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F in Agok, South Sudan.

 

 

코로나19의 심화로 인해 한동안 해외 출국은 물론 국내에서의 이동도 제한되어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으셨을 텐데요.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국경 너머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고, 국제 구호활동을 진행했던 단체가 있습니다.

1971년 프랑스 의사들과 의학 전문 언론인들에 의해 설립된 국경없는의사회. 50주년을 맞이한 올해에도 코로나19라는 장벽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지만 동일하게 무력분쟁, 전염병, 영양실조, 자연재해 등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긴급구호활동을 진행했습니다.

특별히 국경없는의사회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후원자분들에게 생생한 현장을, 그리고 구호활동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전달하고 있었는데요.

이에 대한 내용들을 한국사무소 김지영 매니저와의 인터뷰를 통해 더 자세히 들어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국경없는의사회 소개도 부탁 드리겠습니다.

 

 

국경없는 의사회 김지영 매니저

 

 

안녕하세요. 저는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사무소에서 디지털 후원개발을 담당하는 김지영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전 세계 80여 개 국가에서 무력 분쟁, 전염병, 자연재해로 고통 받거나 의료서비스에서 소외된 환자를 위해 의료 지원을 제공하는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입니다. 올해로 설립 50주년을 맞았는데요. 1971년 프랑스에서 의료인과 언론인이 함께 설립한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전 세계에 38개 사무소를 두고 45,000명의 활동가와 사무소 직원이 일하고 있는 국제 단체로 성장했죠. 국경없는의사회는 “누구나 의료적∙인도적 지원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신념 아래 인종, 종교, 성별,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오직 의료적 필요에 따라 가장 도움이 필요한 환자를 최우선으로 지원합니다.

 

 

Q. 국경없는의사회에서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구호활동들을 진행하고 계신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국경없는의사회의 목표는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전 세계 환자에게 의료적∙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인데요, 이런 활동에 있어서 꼭 지키고자 하는 원칙이 세가지 있습니다. 바로 독립성, 중립성, 공정성입니다.

독립성이란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 이해관계를 떠나 활동 지역의 의료적 필요에 대한 독립적인 평가에만 근거해 활동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활동 운영비에 있어 공적 자금의 비율을 제한함으로써 독립적으로 기금을 운용하기에 가능하죠.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운영 기금 중 96% 이상을 개인 후원자와 민간 기업에서 지원받고 있답니다. 중립성은 분쟁 상황에서 어느 한 편에 서지 않고 어떤 경우에도 중립을 유지한다는 의미입니다. 공정성은 모든 환자에게 차별 없이 공정한 의료 지원을 제공하고, 인종, 종교, 성별,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오로지 의료적 필요에 따라 가장 위급한 환자를 최우선으로 지원한다는 뜻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전 세계 긴급한 인도적 위기 상황에서 지원을 제공할 뿐 아니라 병원과 진료소를 운영해 1, 2차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예방접종 및 감염관리 등을 통해 전염병에 대응하며, 영양실조 아동을 위한 치료식 센터를 운영하고 정신건강 지원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지역사회와 협력한 보건증진교육 활동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공중보건을 향상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의료적인 지원과 함께 취약한 지역사회에 거처, 식수 및 위생, 구호품 보급 등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Q. 코로나19가 발생한 이래로 국경없는의사회에서는 최취약계층이 필요로 하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여러 국가 지역 내 의료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을 것 같은데요. 현재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진행하는 활동에는 무엇이 있나요?

 

국경없는의사회는 국제 의료 단체로서 그동안 여러 전염병에 대응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0년 전 세계에 확산한 코로나19에도 대응했습니다. 팬데믹 초기부터 대응을 시작해서 2020년 한 해 동안 약 70개국에서 기존 프로젝트와 코로나19 대응 활동을 포함한 3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통해 대응을 확대했습니다. 분쟁 등으로 국가의 의료시스템이 과부하된 곳에서 코로나19 치료를 지원하고,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제한적인 지역사회 주민이나 국가 의료 시스템에서 소외된 이주민 및 난민에게 의료 지원을 제공하고 감염 예방 조치를 지원했습니다.

