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뉴런효과와 동작 얼리기 이론으로 알아보는 마케팅 이야기

 

 

*본 콘텐츠는 관광학연구 제44권 제8호에 실린 최광호, 황조혜 님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인스타그램은 마케터에게 참 매력적인 채널입니다. 사진으로 표현되는 다양한 감성이 매력적이죠. 많은 기업들이 인스타그램을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며 브랜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특히 F&B 계열 담당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음료, 음식 등을 더 맛있고 흥미롭게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이 들기 마련이죠.

이때 호기심을 이끄는 한 논문을 발견하게 되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행동이론을 통해 보는 궁금증 정리

 

음식 사진은 굳이 기업 브랜드 담당자가 아니어도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도 자주 찍곤 하죠. 어떻게 하면 더 잘 나올지 심사숙고 끝에 여러 장의 사진 중 하나를 건지곤 합니다. 이 논문에서 저자는 두 가지 행동이론에서 음식 사진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거울 뉴런 효과(Mirror Neurons)

인스타그램의 사진들은 푸드 포르노적 요소가 강하며, 음식 모습이나 먹는 사람의 모습이 클로즈업되어 있고 음식의 색감이나 질감을 과장되게 표현합니다. 이러한 음식 사진을 보면서 사람들은 무의식중에 배고픔을 느끼고 먹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는 거울 뉴런이라는 신경세포에 의해 설명할 있습니다.

거울 뉴런 효과는 이탈리아 파르마 대학의 신경과학 연구팀에 의해 원숭이의 뇌에서 처음 발견되었습니다. 원숭이의 동작과 뇌의 활동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 한 원숭이가 전혀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움직임과 관련된 뇌세포(뉴런)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던 것을 발견했죠. 그 원숭이가 한 것은 가만히 다른 원숭이나 주위에 있는 사람의 행동을 보고만 있었던 것뿐이었습니다. 이처럼 직접적인 경험 없이 마치 자신이 행동을 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 거울 뉴런입니다.

 

 

 

 

우리들이 가장 쉽게 겪는 거울 뉴런 효과는 레몬을 먹는 사람을 볼 때 발생합니다. 다른 사람이 레몬을 먹는 모습을 보거나 상상만 해도 입안에 침샘이 활성화되어 침이 고이는 걸 보면 이해가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아마, 지금도 침샘이 고이셨을 거라 생각되네요.)

같은 원리로 우리가 먹방을 보면 배고픔을 느끼고 같이 먹고자 하는 것도 거울 뉴런의 활성화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연구자는 거울 뉴런 효과를 통해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음식 사진도 사진과 인물이 함께 있는 이미지를 올리면 먹고자 하는 심리를 자극해 효과가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죠. 그래서 연구를 통해 인스타그램에 올라가 있는 음식 사진 음식만 있는 사진과 인물이 포함된 사진에 따라 보는 사람의 공감에 차이가 있는지 보고자 했습니다.

 

동작 얼리기 기법(frozen motion)

이어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인물 동작(움직임) 크기에 따라서도 비교해보고자 했습니다. 인물이 있는 사진도 인물이 음식을 먹으려고 하는 동작의 크기에 따라 사진을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처럼 움직이는 장면을 포착하여 사진 찍는 방법을 동작 얼리기(frozen motion) 기법이라고 하는데요.

사진은 영상보다 전달할 수 있는 정보는 부족하지만 움직임을 포착한 사진은 그 한 장으로도 1분짜리 영상보다 더 많은 상상을 할 수 있게 만든다고 합니다. Lutz and Lutz(1978, p. 616)는 “인간의 상상력은 어마어마하며, 소비자와 개인적으로 관련이 있는 광고주가 제공하는 자극보다 우선할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었죠.

 

 

 

 

그래서 동작 얼리기 기법으로 찍은 사진은 일반적인 정지 상태의 사진보다 동적인 느낌을 주고(Joo, 2019), 사진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완전한 동작을 완결 지으려고 상상하게 만든다(Lee, Ahn, & Ha, 2013)고 하는데요. 저자는 사람이 있는 음식 사진을 다시 움직임이 없는(동적 수준이 낮은) 사진과 움직임이 있는(동적 수준이 높은) 사진으로 분류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소비자들이 광고의 인물에 본인의 모습을 투영해 공감을 나타내는 것에 착안하여 음식 사진에 인물이 포함되어 있을 때, 그리고 인물이 음식을 먹으려고 하는 동작의 크기 차이에 따라 공감의 차이가 있는지 확인해보고자 했죠.

