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는 변화에 민감하고 항상 왜? 라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워낙 생각이 많고 세상의 변화에 예민한 저는, 사람이 모여있는 공간을 보면 어떤 마케팅 요소가 저 사람들을 저곳에 모이게 했을까? 질문을 던져보곤 하죠.

그래서인지 주말에 SNS에서 유명한 공간, 맛집 등을 찾아다니며 마케팅 인사이트를 얻는 것이 참으로도 재미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문득 알아서 홍보가 되는, 고객이 알아서 홍보를 해주는 ‘공유 마케팅’ 그런 핫한 상품과 공간의 공통점은 뭘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오늘의 글은 이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일본의 광고회사 Dentsu의 AISAS 모델

 

 

마케팅 어린이인 저 같은 마린이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웬만한 시니어 분들은 알고 계실 AISAS 모델입니다. 구매로 이어지는 고객의 행동 패턴을 분석한 것이죠. 잘 나가는 상품은 고객이 상품 구매 이후에 알아서 공유하고 그 콘텐츠를 보는 또 다른 잠재적 고객들의 검색(Search)으로 이어집니다. 즉,  AISAS 휠(Wheel)을 자동적으로 생성해 주는 것이죠.

저는 오늘 고객이 구매 이후에도 ‘알아서 공유’하는 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공유의 마케팅은 어땠고 현재는 어떤 형태로 확장되고 있을까요?

 

 

엄마 나도 저거 갖고 싶어!

 

 

나도 하나쯤은 갖고 싶어지는 헬륨 풍선 마케팅

 

 

 

가을하늘 청량한 날에 서울숲에 가보신적이 있으신가요? 광활한 잔디밭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수많은 시민들이 돗자리, 캠핑체어 등을 가지고 와서 마음껏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이 참으로 평화롭게 느껴지거든요. 공원에 가장 많은 시민 조합은 역시나 가족입니다. 저 또한 한가로이 맥주 한 캔과 햇살을 즐기고 있는 와중에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빨간색 헬륨풍선이었습니다. 어린아이들이 하나씩 꼭 손에 쥐고 있었죠. 풍선이 없는 아이들은 자기도 풍선을 갖고 싶어 하는 부러움의 눈빛으로 부모님에게 시그널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사실 저도 하나 갖고 싶었습니다. 목소리 변조를 해보고 싶었거든요…

저녁이 되자 풍선을 손에 든 아이들은 서울숲을 넘어 성수동 전체로 퍼져 나갔습니다. 풍선에는 키즈 관련 상품이 프린팅 되어있었죠. 정말 고전적이고도 전통적인 마케팅 수단 중 하나였지만, 그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있노라니 한 자리에 서서 나누어주는 전단지보다 200배는 효과가 있어 보였습니다.

 

 

 

#사장님_콜라하나요

 

 

친구가 피드에 올리면 괜히 “사장님 얘 음료수 주지 마세요”라고 올리고 싶어 짐

 

 

타이틀만 봐도 느낌이 오시죠? 요즘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신규 오픈한 음식점에 가면 꼭 테이블에 이런 이벤트 문구가 붙어있었습니다. ‘음식사진과 함께 #신촌맛집 #신촌닭갈비 #닭갈비천국 을 올려주시고 직원 인증해 주시면, 쫄면을 서비스로 드립니다’ 다들 한 번쯤은 보셨죠?

인스타그램의 릴스, 동영상이 이렇게까지 인기가 있지 않을 때는 이런 이벤트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때의 인스타는 검색의 기능도 함께 했죠. 현재는 해시태그 자체의 활용도가 굉장히 낮아졌습니다. 

당시에는 고객도 서비스를 받고 상품도 알아서 홍보가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었죠.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다른 답을 찾아내죠. 바로 이벤트 참여할 때만 사용하는 부계정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내 고귀한 아이덴티티가 가득한 인스타그램 피드에 사람들은 닭갈비 한판을 남기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아쉽게도 해시태그 마케팅의 실효성은 많이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자, 그럼 요즘의 공유 마케팅 형태는 어떨까요? 

