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중국 상하이 신국제 박람센터에서 중국 최대 게임쇼 China Joy(이하 차이나조이)가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차이나조이는 중국의 대표적인 게임기업을 포함하여, 전세계 700곳 이상의 업체가 참가하고, 20개 이상의 국가에서 약 200여 업체가 참가하는 거대한 중국 최대 규모의 게임쇼입니다.

2015년 제13회를 맞은 차이나조이에서는 즐거움을 더욱 쉽게 (让快乐更简单)”라는 슬로건 아래, 12만 제곱미터의 공간에서 B2C 7관 B2B 3관 등 총 10개의 전시관에 게임개발사, 퍼블리셔, 투자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차이나조이의 행사규모는11월 부산에서 열리는 ‘G-Star 2015’보다 두배 이상 큰 규모로, 축구장 15개를 합쳐놓은 크기와 비슷합니다. 참가자 수도 최고기록인 25만명에 육박했다고 합니다. 정말 대륙의 클래스는 여러모로 놀라웠습니다.

특히 B2C뿐만 아니라 B2B 또한 대규모로 진행되었다는 게 이번 차이나조이의 특징이었습니다. B2B 전시장은 크게 3관으로 나누어 진행되었고, 차이나조이 주최측은 업체별로 미리 예약을 잡을 수 있는 사이트와 카페, 부스 등 비즈니스 활동을 위한 지원시설을 제공했습니다. 덕분에 모비데이즈는 B2B관에서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은 글로벌 파트너들과 편안하게 미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차이나조이? 사우나조이!

행사장의 열기만큼 대륙의 날씨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행사장 내부에 에어컨을 틀었지만 실내 온도는 36도였고, 습기는 75%로 그야말로 습기가 손에 잡히는 날씨였습니다. 중간중간 행사장 사이를 이동할 때는 체감온도가 42도를 육박했습니다. 살인적인 날씨와 몇 만명의 사람들이 모여 북적대는 모습에 이번 행사는 ‘차이나조이’가 아니라 ‘사우나조이’라고 불려도 좋을 만큼 후끈후끈한 행사였습니다.

대륙에서도 역시 대세는 모바일 게임

차이나조이를 통해 확실히 중국에서도 모바일이 대세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15년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전년대비48% 성장한 7조6천억원, 2016년에는 그 보다 33% 증가한 10조 3천억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 듯, 텐센트모바일, 바이두부터 도탑전기를 퍼블리싱한 룽투게임즈, 콩중왕, 스네일게임즈, 레쿠 등 중국의 굵직한 업체들이 자사의 주력 모바일게임을 B2B관에서 선보였습니다.

중국의 대형 게임사 뿐만 아니라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개인 및 중소형 게임 개발사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온라인 게임을 넘어 모바일 쪽으로 이동하고 있었고, 행사장 내부에서도 모바일 게임과 관련된 결제 플랫폼, 보안 서비스, 모바일 게임 광고 플랫폼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가상현실, 클라우드, 보안업체 등 모바일 관련 산업 헤쳐모여라!

차이나조이를 구경하면서 눈에 익은 모바일게임뿐만 아니라, 가상현실기기 업체들이 부쩍 눈에 띄었습니다. 사용자들이 앉아서 직접 자동차 가상현실 기기를 시연하거나, 가상현실 모니터 앞에서 허공에 손을 흔들며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중국에서도 가상현실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신시장인 VR(Virtual Reality)에 대한 한국의 대비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가상현실 외에도 모바일 게임유저를 위한 클라우드 메모리 서비스 및 유저 정보보호를 위한 보안시스템 개발사들도 차이나조이에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모바일 시장이 점점 더 성숙해짐에 따라 유저들의 효용을 더욱 높여줄 수 있는 다양한 산업들이 흥행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남아, 라틴아메리카 시장은 all-in-one 마켓?

차이나조이 B2B관에서는 한국, 미국, 유럽 시장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의 업체들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인구 수가 세계 4위인 인도네시아, 연 3000만대의 스마트폰이 팔리는 베트남 등 많은 동남아 기반의 회사들은 많은 인구와 빠른 성장률을 기반으로 중국 기업들과 적극적인 제휴기회를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동남아와 라틴아메리카 시장의 모바일 업체들 중에는 앱 마켓을 보유하면서 payment와 모바일 광고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업체들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의 한 미디어 업체는 1만여개의 세븐일레븐 지점에 평면TV를 보급하고, 자사의 모바일 payment 광고를 진행하는 등 미디어 업체가 앱마켓, 앱결제, 모바일 앱 등을 모두 서비스하고 있었습니다. 모바일 시장 인프라가 한국이나 중국 또는 미국처럼 극도로 발달해 있지는 않았지만, all-in-one 서비스를 기반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신흥세력 시장들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 긴장해야 할 때

한국콘텐츠진흥원이 B2B관에 설치한 한국관에는 MGAME, SOFTON, GAMEUS 등 35개의 한국 기업들이 참여했습니다. 차이나조이에 참여한 기업은 주로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파트너사들을 찾고 있었고 대형 국내 게임사로는 유일하게 스마일게이트가 B2B관에서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예전만 온라인 게임이 성행할 때는 한국의 기술력이 중국보다 앞서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통념으로 자리잡고 있었으나, 이번 행사에서는 예전보다 한국을 크게 느낄수 없었습니다. 중국의 게임시장은 자체 기술력을 월등히 제고했을 뿐 아니라, 대규모 자금과 인력을 바탕으로 한국 및 글로벌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고 있습니다. 중국 게임사는 개성적인 디자인과 발전된 기술력으로 한국 게임사들을 추월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행사기간 동안 만난 중국 게임사들은 한국시장에 적극적인 캠페인을 펼칠 수 있는 마케팅 회사 또는 현지화를 도와주는 로컬라이징 업체 그리고 한국 시장에 게임출시를 도와주는 퍼블리셔에 대한 수요가 높았습니다. 행사기간 동안 만나본 한국 업계 분들도 이전의 차이나조이 때보다 한국 로컬 퍼블리셔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이제는 변화하는 중국시장에 대비해 오히려 한국이 긴장해야 할 때임을 직감했습니다.

차이나조이는 중국 최대의 게임쇼답게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 글로벌 행사였습니다. B2B관은 편하게 구경할 수 있었던 반면, B2C 행사장은 금요일 저녁 강남역 11번 출구보다 더 복잡했습니다. B2C 행사장에서는 콩중왕, 추콩, perfect world 같은 중국 대표 게임사들이 유명 가수, 코스프레 모델, 심지어 대형 로봇을 동원해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각축전을 펼쳤습니다.차이나조이는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게임시장의 모습부터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과 해외 관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최근 많은 미디어에서 우리나라 게임 업계의 입지가 중국 업계에 밀리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끊임없는 개발과 제휴에 힘쓰지 않는다면 한국 게임시장은 중국 게임의 아성에 그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016년 차이나조이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가운데 2016년 차이나조이에서는 한국 게임사들의 활약을 기대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음 차이나조이는 조금 더 시원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