 

 

음식 유형에 대한 차이는 없을까?

 

음식 유형은 건강식과 비건강식으로 나누어 비교 연구했습니다. 건강식과 비건강식은 그 상황이나 제품의 표현 방식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이나 반응에 영향을 준다(Kim & Choi, 2016; Ko & Lee, 2017)고 하는데요.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다양한 음식 유형을 건강식과 비건강식으로 나누어 살펴보았습니다.

 

 

인스타그램 음식 사진, 사람과 함께? 아니면 음식만? 어떤 모습으로?

 

실험한 결과는 아래와 같이 나타났습니다. 결과 위주로 가볍게 소개해드릴게요.

 

건강한 음식의 인물 유무에 따른 공감 차이

연구에서 건강식은 토마토와 브로콜리를 선택하여 ‘토마토 브로콜리 샐러드’로 선정했고, 비건강식은 가공육류와 튀김류를 선택하여 ‘소시지 감자튀김’으로 선정했습니다. 

실험 결과는 건강한 음식 사진의 인물 유무에 따른 공감의 차이는 유의하게 나타났습니다. 배고픔의 영향력을 통제하고 건강식을 제시했을 때는 소비자들의 공감은 음식 사진에 인물이 있을 높았습니다하지만 배고픔의 영향력을 통제하고 비건강식을 제시했을 때는 소비자들의 공감에는 차이가 없었죠.

 

음식 사진의 동적 수준 차이에 따른 공감 차이

배고픔의 영향력을 통제하였을 때 소비자들의 공감은 음식의 종류에 상관없이 음식 사진에 있는 인물의 움직임이 클수록 높았습니다

 

 

 

 

연구 결과 정리

 

본 연구는 거울 뉴런 효과와 동작 얼리기 기법을 통해 시작되었습니다. 음식 사진을 사람 혼자 찍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사람과 같이 찍는 것이 좋을지, 그렇다면 사람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야 하는지 등을 알아보았죠. 우린 다음과 같은 실험 결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첫째, 음식 사진의 인물 포함 여부에 따른 소비자의 공감은 제시된 음식이 건강식일 경우에만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제시된 음식이 건강식일 경우, 음식 사진의 인물 포함 여부에 따른 공감 평균을 살펴보면 인물이 포함된 사진에서 인물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사진보다 공감을 보였죠. 하지만 제시된 음식이 비건강식일 때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저자는 이 모습을 소비자의 거울 뉴런 활성이 타인의 의도를 짐작하게 하고, 인물이 있는 사진을 보며 본인의 모습을 음식 사진 속 인물로 투영해 따라 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공감이 크게 발생한 으로 평가했습니다.

둘째, 인물이 포함된 사진 동적 수준 차이에 대한 소비자의 공감 차이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값이 나왔습니다. 음식 사진의 동적 수준에 따른 공감 평균을 살펴보면 음식 사진에 나와 있는 인물의 움직임이 클수록 높은 공감을 보였죠.

움직임의 크기는 음식을 먹으려고 하는 행위의 정도로, 음식을 먹으려고 하는 모습이 느껴지는 사진에서 공감을 크게 느낀다는 입니다. 이는 움직임이 있는 사진을 볼 때 지각적 조직화의 완결 법칙에 따라 불완전한 동작을 완결하려고 하면서 주의를 일으키는 효과라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인스타그램은 어떤 사진을 올리냐에 따라 매력을 다르게 보여줄 수 있는 수단입니다. 음식 사진과 함께 인물이 등장할 때 어떤 모습으로 찍어야 할지에 대한 주제로 매우 흥미로운 연구였는데요. 얼핏 생각하기에 ‘당연한 거 아니야?’라고 할 수도 있지만, 데이터로 검증된 효과가 있다는 건 또 다른 새로운 이야기이니까요. 마케터분들에게 즐거운 이야깃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재밌는 연구를 해주신 최광호, 황조혜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전형준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