 

 

사진. 국경없는의사회

 

 

또한 이 전 세계적인 보건 위기에 대응하는 데 힘을 모으기 위해 팬데믹 초기부터 코로나19 위기 대응기금 모금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이 모금 캠페인은 전 세계 국경없는의사회 사무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고, 한국 또한 대면, TV, 디지털, 모든 채널을 동원해 활발한 모금 활동을 펼쳤습니다. 감사하게도 정말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셨는데요. 연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1억 2000만 유로가 넘는 기금이 조성됐고, 코로나19 활동과 팬데믹으로 영향을 받은 기존 프로젝트에 사용되었습니다.

 

 

Q. 국경없는의사회에서는 외과, 마취과, 산부인과, 약사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 분들이 다양한 나라로 파견을 가서 구호 활동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마주하고 있는 어려움들이 있나요?

 

국경없는의사회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의사, 약사, 간호사 등 의료진과 행정가, 물류 담당자 등 비의료 인력 등 전문가를 현장에 파견해 전 세계 인도적 위기 상황에 대응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으로 봉쇄 조치가 시행되고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활동가 파견에도 큰 차질이 빚어졌고, 뿐만 아니라 의료 물자 수송에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2020년 4월까지 국제 구호활동가 파견 횟수가 크게 감소했지만, 7월 전후로는 점차 회복하기 시작해 2020년 4-12월간 약 4,000명의 국제 구호활동가가 활동지역으로 파견됐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현장에서 활동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현지 활동가입니다. 전체 활동가 수의 90%가 현지에서 고용된 직원일 만큼 각 현장에는 현지 활동가들이 큰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대부분의 대응 활동과 기존 프로젝트를 유지할 수 있었죠.

 

 

사진.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인 활동가의 파견 역시 제한적이었는데요. 국제 항공편 운항이 장기간 중단되고 비자발급도 제한되면서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진 데다 긴 자가격리 기간으로 활동 기간에 제약이 생겨 파견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다행히 이제는 어느 정도 정상화되어서 다시 한국인 활동가를 여러 국가로 파견하고 있고요! 한국사무소는 활동가를 파견해 현장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 외에도 한국 대중에 전 세계 인도적 위기를 알리고, 후원을 통해 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 또한 중요한 역할인데요, 활동가의 경험을 통해서 생생한 현장의 상황을 알리는 데에도 제약이 생길 수 밖에 없었죠. 활동가 파견 뿐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이나 모금 활동에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창의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죠!

 

 

Q. 코로나 전 주요 홍보 및 후원 방법 중 하나로 대면 활동을 중점적으로 진행했지만 이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요. 코로나 이후 국경없는의사회에서는 후원 환경의 변화가 없었나요?

 

코로나19 이전에는 아무래도 대면 모금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디지털 채널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된 것 같습니다. 물론 이전부터 디지털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로 더욱 빠르게 변모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다양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가며 디지털 채널을 통한 후원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콘텐츠 수급과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했죠.

그럼에도 결국 가장 중요했던 것은 콘텐츠의 진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하는 이유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 본질에 대해 더 고민하고 보여줄수록 공감과 동참이 많은 캠페인이 제작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활동가의 생생한 사진과 영상이 부족했지만, 대신 활동가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환자를 위한 마음은 특히 팬데믹을 함께 겪고 있는 대중들에게 더 큰 울림을 선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Q. 코로나19로 변화하는 사회패러다임에 발맞춘 언택트(Untact) 사회공헌활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언택트(Untact) 사회공헌활동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국경없는영화제 로고

 

 

국경없는의사회는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전 세계 인도적 위기를 알리기 위한 ‘국경없는영화제’를 매년 개최하는데요! 2020년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됐고, 올해는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개최됩니다. 지난 해 온라인으로 밖에 찾아 뵙지 못했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올해는 다시 오프라인으로 개최하는 동시에, 더 많은 분들께서 참여하실 수 있도록 온라인으로도 준비했습니다. 특별히 올해 영화제의 개막작인 <에고이스트: 이기심과 이타심의 경계>는 국경없는의사회 구호활동가들이 이야기인데, 배우 유해진님께서 한국어 내레이션을 목소리 재능기부로 함께해주셔서 더욱 큰 의미가 더해졌답니다. 그 외에도 <난민: 한 가족의 이야기> <로힝야: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민족> 등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인도적 위기를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영화가 상영될 예정인데요, 11월 12일부터 14일까지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진행되는 오프라인 상영회와 12일부터 21일까지 네이버TV를 통해 보실 수 있는 온라인 상영회에도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Q.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속적인 구호 활동을 위해서는 MZ세대와의 소통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SNS를 포함하여, 국경없는의사회에서 후원자분들과의 더 나은 소통을 위해 주력하고 있는 온라인 채널이 있나요?

