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에이닷(A.)

 
 

2023년 들어서면서 주목받는 합성어가 있습니다. 바로 D.N.A.입니다. 유전자 얘기냐고요? 물론 유전자 기술도 미래를 열어줄 핵심 기술 중 하나지만 D.N.A.는 DATA, NETWORK, AI의 약자입니다. 정부가 중점을 두고 집중적으로 투자하려 하는 3대 미래 먹거리입니다.

 

 

 

 

DATA에서 주로 대두되는 것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딥러닝 기술의 고도화입니다.

NETWORK의 대두점은 위성을 이용한 통신과 5G 고도화, 그리고 6G 미래기술 선점 등으로 압축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AI는 현재 수행중인 데이터 수집 및 취합, 분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 추론이 가능한 정도까지 진일보하는 초대규모 AI 고도화를 목표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초대규모 AI를 이야기 할 때 가장 많이 예로 드는 것이 바로 ChatGPT이죠. 또한 요즘은 초대규모 AI를 이용하여 그림을 그려주거나, 글을 대신 써 주는 등의 서비스들이 상용화되어 있습니다.

챗GPT는 최근 GPT-3 프로토타입을 내놓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국어 서비스도 된다고 하는데 아직은 그리 자연스럽지 못하지만 영어권 국가에서는 친구와 이야기 하는 것 같았다는 평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AI의 자연어 처리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ChatGPT가 코딩을 할 정도의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하니 정말 엄청나죠.

그런데 이렇게 초대규모 AI를 활용한 챗봇 서비스인 챗GPT의 대화모델인 GPT-3를 활용하여 초대규모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서비스가 국내에도 있습니다. 바로 SKT의 에이닷입니다.

 

 

 

 

SKT의 에이닷은 지난 2022년 5월 15일부터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SKT의 인공지능 서비스입니다. 소비자 맞춤형 마케팅 활성화를 위해 SKT에서 제공하는 인공지능 에이닷은 소비자 취향에 따른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에이닷이 출시된 배경을 SKT의 마케팅 카피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일상의 디지털 메이트’라는 캐치프레이즈를 홈페이지 전면에 넣고 소비자 맞춤이라는 에이닷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앱 내부에서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에이닷은 사용자의 관심사나 취향에 맞추어 음악, 영화, 드라마 등을 추천해주기도 하고요. 날씨나 운세, 주식 정보 등 우리가 포털 앱에 들어가야 볼 수 있는 정보들도 소비자의 필요에 따라 제공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SKT 관계자는 에이닷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친구같은 친근한 감정도 느낄 수 있는 AI 서비스를 만들고자 했다.”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여기에서 에이닷의 주요한 특징이 나오는데요. 바로 소통과 친구같은 친근함입니다. 만약 AI가 내 취향과 성향을 더욱 디테일하게 알 수 있다면, 그래서 정말 내가 원했던 콘텐츠를 누군가 아주 맛있는 조각 케이크를 떠먹여주듯 제공해준다면 어떨까요? 게다가 오늘의 감정이나, 정서에 대한 대화까지도 가능하다면 어떨까요? 아마 AI와 내가 굉장히 가까워진 듯한, 정말 에이닷이 말하는 친구 같은 친근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요?

 

 

 

 

왜 외국인들은 ChatGPT의 GPT-3에 열광했을까요? 마치 친구처럼 그들의 감정에 공감해 주기도 했고, 자신이 진짜 원했던 자료들을 마치 숟가락으로 밥을 떠먹여주듯 정확하게 제공해주는 그 섬세함에 반했던 것은 아닐까요?

에이닷은 이러한 ChatGPT의 초대규모 AI 기반 챗봇 서비스인 GPT-3의 대화모델이라는 DNA를 이식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물론 지금은 에이닷에 GPT-3 대화모델을 이식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 매끄러운 대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초대규모 AI가 종합적 추론이 가능한 범용 AI임을 감안한다면, 그리고 딥러닝 학습을 통해 해당 사용자의 취향 데이터를 꾸준히 업데이트 한다면 굉장히 부드러운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종 진화는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하여 AI 로봇을 홀로그램 상에 띄워놓고 마치 친구와 대화하듯 AI와 대화를 이어나가는 식으로 가지 않을까요?