 

제가 요즘 공유 마케팅의 중심이라고 보는 플랫폼은 바로 인스타그램입니다.

AISAS모델에 대입하자면 유튜브는 검색(Search) 인스타그램은 주의(Attention)와 관심(Interest)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고 구매(방문) 이후 공유(Share)에서는 더욱 결정적인 역할을 하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빠져 사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트렌드 이해 정도는 정말 천지차이입니다. 대화가 안 될 정도이죠. 

 

 

나 이렇게 힙한 놈이야

 

 

압구정 하우스 오브 도산에 마련되었던 손흥민 선수의 시그니쳐 세리머니

 

 

제가 요즘 빠져있는 브랜드인 젠틀몬스터는 작년 가장 핫한 스타 손흥민 선수를 광고모델로 내세우며 급부상했습니다. 압구정 최고의 핫플 중 하나인 ‘하우스 오브 도산’에는 손흥민의 시그니처 세리머니 조각도 있었고 손흥민 선수가 직접 방문해 싸인까지 남겼습니다. 물론, 저 또한 방문하지 않을 수가 없었죠. 

최근에도 젠틀몬스터의 다양한 지점을 가보면 공통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행동이 있습니다. 보통 소비자는 안경점에 가서 어떤 행동 특성을 보이나요? 그동안은 안경을 착용하고 자신의 얼굴에 잘 어울리는지 손바닥 거울을 통해 확인하겠죠? 그런데 젠틀몬스터는 달랐습니다. 사람들은 안경주위에 줄을 서기보다 내 얼굴이 뽀샤시하게 나오는 조명 앞, 심지어 키까지 커 보이는 엄청나게 큰 거울 앞에 눈치 보며 줄을 서 있었습니다. 바로 그곳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서죠. 진짜 그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보다는 젠틀몬스터의 제품을 착용하고 한 껏 힙한 포즈로 사진을 찍는 그 행위 자체를 즐기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고객들은 알아서 자신의 SNS에 사진을 업로드합니다. 심지어 ‘알아서’ #젠틀몬스터 를 태그하고 심지어는 장소까지 태그 해두죠. 마치,  ‘나 압구정 젠틀몬스터 왔어! 나 힙하지?’ 하고 자랑하고 싶은 것 같았습니다. 물론, 이 거울 마케팅은 젠틀몬스터의 것만은 아닙니다. 커피를 마시러 가기보다 사진을 찍으러 가는 수많은 인스타그래머블 카페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죠. 대표적으로 다리가 길어 보이는 전신거울로 유명한 카페 랑데자뷰도 그것에 속합니다. 그렇게 사진 찍는 분들을 나쁘게 생각하는 의도는 없습니다. 왜냐고요? 제가 바로 그런 사람이거든요.

 

 

 

일주일 천하 본디가 남긴 유산

 

 

본디가 보여준 포장의 정석

 

 

또 본디.. 또 본디입니다! 이제 정말 찐 마지막 이야기가 되었으면.. 본디가 일주일 동안 우리나라의 메타버스 불씨를 다시 켜주는 것 같을 때 혹시 그 대열에 합류하셨나요? 혹시 본디라는 단어를 아예 처음 들어보신다면, ‘트렌디’라는 단어와는 친해지기 어려우실 가능성이 높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봐주신 제 ‘본디? 왜하는디?’라는 글을 통해 설명했듯이 본디는 사용자가 알아서 본디를 퍼뜨리게끔 상품을 잘 포장했습니다. 내가 만든 나만의 아바타와 내 메타버스 룸을 정말 예쁘게 포장해 줬죠. 그리고 퍼뜨려 달라고 구차하게 부탁하지도 않습니다. 

 

 

 

자, 그럼 가장 중요한 질문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공유 마케팅의 핵심은 뭔데?

