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기획을 위한 시장 분석, 어떻게 하는 걸까요?

 

 

 

 

♥︎오늘부터 우리 시장 분석 1일차♥︎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다보면 우리 회사가 몸담고 있는 시장, 또는 새롭게 진출하고자 하는 시장에 대해 면밀하게 분석해야 할 일이 생긴다. (아직 없다구요? 저도 영원히 없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매번 UX에 대해서 고민하다가 거시적인 사업적 관점에서 시장과 프로덕트를 분석하려고 하면 머리가 잘 안 돌아간다.

그래서, 오늘은 서비스 기획자가 시도해본 시장 분석 가이드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철저하게 서비스 기획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만 담았기에, 사업 기획이나 비즈니스 컨설턴트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음을 미리 고지한다.

오늘 시장 분석은 한정판 미개봉 아이템 거래 플랫폼 Kream의 서비스 기획자에 빙의해서 진행해보기로 한다.

 

 


 

 

“우리도 중고 거래 시장에 진출하는 건 어떨까?”

 

 

나는 Kream의 서비스 기획자이다. 어느 날, 대표님이 엘리베이터에서 내게 넌지시 중고 거래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어떨지 물어보신다. 물론 Kream도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중고 상품은 말 그대로 사용자가 사용한 적이 있는 ‘찐 중고 상품’을 말한다.

그래서, (갑자기) 오늘부터 중고 거래 시장 분석을 하게 되었다(고 치자).

 

 

만약 사장님이 엘리베이터에서 신규 시장 분석을 요청하신다면?

 

 

1. 시장 규모: 현재 시장의 규모는 어떤지?
2. 시장 성장률: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지? 성장 속도는 어떤지? 앞으로도 성장할 전망인지?
3.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 해당 산업에서 기술은 어떤 역할을 하고, 얼마나 빨리 변화하는지?
4. 경쟁 업체: 해당 시장의 Key Player은 누구이며, 시장 점유율은 어떻게 되는지?

 

 


 

 

1. 시장 규모

 

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첫 걸음은 규모를 확인하는 것이다. 시장의 전체 크기를 아는 것은 이후 시장의 성장 속도나, 경쟁사의 점유율을 이해하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시장 규모를 측정하는 방법은 Top down approachBottom up approach가 있으며, 두 방법을 적절히 사용해 TAM -> Sam -> Som의 순서로 측정한다고 한다.

 

 

Top down apporach

 

정부 기관이나 시장 조사 기관이 발행하는 보고서를 통해 시장 규모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시장규모는 이미 증권사와 같은 기관에서 리서치를 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가 궁금한 시장은 ‘중고 거래 시장’이다. 구글에 ‘중고 거래 시장 규모’를 검색하면 여러 뉴스 기사와 증권사 리포트를 찾아볼 수 있다.

 

중고거래 시장은 그 어떤 유통 채널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이다.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약 24조원 (2021년 기준)으로 추산된다.

– KB 증권

 

증권사 및 기관 리포트는 여러번의 크로스 체크를 거쳤기 때문에 비교적 공신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뉴스 기사의 경우에는 여러번 확인이 필요하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수치를 기재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Bottom up approach

 

Top down approach 방식으로 전체 시장 크기를 알아낸 이후에, 제품이나 지리적 환경을 고려해 실제로 특정 회사가 타겟할 수 있는 시장의 규모를 분석하는 접근 방법이다.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도 아직까지 정보가 없는 시장에 대해 논리적으로 추론해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TAM > Sam > Som

 

 

 

 

예를 들어 Kream이 미개봉 고가 상품에 대한 리셀 플랫폼을 영위하고 있고, 앞으로는 개봉 후 사용한 명품 중고 거래 시장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가정해보자.

 

 

1) TAM (Total Addressable Market)

Top Down Approach로 조사한 시장의 전체 크기라고 볼 수 있다. ex. 중고 거래 시장 (약 20조 원)

 

2) SAM (Serviceable Addressable Market)

전체 시장 중에서, 실제로 서비스가 타겟하고자 하는 시장을 의미한다. ex.대한민국 명품 중고 거래 시장 (약 2조~5조 원)

 

3) SOM (Serviceable Obtainable Market)

서비스가 타겟하고자 하는 시장 중에서 현실적으로 점유할 수 있는 시장을 의미한다. ex.대한민국 명품 중고 거래 시장 중, Kream이 점유할 수 있는 시장의 크기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전체 시장에서 실제로 우리 서비스가 타겟할 수 있는 시장 규모가 클수록 프로덕트가 성공할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데이팅 앱 중에서 ‘스카이피플’은 초기에 SKY 출신만 가입이 가능했다. 타겟은 확실하지만, 실제로 SKY 출신이라는 허들은 결국 ‘실제로 서비스가 타겟하고자 하는 시장’을 제한해버렸다.