 

 

 

 

게다가 에이닷은 이제 장기기억이라는 인간의 뇌만이 가능한 영역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즉 내가 에이닷과 대화를 하다가

 

“하… 에이닷…. 나 오늘 너무 우울해…”

 

이렇게 말했다면 이전에는 음악에서부터 시작해서 우울할 때 보면 좋은 코미디물 영화나 로코물 드라마의 목록만 보여주었다면 이제는 거기서 진일보해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요?

 

“네가 지난 한 달전 오늘과 똑같이 우울해 했을 때 들었던 음악들이야!”하면서 그날 들었던 음악의 플레이리스트를 보여주겠죠.

“네가 작년 12월 5일 여자친구와 헤어졌을 때 우울해 하며 보았던 코빅 영상이야”하면서 코빅 영상을 쫙 띄워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이럴 수도 있겠죠. “네가 지난 두 달전 직장 상사로부터 심한 꾸지람을 듣고 기분이 상했을 때 기분 전환을 위해 샀던 쇼핑목록이야.”하면서 보복소비 목록을 보여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AI가 나와의 추억까지도 공유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점점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에 필적하는 성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러한 초대규모 AI가 가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대략 세 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는데요. 첫째는 하드웨어적 요소이죠. 컴퓨팅 자원이 필요합니다. 초대규모 AI 서비스는 대규모의 복잡한 추론 연산이 필요하므로 슈퍼컴퓨터 급의 엄청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합니다. AI 학습이 가능한 슈퍼컴퓨터는 초대규모 AI 구축의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데이터입니다. 그런데 초대규모 AI의 구현을 위해선 최소 5000억 개 이상의 언어매개변수가 필요합니다. 또한 이미지, 음악, 영상, 각종 취향 데이터 등 수많은 데이터들을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분석하여 최선의 결과값을 도출할 수 있도록 종합적 추론이 가능한 AI 프로세서 및 가속기도 필요할 것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기술력은 데이터센터를 통해 취합한 자료들을 분석하여 소비자가 진짜 원하는 콘텐츠를 뽑아내는 능력입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모델 경량화 프로세스입니다. 또한 추천된 콘텐츠들이 진짜 유용한 자료들인가를 평가하는 모델에 대한 성능 측정 도구들도 필요할 것입니다.

이 모든 초대규모 AI 구현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대두되는 것이 바로 반도체입니다. 추론이 가능한 AI 반도체를 만드는 일은 여러 팹리스들과 파운드리 업체들의 오랜 숙원이었습니다. 현재는 GPU를 활용한 가속기를 통해 AI 연산을 진행 중이지만 결국 AI 반도체 업계의 최종 종착점은 인간의 뇌에 필적하는 종합적 추론이 가능한 뉴로모픽 반도체입니다.

 

 

 

 

인텔, 삼성, 엔비디아 등 내로라 할 반도체 기업들이 초대규모 AI 시대를 맞이하여 고성능의 AI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인텔은 세계 2위 FPGA 반도체 기업인 알테라를 인수했고요. 엔비디아는 자사의 GPGPU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삼성은 네이버와 함께 손을 잡고 AI 반도체 개발을 본격화 했습니다.

이 외에도 퀄컴, 애플 등 팹리스 기업들도 뉴로모픽을 향한 발걸음을 계속하여 강화하고 있습니다. 휴대용 디바이스의 AP 설계에서 뉴럴엔진, NPU의 중요성이 점점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지금에야 뉴럴엔진이나 NPU 등 인공지능 반도체들이 사진 및 영상 퀄리티 향상에 치우쳐서 발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이제 NPU의 방향성은 분명 초대규모 AI 연산 성능 강화로 초점이 맞춰질 겁니다.

초대규모 AI의 시대가 만개할 조짐이 2023년에 보이고 있습니다. 2021년이 데이터센터, 2022년이 자율주행과 메타버스였다면 2023년의 반도체 업계 최대 이슈는 아마도 초대규모 AI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노가다 연산의 시대가 가고 드디어 추론 연산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병렬 연산과 함께 취합도 매우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초대규모 AI의 시대를 지나가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해법은 무엇일까요?

다음 이 시간에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AI 시대 대응법에 대해서 살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강성모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