 

알아서 퍼지는 공유 마케팅의 핵심은 
포장지와 상품성입니다. 

 

 

| Key factor 1: 포장은 내가 할게 너는 알리기만 해

 

 

 

 

본디의 경우 굳이 9:16 사이즈로 아바타와 메타버스 공간을 포장했을까요? 심지어 해시태그나 닉네임을 태그 할 수 있는 빈칸도 친절하게 만들어 뒀습니다. 쉽게 얘기해서 자랑하고 싶게끔 만들어줬죠. 내 아이덴티티가 담긴 아바타와 메타버스 룸을 본디는 굳이 친절하게 포장까지 해줬습니다. 젠틀몬스터가 힙한 내 모습을 가장 감각적으로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만들어 주는 것도, 카페 랑데자뷰가 다리가 길어 보이는 전신거울 앞에 다리를 추욱 늘어 뜨릴 수 있는 높은 의자 하나를 덩그러니 좋은 것도 같은 맥락이죠. 

실제로 방문해 보시면 거울이 말을 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사진 찍어 올려야 힙한 건데..
너는 안 할 거니?

 

 

사람이 많고 힙한 플레이스를 가보시면 바로 이해하실 겁니다. 시크하고 힙한 거울의 이면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줄 서서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알아서 내 상품을, 내 공간을 고객들이 알리게 하는 힘은 얼마나 트렌드에 민감하고 얼마나 공유의 문법에 맞게 포장해 주느냐입니다. 

 

 

| Key factor 2: 오랫동안 사랑받는 상품의 힘은?(상품성)

 

오케이, 알겠어 그럼 내 상품을 보기 좋게 힙하게 포장해주기만 하면 되는 거지?’ 

네 맞습니다. 내 상품을 알아서 퍼지게 하려면 잘 포장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럼 한 사이클은 돌고 끝낼 수 있습니다.

응? 뭔가 답이 싸한데? 한 싸이클..?’

 

 

 

 

여러분은, 요즘 핫한 맛집에서 오랜 시간 줄 서서 음식을 드셔보신 적이 있나요? 있으시다면 나오실 때 ‘왜 인기 있는지 모르겠네’, ‘두 번 올 곳은 아닌데?’라고 생각해 보신 적도 있으신가요?

공유 마케팅의 핵심은 AISAS 모델의 재순환입니다. 그것은 곧 ‘상품성’을 의미하죠. 소위말해서 잘 나가는 상품은 나의 공유가 타인의 관심과 구매로 이어지고, 타인은 또 AISAS의 컨베이어 벨트에 합류하게 됩니다. 기존 고객인 나 또한 그 컨베이어 벨트에서 떠나지 않죠. 

급격하게 핫했던 음식, 디저트, 어플 등이 그렇게 빨리 사라지는 것 또한 국민들의 빨리빨리 스타일이나 냄비 근성이 아닌 그저 상품의 매력이 두 번 찾을 정돈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 상품이 고객들이 한 번은 찾을 만큼 상품성이 있다면 이제 이 메시지를 내 고객에게 전달해야 할 단계입니다. 

 

 


 

 

이거 주변에 공유하고 싶지 않아? 이렇게 힙한데?’

 

그렇게 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건, 트렌드에 심각하게 민감한 마케터의 존재이겠죠. 시시각각 변하는 SNS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사람, 그러면서도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워딩의 경계를 확실하게 아는 사람, 내 상품에 맞는 마케팅 문법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 이게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마케팅과 세일즈의 역량일 것입니다.

내가 혼자 착각하는 내 새끼(상품)의 상품성 말고, 진짜 고객들이 생각하는 객관적인 내 상품의 상품성은 고객들이 ‘알아서’ 판단해 줄 겁니다. 여러분의 상품도 ‘알아서’ 퍼지고 ‘알아서’ 재구매하는 꿈의 마케팅 컨베이어 벨트에 반드시 올라타시길 바랍니다. 

 

 

 

 

 

메타버스 김프로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