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브랜드와 브랜드가 아닌 것의 차이를 설명해보라고 하면 오히려 설명할 수 있는 건 ‘브랜드’라고 하고 설명할 수 없는 건 ‘그냥’이라고 할 것입니다. 브랜드는 설명이 되어야 합니다. 그게 기업에서 흔히 하는 ‘핵심가치’든 뭐든 브랜드는 소비자의 입에서 소비자의 말로 설명이 되어야 합니다. 기업도 알기에 고객에게 많은 경험을 안겨 주려고 노력합니다. 마치 이성에게 내가 누군지 설명하는 사람처럼 브랜드의 고객 커뮤니케이션은 ‘내가 누구다’를 중심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도구가 아닌 목적을 명확히 정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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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모든 일이 다 기억에 남는 경험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기억에 안 남으니 스토리로 남지도 않습니다. 대표적인 게 그냥 하는 행사입니다. 파티, 프리마켓, 경품행사, 럭키박스 뭐든 이것은 도구이지 목적, 고객이 머릿 속에 남기는 주제어가 아닙니다.

마케팅이 무언지 제대로 모르는 기업들은 도구에 초점을 맞추고 도구를 사용하면 마치 대단한 마케팅을 하고 있는 양 착각합니다. 채널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라이프스타일 형 편집샵이나 인테리어로 고객이 ‘재미있어’ 하지만 그 이상이 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초반에 인기를 끌어던 주요 상권의 편집 매장들이 몇 년 지나면 다른 카페나 대기업 브랜드로 바뀌는 것이 꼭 이것만은 아니겠으나, 많은 부분은 이런 데 있는 것 같습니다. 들어가는 많은 매장마다 차이가 없다면 고객은 곧 피로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겉모습을 따라하면서 왜 이것을 하는지 모르기에 도구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브랜드가 짐을 운영하고 러닝 대회를 열고 프로 스포츠를 후원하는 것이 왜 하는 것인지 모른다면 그것은 돈 낭비입니다. 하는 사람도 모르면서 고객이 그것을 알아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죠. 이것을 하고 있는 다른 브랜드가 자신의 브랜딩에 관련된 어떤 이미지를 강화시키는지 그것은 도구 자체에서 어떤 차별적 방법으로 경험상의 포지셔닝을 갖는지 알아야 내가 하는 게 어떤 모양이 되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금전적 혜택이 아닌 문화의 지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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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금전적으로 접근하는 프로모션은 가장 낮은 수준의 행사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할인을 하고 마일리지를 주고 사은품을 안겨주는 것은 브랜딩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사은품이 타겟 이미지와 상관 없는 거라면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전자제품 샀는데, 라면이나 쌀 20킬로를 주면 그 전자제품 브랜드는 무엇일까요? 받고나서 한 달 뒤에 브랜딩에 어떤 도움이 되었을까요?

스토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문화적 접근입니다. 브랜딩이 문화니까요. 그렇다고 아무 예술행사나 체육행사를 후원하는 것, 그래서 후원자에 브랜드의 이름이 로고와 함께 올라와 있는 것으로 만족한다면 이것은 더더욱 아무 것도 아닌 돈 쓰는 일이 됩니다.

문화를 만드는 것은 지속성입니다. 지속적으로 그 일을 합니다. 다만 빡세게 하는 게 아닌 좀 다르게 하는 것이죠. 이것은 요즘 영업적으로 흔해빠진 ‘재밌는 요소’와는 다른 것입니다. 매장 앞에 자신의 얼굴이나 가상현실이 보이는 스크린을 설치하는 것이나 인테리어에 아기자기하게 있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과는 무관한 것일 수 있습니다.

문화는 그 브랜딩을 잘 나타내는 대상이 향유하는 문화에 대한 물질 지원 이상의 것이고 결국 그것을 선도하여 끌어가는 문화적 인프라가 이 브랜드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타겟의 차별성에 의해 차별적 모습으로 방법론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연마될 것입니다.

국내 화장품 유통점이 동네에서 각종 프로모션으로 돈을 부어가며 고객을 유입시키려고 하지만 다 알다시피 이름과 인테리어가 바뀐 것 외에 그 이미지는 지난 몇 십년 사이 고객의 머릿 속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만 바디샵은 물론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드는 문화적 활동을 중심으로 돈으로 가지지 못하는 고객 머릿 속 포지션을 획득했습니다. 아웃도어 의류는 어떤가요?

텔레비전에서 간헐성으로 돈을 붓는 브랜드가 오래갈까요, 아니면 환경 운동에 뛰어들어 자연을 보호하는 브랜드가 고객 인지에 오래 남아 영속적인 생존을 할까요? 엄청 싸게 파는 서점이 오래 갈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독서’라는 문화를 어떻게 풀어나갈건지 고민하는 서점도 적정한 수익 구조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고객을 모을 수 있지 않을까요? 스포츠, 스트릿, 힙합 의류 브랜드는 어떻게 그들만의 헤리티지를 구축했을까요?

위기 상황에서 브랜드 차별성을 강하게 낼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꾸준한 문화적 포지셔닝에 대한 획득 과정에 있습니다. 단순한 프로모션이 아닙니다. 물론 언급한 것처럼 이 과정에서 도구가 더 주목받는 일이 시간이 일정 부분 지나도 일어나서는 안될 것입니다. 돈을 쓰든 안 쓰든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닌 내가 그 문화의 샤워기에서 젖어보았고 그게 한 번 돈 쓰는 행사가 아니라 그들은 늘 그런 라이프 스타일 가지고 있는 것을 고객이 자기 입으로 이야기 하는 게 중요한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불황일 때 문화적 지속성과 관련된 활동을 축소 시키는 것이, 이런 활동조차 수익을 단기적으로 측정하려는 것은 마음 아픈 일입니다. 도구에만 집중하는 게 영속적인 이미지 단어를 유지할 수 없듯이 어렵게 쌓은 매니아 문화를 축소시켜서 브랜드가 아닌 유통의 탈 브랜드, 라이센스의 가치 유출이 일어나게 되면 다시 이것을 잡아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