 

국경없는의사회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후원자와 소통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유튜브와 이메일이 가장 대표적인 채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구호현장에서 만나는 환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부조리, 인도적 위기 상황을 한국 대중에 전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 국경없는의사회의 중요한 사명인 만큼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고 유저 입장에서 소화해야 하는 콘텐츠 양이 방대하답니다.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호흡이 길고 차분하게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채널인 유튜브나 이메일이 가장 적절한 채널인 것 같습니다.

 

 

Q. 2021년, 국경없는의사회에서 50주년을 맞이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동안 국경없는 의사회에서 무력 분쟁, 전염성 질병, 영양실조,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긴급 구호활동을 펼쳐왔는데요. 그동안 국경없는의사회가 어떤 부분에 대해 긍정적인 영향들을 끼쳐왔는지 간략하게 이야기 해 주실 수 있나요?

 

네! 2021년은 국경없는의사회가 설립된 지 50년이 되는 해입니다! 1971년 프랑스에서 의사와 언론인이 힘을 모아 설립한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50년간 의료지원을 받지 못하는 전 세계 환자를 ‘치료’했고, 그 환자들이 겪는 고통과 부조리함, 인도적 위기를 세상에 ‘증언’했습니다.

 

 

사진. 국경없는의사회

 

 

2020년 기준으로 국경없는의사회는 990만 회의 외래진료, 12만 회의 수술, 300만 회의 정기 예방접종을 제공했습니다.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는 88만 명, 응급실 입원 환자는 100만 명에 달하고, 취약한 지역의 산모가 무사히 출산할 수 있도록 분만 지원을 제공한 횟수는 30만 회가 넘습니다. 영양실조 치료를 받은 아동은 외래 및 입원 환자 프로그램을 합해 20만 명, 말라리아 치료를 받은 환자는 270만 명에 달합니다. 코로나19, 에볼라, 홍역 등 전염병에 대응할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정신건강 치료를 제공했습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지중해를 횡단하는 난민과 이주민을 구조해 지원하는 수색구조선도 운영했습니다. 분쟁지역의 성폭력 피해자 치료를 제공하고, 흑열병, 수면병 등 열대소외질환에도 대응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활동을 전개했는데요, 이러한 활동 내용을 후원자님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디지털 캠페인을 런칭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수많은 환자를 치료하며 활동을 이어 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개인후원자 덕분인데요. 작은 나눔이 모여 환자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오는 데에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캠페인입니다.

 

 

 

Q. 국경없는의사회 담당자로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계속해서 전 세계의 관심에서 소외된 채 고통받고 있는 환자에게 다가가 의료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나아갈 것입니다. 지난 50년간 그래왔 듯이, 취약하고 외면 받는 환자를 위한 싸움을 묵묵히 이어나갈 것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사무소에서 디지털 후원을 담당하는 저의 역할은 이런 환자와 후원자 사이의 다리를 놓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혹은 멀게 느껴지는 전 세계 구호 현장과 한국을 연결하는 것이죠. “누구나 필요한 의료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 국경없는의사회의 신념인데요. 저는 국경없는의사회의 신념과 활동에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전 세계의 소외된 환자들을 돕기 위한 자원이 더 모일 수 있도록, 한국의 대중으로부터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내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디지털 채널을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유저로부터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에 동참하고자 하는 마음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해갈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모비인사이드 구독자 분들께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이렇게 인터뷰로 모비인사이드 구독자분들을 만나고 국경없는의사회에 대해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반갑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대면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큼 온기가 그대로 느껴지지는 않을 수 있는 디지털 채널이지만 이를 통해서도 우리가 전하고 싶은 진심을 느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와 함께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에 동참해 주신다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