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의 개선 과정

 


레퍼럴 기능은 단어 그대로 기존 사용자가 자신의 지인에게 서비스를 추천한다는 의미에서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가진다. 최근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로빈후드는 앱이 출시되기도 전, 베타 서비스를 홍보하는 웹사이트에서 친구에게 서비스를 추천하여 가입하게 한 가입자들에게 우선권을 주는 ‘빠른 줄’이라는 레퍼럴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로빈후드는 앱 출시 전에 100만 명의 잠재 고객을 유치할 수 있었다.

지난해 9월 아몬즈에 입사하여 처음으로 맡게 된 프로젝트는 아몬즈의 레퍼럴(친구초대) 기능을 개선하는 것이었다. 오늘은 해당 프로덕트를 개선하게 된 배경과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글로 정리해보려 한다.

 



문제 정의



본격적으로 레퍼럴 프로그램을 개선하기 전 왜 개선해야 하는가,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였다.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문제 정의를 위해서는 해당 프로그램에 익숙한 구성원들과의 대화가 필요했고, 자연스레 제품 책임자님과 CEO님과 현재 문제점에 대해 논의하고, 혼자 서비스를 분석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를 통해 정의된 현 레퍼럴 프로그램의 주요 문제는 다음과 같았다.



경영/운영 관점

-보상을 제공하는 시점에 대한 오류로 실 구매로 이어지는 신규 고객을 유치하지 못하는 문제

-이로 인한 마케팅 비용의 누수

 

UX 관점

– 친구추천 기능으로 진입하는 버튼이 눈에 띄지 않아 인지되지 않는 문제

– 사용자가 친구를 초대하고 싶게 만드는 후킹 문구의 부족

– 레퍼럴 프로그램의 보상 정책 설명에 접근하는 데 필요한 추가적인 뎁스

– 긴 문장으로 이루어져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 소개문

 

이렇게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정리하자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도출하는 과정까지 순탄하게 이어질 수 있었다. 서비스를 친구에게 추천하고 싶어지는 콜투액션 플로우와 이해하기 쉬운 프로그램 소개, 실제 구매로는 이어지지 않고 혜택만을 취득하는 체리피커를 방지하는 안정적인 운영정책을 주요 개선 방향으로 세워, 세부적인 기획을 진행하게 되었다.

 



Step 1. 진짜 서비스를 추천하고 싶은 유저만을 위한 보상 플로우는 무엇일까?



레퍼럴 프로그램의 보상 제도를 악용하는 고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추천을 통해 유입된 신규유저가 서비스의 핵심 행동을 체험하는 시점에 적절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유저들이 경험해야 하는 핵심 행동은 서비스에 따라 달라지며 커머스는 구매, 게임은 플레이, 핀테크는 송금 등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아몬즈의 기존 보상 시스템

 

 

 



아몬즈의 기존 레퍼럴 보상 시스템은 초대받은 친구가 회원가입을 완료하면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2천 포인트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일부 유저들은 친구초대코드를 블로그를 통해 배포하여 몇십만 원의 포인트를 챙기는 등 레퍼럴 보상 정책의 빈틈을 악용하였다. 해당 경로로 가입하는 유저의 구매 전환율도 낮은 수준이었기에, 우리는 보상의 제공 시점과 보상 규모를 중점적으로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레퍼런스

 

 

서비스별 보상 시스템

 



적합한 보상 시점과 유형을 결정하기 위해 여러 레퍼런스를 조사하였다. 이를 통해 서비스별 규칙을 찾을 수 있었다.

– 추천인에게는 초대받은 친구가 활동을 완료한 시점에 보상을 제공.

– 친구에게는 별도 신규회원 혜택이 큰 경우 활동 완료 시점에 보상을 제공하며, 별도 신규회원 혜택이 적거나 중복되지 않는 경우 회원가입 시 보상을 제공.

 


아몬즈의 신규 보상 시스템

 

 

신규 보상 시스템

 


아몬즈의 신규회원 쿠폰은 총 3만원이었지만 상품별로 적용 가능한 쿠폰이었기에, 실질적인 할인 혜택이 크지 않은 수준이었다. 또한 인지도를 높여가는 단계로 신규회원의 유입을 통한 인지도 향상과 신규회원의 유입을 구매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 목표로 설정되었다.

그렇기에 친구는 회원가입 시 신규회원 쿠폰과 중복 사용가능한 보상을 제공하기로 하였다. 중요한 건 보상의 규모였는데, 주얼리류의 객단가를 고려하여 1000포인트로 설정하였다.

추천인은 부당이득을 방지하기 위해 초대한 친구의 첫 구매 확정 시 보상을 제공하는 것으로 정책을 수정하였다. 또한 기존 유저의 리텐션 유지 및 레퍼럴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위해 초대한 친구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2000포인트가 보상으로 설정되었다.

 



Step 2. 어떻게 사용자를 참여시킬까?

