서 지나치게 디지털에 의존하는 중독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실제로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각종 미디어들의 시청률은 증가하고 있고, 코로나의 장기화로 최근 국내에서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OTT의 점유율은 80%에 달하는 반면, 웨이브, 네이버TV 등 토종 OTT 점유율은 20%대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 에이웍스에 따르면 유튜브의 월간이용자수(MAU)는 4319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83% 수준이다. 특히 유튜브의 1인당 이용 시간은 월 평균 29.5시간으로, 네이버(10.2시간) 대비 2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재인용)

 

 

 

 

 

문제는 이렇게 디지털 기반의 플랫폼으로 시작된 디지털 중독, 포비아, 코로나 블루 등 사회적 현상이 청소년들에게 급속도로 전이되고 있어 또 한번 깊은 고뇌가 필요한 사회현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앞서 말한 필름 카메라에 대한 추억처럼 아날로그 생활을 기반으로 출발한 기성인들에게는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가 있다.  이들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디지털 기기사용법을 습득함에 다소의 애로가 있었기에, 인생의 어느 시점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로 얼마간의 시간 안에 디지털 중독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충분할 것이라 추정되지만, 출생 때부터 디지털 플랫폼을 경험한 지금의 청소년들은 디지털 중독에 대한 문제가 대단히 심각하여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즉, 이들 초, 중, 고등학교 청소년기의 학생들 생활 대부분이 디지털을 기반한 생활패턴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디지털을 금할 경우, 이들의 삶은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만큼 습관을 동반한 중독은 해결책이 쉽지 않다.

중학교 2학년생인 이ㅇㅇ(14)학생은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서 10분이 채 안 걸리지만 벌써 1학기에만 지각을 다섯 번 했다. 스마트폰으로 카톡을 하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심지어 요즈음 뜬다는 틱톡까지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기 때문이다. ‘시험기간 때만이라도 스마트폰을 안 하고 싶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눈을 뗄 수가 없다’며 ‘학교 성적이 갈수록 떨어지고 부모님 걱정도 태산이지만 그냥 될 대로 되라는 생각이 든다’고 이ㅇㅇ(14)학생은 말하고 있다.

 

 

 

교복업체 형지엘리트가 초·중·고교생 3826명을 대상으로 `10대 학생 SNS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2018.7)를 보면, 하루에 SNS를 10회 이상 접속했다는 청소년이 54.7%에 달했다. 또 청소년 중 19.3%는 5시간 이상 SNS를 사용하고 11.1%는 4~5시간, 17.5%는 3~4시간을 사용한다고 한다. 청소년 대다수가 하루에 3시간 이상 SNS를 들여다본다는 것이다. 숀 파커 페이스북 초대 사장은 한 행사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인간 심리의 취약성을 착취하고 있다’ 면서 ‘우리가 아이들 뇌에 무슨 짓을 했는지는 신만이 아실 것’이라면서 ‘우리가 SNS라는 괴물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2017.11) 이러한 내용들을 볼 때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그리고 SNS, 유튜브 등의 지나친 이용은 인간의 심리적 상태를 중독상태로 만들어 디지털 금단 현상이 생겨날 정도로 심각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한다. (재인용)