 

 

2. 시장 성장률

 

시장 규모를 조사했다면, 이제는 시장의 성장률을 볼 차례다. 시장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거나 역성장을 보이고 있다면 시장 진입을 재고해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약 24조원 (2021년 기준)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2008년 4조원대비 6배 성장한 규모다 (2008~2021년 CAGR 14.8%). 높은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체 소비 시장에서 여전히 낮은 중고 거래 침투율을 감안할 때 향후 연간 15~20% 수준의 고성장이 예측되는 시장이다.

– KB 증권

 

앞서 보았던 중고 거래 시장의 성장률을 조사해보면, 시장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CAGR이란, ‘연평균 성장률’로, 첫해부터 매년 일정한 성장률을 유지한다고 했을 때의 성장률을 의미한다. CAGR을 이용하면 해당 시장이 다른 시장에 비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지 비교할 수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 중고 거래가 소비 시장에서 낮은 침투율을 보인다고 언급했던 것으로 미루어볼 때, 현재 중고 거래 시장은 도입기 또는 성장기에 있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3. 시장 동인

 

어떤 요인이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지 조사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장 진출 시 해당 역량을 가지고 있다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중고 거래 시장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등장’이 가장 큰 시장 동인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가 20조원이고, 이중 온라인 플랫폼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 침투율이 7.8조원으로 약 39%이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채널의 성장이 두드러지는 것은 글로벌 중고 거래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중고 거래 플랫폼 업체 Mecari에 따르면 온라인 중고 거래는 2020년에서 2030년 사이에 오프라인보다 거의 두 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Mecari

 

 

4. Key Player 분석

 

시장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을 마쳤다면, 이번에는 시장 내에서 누가, 어떻게 잘 하고 있는지를 알아볼 차례다. 기업의 사업 전략, 재무정보, 제품, 시설 등의 정보로 시사점을 도출해내는 것을 ‘경쟁사 프로파일링’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조사한 정보를 기반으로, 특정 기준에 따라 경쟁사를 배치하는 것을 ‘경쟁사 포시셔닝’이라고 한다.

중고거래 시장의 Top 3 Key Player는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가 있다. 이 경쟁사들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1) 사업 전략 2) 수익 모델 3) 프로덕트가 커버하고 있는 지역 스케일/상품 카테고리 등을 조사해볼 수 있다.

특히 유의미하다고 판단하는 기준이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포지셔닝 맵을 그려볼 수도 있다.

 

 

프로덕트가 커버하고 있는 지역 규모 및 카테고리 다양성에 따라 그린 포지셔닝 맵 (출처: KB 증권)

 

 

+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KSF(Key Success Factor)는?

 

추가로,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Key Success Factor를 뽑아보면 훨씬 더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Key Success Factor(핵심 성공 요인)는 매출을 늘리고 비용을 줄이는 주요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항공 산업의 경우, 비행기가 착륙하고 다시 이륙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을 핵심성공요인으로 잡는다. 땅 위에 머무는 시간이 적을 수록, 비행기를 더 많이 띄울 수 있기 때문에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 공장 가동률과 비슷한 원리이다.

그런데 핵심 성공 요인은 각 산업마다 다르다. 그래서 KSF를 꼽는 데에는 특별한 방법론이 없다. 여러 가지 사례를 보고 직접 학습해야 한다. 다만 경험적으로는 산업의 Key Player가 주력하고 있는 부분이나 핵심 역량을 분석하면 KSF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함께 생각해봅시다:

중고 거래 시장의 KSF는 무엇일까요?

 

 

마치며

 

대학 시절 경영 전략 학회에서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약 2년 간 주니어 서비스 기획자로서 UX를 보다보니 비즈니스 분석에 대한 지식이 많이 휘발되었던 것 같다.

이번 기회로 다시 기억이 나는 부분도 있고, 새로 공부하게 된 부분도 있어 기쁘다! 배운 것을 토대로 내년에는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상위 기획도 척척 해내는 기획자가 되고자 한다.

UX든 비즈니스든, Problem을 해결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서비스 기획자이니까!

 

 

 

 


 

 

이 글을 쓰기까지 나의 선생님들

 

 

쪼렙 서비스 기획자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