 

개선 전 아몬즈 친구초대 페이지

 



레퍼럴 프로그램은 마이페이지에서 진입 가능하였는데 문자로만 구성되어 시각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형태였고, 구매확정/후기작성 유도 버튼이 호출되면 그마저 잘 보이던 보라색의 2000원도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었다. 또한 상세 페이지에서는 참여 방식에 대한 설명만 배치된 구조로, 사용자를 레퍼럴 프로그램으로 유입시킬 후킹 요소가 없는 상태였다.


이 아티클에 따르면 적절한 이미지는 이중 부호로서 메시지를 사용자에게 더 명확히 인지시킨다. 이에 따라  우리는 레퍼럴 프로그램으로 진입하는 버튼과 소개 페이지에 적절한 그래픽을 제공하고, 적절한 후킹 문구를 통해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하기로 하였다.

 



레퍼런스

 

쿠팡이츠의 띠배너와 소개페이지

 



쿠팡이츠는 배달플랫폼 시장의 후발주자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신규 유입자 확보에 주요한 채널인 레퍼럴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위해 ‘추천인과 친구, 쿠폰’을 형상화한 그래픽을 유입버튼과 소개페이지에 제시하는 방법을 택했다. 또한 ‘친구 10000원 + 나 5000원’ 문구를 강조함으로 사용자를 후킹한다.

 

 

보상 현황을 보여주는 오늘의집, 아이디어스, 당근마켓

 


오늘의집, 아이디어스, 당근마켓의 친구초대 페이지에 진입하면, 활동 현황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UI를 제공한다. 레퍼럴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용자가 획득한 보상과 진행 현황을 보여줌으로써 사용자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아몬즈의 신규 친구초대 유입 버튼과 소개페이지

 

 

신규 레퍼럴 프로그램 페이지

 



우리는 신규 유입을 확대하고 구매 전환을 발생시키는 것이 주요한 목표이기에 레퍼럴 프로그램으로 진입하는 버튼이 눈에 잘 띄도록 띠배너 형식을 도입하고, 2000원의 보상을 컬러로 강조하였다. 또한 동전, 지폐 일러스트를 통해 친구 초대 보상을 사용자가 인지하기 쉽도록 유도하였다.

상세 페이지에서는 ‘아몬즈에 친구 초대하고 2천원 받자’는 명확한 메시지를 강조함으로써 사용자의 참여를 활성화하였으며, 하단에는 대기 중인 포인트와 받은 포인트를 배치함으로 기존 유저가 초대한 친구의 첫구매를 독려하고, 이미 받은 혜택의 규모를 확인함으로 지속적으로 레퍼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플로우를 구축하였다.

 



Step 3. 프로그램 정책을 명확하고 쉽게 전달하기



기존의 정책 소개는 문장이 길어서 사용자가 읽고 바로 이해하기 어려운 형태였다. 포인트/쿠폰 등 금전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에서, 정책을 명확히 전달하지 않으면 고객의 CS 등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 좋은 가독성의 정책 소개문을 전달하기로 하였다.

 

위의 글들을 보면 문장은 짧고, 글꼬리를 짧게 할수록 전달력과 가독성이 향상된다. 이에 따라 우리는 긴 문장의 정책 소개문에서 핵심 내용만을 추려 짧은 문장으로 만들고, 구분점을 두어 메시지 별로 명확히 구분되도록 하였다.

 



아몬즈의 기존 정책 소개문



초대받은 신규 회원 : 현금 2,000원 상당의 포인트 증정

초대받은 신규 회원이 회원가입에서 코드를 입력하여 가입한 경우 또는 레퍼럴 프로모션 페이지에서 코드를 입력했을 경우, 해당 계정으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2,000포인트가 적립됩니다.

(생략)

 


아몬즈의 신규 정책 소개문



안내사항

  • 내가 받은 혜택은 친구의 첫 구매 확정 시 지급됩니다.
  • 친구초대는 최대 월 50회 가능합니다.
  • 초대횟수는 첫 구매확정 친구 기준입니다.
  • 적립된 포인트는 유효기간 없이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중략)


기존의 긴 호흡의 문장을 핵심 내용에 맞추어 끊었다. 또한 문장마다 구분점을 두어, 메시지가 구분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최대한 핵심 내용만을 담아 사용자가 쉽게 정책을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글을 마치며



사용자 입장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면 제품의 요소마다 세밀하게 짜여진 논리적인 플로우를 읽기 어렵다. 하지만 설계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바라보면 카피라이팅부터 그래픽, 버튼까지 하나하나가 의도를 가진 설계도이다.

시간이 지나 프로젝트를 회고하니 내가 놓쳐버린 수많은 요소들을 다시 발견하고 생각할 수 있었다. 결국 프로덕트의 설계는 논리력에 달려 있음을 절실히 깨닫는다.

 

 

Tree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