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 83개국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가 한국의 제작진이 만든 오리지널 드라마에 투자해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든 사례는 이미 ‘킹덤’과 ‘D.P.’도 있었지만 ‘오징어 게임’의 인기는 완전히 새로운 현상이라 하겠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의상과 소품이 큰 인기를 얻으며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출연자들에 대한 관심도 드라마의 인기 상승에 힘입어 너무나 뜨겁다. 출연자들의 SNS 계정에 팔로잉 신청이 줄을 잇고 있으며, 미국 유명 토크쇼에서 오징어 게임 주요 출연자들을 게스트로 섭외하기도 했다. 단순한 흥행을 넘어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문화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오징어 게임’이나 ‘킹덤’ 그리고 ‘D.P.’의 성공 요인으로 얘기되고 있는 것들 중에 가장 많이 거론이 되는 것은 과감한 예산 투자와 제작진의 자율성 보장이다. 한국 콘텐츠 창작자들이 1순위로  넷플릭스를 찾는 이유는 세계 2억 명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의 방송에서 금기시하는 소재도 문제가 되지 않고, 제작비도 한국 드라마 평균 제작비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킹덤> 20억원, <스위트홈> 30억원, <오징어게임>이 22억원 정도의 회당 제작비를 받고 만들어졌는데, 한국 드라마의 평균 회당 제작비는 이것의 절반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이렇게 상대적으로 높은 제작비를 지급하고 있지만, 사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가성비’ 때문이다. 넷플릭스가 투자하는 미국 드라마의 회당 평균 제작비는 보통 100억원이 넘고 있는데, 훨씬 적은 투자금을 투입한 한국 드라마가 세계적인 흥행을 만들어내며 가입자 수를 늘려주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한국의 콘텐츠 경쟁력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정받아왔다. 한류 드라마로 아시아 시장을 석권했으며, K-POP 아이돌들의 음악이 세계 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런닝맨> <복면가왕> 같은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이 수출되어 만들어진 콘텐츠를 전 세계 시청자들이 같이 보면서 웃고 있으며, <기생충> <부산행> 등의 영화가 세계 영화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인간과 세상에 대한 사랑이라는 인류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적인 정서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한국적인 감정과 소재를 적절하게 활용함으로써 새롭다는 느낌을 만드는 것에 성공한 점이 한류 콘텐츠의 가장 큰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한국 콘텐츠들의 세계적인 인기는 한국의 콘텐츠 창작 능력이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으며, 과감한 투자와 제작진의 자율성이 주어진다면 언제든 세계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콘텐츠 산업은 시대를 이끌어 갈 핵심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한국의 콘텐츠는 ‘한류’와 ‘K-POP’이라는 브랜드로 세계 시장을 누비고 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한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콘텐츠들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결국은 콘텐츠 자체가 가진 힘만으로 한국 콘텐츠는 세계 시장의 주류로 올라서게 된 것이다. <결국은 콘텐츠>라는 지혜를, ’오징어 게임‘이 보여준 콘텐츠의 힘으로부터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고찬수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