최근 독일 시사주간 ‘슈테른’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디지털 중독에 대해 보도(2019.1)하면서 과연 이대로 방치해도 되는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내용을 인용해보면, 과거에는 가족들이 둘러앉은 식탁에서 대화를 방해하는 장애물로 신문을 꼽았다면, 지금은 그 자리를 스마트폰이 대신하고 있으며 가족끼리 둘러앉은 자리에서조차 저마다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멀리 독일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역시 저녁 식사 시간은 어떠 한지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독자여러분의 저녁 식탁은 스마트 폰으로 인해 가족간의 대화가 끊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사실 한국의 전통적인 밥상머리 교육이 없어진 지 오래다. 비단 가정에서의 문제만은 아니다. 과거 ‘중독’이라는 단어는 오랜 기간에 걸쳐 몸에 해로운 물질을 만지거나, 먹거나, 마시거나, 혹은 피우는 것 등으로 인해 인체에 유해한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인터넷이 등장한 후로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하게 되었다. 바로 디지털 중독이다. 디지털이 세상에 처음 등장했을 때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은 분명 스몸비(smombie ;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길을 걷는 사람들로 스마트폰(smart 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 와 같은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제 우리 젊은이들에게 중독의 위험이 있는 것은 알코올이나 마약 등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 다. 그렇다면 이렇게 습관적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쳐다보고 있는 데는 혹시 어떤 이유가 있는 걸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심리적인 이유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즉, 온라인에서는 누구나 자신을 보호해주는 가면을 착용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실 이러한 가면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자신에게 상처를 남기게 마련이다. 이러한 병폐를 인지한 경험자B씨는 디지털 세상에서 탈출하기로 마음먹고 한때 인스타그램에 중독되어 있었지만 곧 SNS가 자신을 병들게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수많은 팔로어를 뒤로하고 과감히 계정을 삭제해버렸다고 한다 한때 그의 삶을 지배했던 잔뜩 멋을 부린, 부자인, 지나치게 미인인 척했던 비현실적인 가면을 쓴 인물들과 작별을 고했더니 놀랍게도 질투, 공허함, 우울증이 깨 끗이 사라졌다고 한다. 물론 온라인 중독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단순히 운이 좋았거나, 아니면 강한 정신력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또한 수십 년 동안 여러 회사들의 광고나 각종 SNS 그리고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와 디지털미디어에서 쏟아내는 필요 정보를 통해 사용자들을 세뇌시키고 있는지 역시도 확실하진 않지만, 이러한 지속적인 시도는 높은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심리적인 세뇌를 할 것이다 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뉴욕대학의 마케팅심리 전공의 애덤 알터 교수는 그의 저서인 베스트셀러 ‘거부할 수 없는’ 에서 ‘인터넷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하면서 디지털 중독은 담배나 헤로인 중독과 다를 바 없고, 특히 소프트웨어 회사와 SNS 회사 간부들이 사람들을 SNS에 의존하도록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짜놓은 알고리즘과 같은 도구들을 무시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미국 성인의 경우 75%가 매일 24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지니고 다닌다는 점과 심지어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스마트폰을 침대 옆 테이블에 올려놓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라는 대목에서 필자 역시도 디지털 중독인가에 대한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을 듯 하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우리 삶에 편리함을 가져왔다. 그리고 그 편리함을 담보로 사회,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의 생활양식이 변하고 있다. 그중 가장 큰 가시적인 변화는 아마도 사람의 일을 기계가 대신하는 시대, 그리고 스마트폰을 통한 초연결 시대의 도래일 것이다. 이 같은 디지털 만능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손쉬운 작동으로 편리하게 필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반면 이것을 편리하게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 편리함이 되려 특정한 사고로 이어져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 또디지털 기기를 없으면 소외감과 우울감에 빠지는 사람들, 디지털 능력을 갖춘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여러 유형의 명과 암으로 나누어 졌고, 지금도 새로운 양면성을 계속적으로 보여주면서 긍정, 부정으로 활용되어 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온택드 등 다양한 형태로의 사회내 디지털기기의 응용이나활용이 더더욱 우리들로 하여금 디지털 없이는 무엇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일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디지털 중독이 두렵다고 이를 거슬러 아날로그 시절로 회귀할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는 기술력에 수많은 인력과 자본을 투자하여 눈부시게 발달하는 그 이상으로 더 많은 관심과 시간, 자본을 들여서라도 인간의 존엄성을 연구하고 유지해야 할 일이다. 우리 젊은이들의 미래가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전 세계는 인류가 병들기 전에 혹은 더 이상 중병이 되지 않도록 예방과 치료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질병의 원인을 찾아내 치료하듯 디지털 중독 역시도 우리의 청소년과 미래세대의 구원을 위해 무한한 관심과 투자를 해야할 의무가 지금 우리에게 있다.

 

 

Gil Park님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