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 블록체인 기술과 NFT를 접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제 전공이었던 미술에 대한 관심을 기반으로 한 NFT아트였습니다. NFT 아트를 접한 이후 지금은 아트에 국한되지 않고 기술 자체의 확장과 변화를 지켜보며 기록하며 배움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간 기술과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지만 이번에는 오랜만에 예술을 화두로 글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예술계에도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는 지금, 이런 미래를 과거부터 예견해 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글로벌 갤러리의 수장 래리 가고시안입니다.

그는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배우였던 엄마와 회계사 공무원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평범한 중산층에서 성장하였습니다. 그는 대학에서 패션 전공을 졸업한 후 1969년 돈을 모으기 위해 주차장 관리자로 일하던 중 포스터를 판매하는 사람을 보고 흔한 포스터가 아닌 비싸고 희귀한 포스터를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포스터에 액자 프레임을 끼워 가격을 더 높게 받으며 높은 사업 수완을 보여줬습니다. 이것이 가고시안의 첫 시작이었습니다.

그는 패션을 전공한 덕분인지 미술 정규 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좋은 작품을 알아보는 심미안이 있었습니다. 작은 행동으로 시작된 그의 행보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가고시안 (Gagosian) 갤러리를 열었고 그의 안목 덕분에 세계적인 아티스트를 탄생시키며 2022년 기준 전 세계 총 19개(뉴욕 6개, 런던 3개, 파리 3개, 스위스 3개, LA, 로마, 아테네, 홍콩) 지점에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는 탁월한 비즈니스 마인드로 아티스트를 스타로 만들며 그들을 최초로 브랜드화하는 데 성공하기도 합니다. 그와의 만남으로 유명세를 얻은 아티스트는 게오르그 바젤리츠, 안젤름 키퍼, 데이안 허스트 등 우리에게 익숙한 아티스트들입니다.

 

 

 

 

과거 가고시안은 한 인터뷰에서 “그림이 필요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일반 회사가 하는 것과 다른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해야 합니다. 단지 사고파는 중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 작품이 중요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말하며 향후 갤러리는 넷플릭스와 게임과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과거에는 의식하지 못했던 가고시안의 인터뷰 내용을 지금에서 온전히 느끼고 있습니다. 놀라운 선경지명으로 새로운 생각의 방향을 가지고 있던 가고시안은 이미 글로벌 갤러리이지만 새로움에 대한 높은 호기심과 실행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가고시안은 가고시안 갤러리의 미래 전략을 책임질 자문위원회를 공개했습니다. 내부인사인 가고시안 갤러리 시니어급 임원들과 함께 아티스트와 변호사, 헤지펀드 매니저, 테크기업 CEO까지 다양한 스펙을 가진 이들을 외부인사로 영입했습니다. 가고시안이 미술 외 다양한 장르와 융합된 비즈니스를 펼칠 것이라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2022년 10월, 가고시안은 ‘프리미어 Premieres’라는 라이브 스트리밍 채널을 론칭하며 전시를 여는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음악가, 퍼포머 등을 초대해 다큐멘터리와 콘서트, 토크 형식의 영상 콘텐츠를 제공할 것을 밝혔습니다.

과거 가고시안의 이야기처럼 이제 예술은 게임과 넷플릭스와 경쟁을 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 다른 갤러리들도 가고시안의 이러한 행보에 영향을 받을 것 같습니다. 미술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기다려집니다.

 

 

park.j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