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지도사 최재현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스타트업에서만큼 사람이 중요한 곳은 없다.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창업기업에서도 초기 멤버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이다. 비록 자금력이 약한 스타트업, 창업기업이라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서 기업이 살고 죽는지가 결정되기도 하며, 한 사람이 한 기업을 살리기도 한 사람이 여러 기업을 죽이기도 한다.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1인 창업자가 아니라면 팀원 구성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중요한 인력을 구성하는 고민부터 기획이나 마케팅, 인사나 재무파트 쪽의 다양한 인력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도 고민의 대상이 된다.

대표자 1인이 혼자 고민하기에 대표자의 직관에 의존하여 내게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이 일반이지만 스타트업일수록 대표자 1인이 선정하는 사람의 편차가 크게 발생하는 곳도 많지 않다. 헤드헌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를 통해 사람을 구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주변에서 찾자니 작은 회사로 올 사람도 많지 않다. 능력이 좋으면 연봉이 매우 높거나 경우에 따라 작은 연봉으로 회사에 참여한다고 하지만 인연이 길게 가기에 인사관리는 만만치 않은 일이 된다.

‘그때는 맞았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배치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생각이 된다. 인재를 물색하는 방법에서는 주변에서 사람을 찾는 것이 우선인데 지인이나 지인의 소개를 받고 괜찮은 사람을 채용을 하게 된다. 공개채용을 통해서 사람을 구하지만 경력자일수록 스타트업에 오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많아 일반적으로 지인들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다반사이다.

평소 알고 지내던 능력자가 있다면 대표자 입장에서는 능력자에게 함께 일할 것을 권유하는데 그분의 능력이 매우 탁월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많은 재원을 주지 못함을 미안해하게 된다. 회사의 성장에 따라 더욱 좋은 처우를 해줄 것을 약속하고 막상 일을 시작하게 되면 초반에는 탁월한 능력을 통해 회사가 대표자가 의도하는 방향대로 흘러가게 된다.

대표자가 좌하면 좌하고, 우하면 우하게 되는데 이때 대표자와 채용된 능력자 간에 충분한 의사소통이 전제되지 않으면 이런 업무성향은 업무를 처리하는 스타일이나 사업을 생각하는 방향에 따라서 잡음(Noise)을 발생시킨다. 스타트업은 의사결정이 매우 빠른 기업의 형태이기 때문에 대표자는 일반적으로 자신이 혼자 결정하고 혼자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채용된 능력자가 회사의 전반적인 사업 흐름이나 시스템을 잡아나가고 있다면 의사결정은 오로지 대표자 본인의 생각대로만 결정되어져서는 안 되고 반드시 구성원의 생각을 반영해야 한다. 아쉽게도 대표자와 직원이 주는 직급적인 괴리감 때문에 구성원의 생각을 반영하기보다는 대표자는 자신이 판단하는 것을 전부라고 보고 일방적으로 기업을 이끌어가게 된다.

잡음이 발생하는 부분이 바로 이 시점이다. 대표자가 의사결정을 스스로 선택하는 순간이 반복되고 구성원의 목소리가 반영이 되지 않기 시작하는 시점. 이때 상호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표자의 눈에는 구성원이 자신이 의도하는 방향대로 따라오지 않는 ‘결점’들이 보이게 되고, 구성원의 입장에서는 대표자가 ‘소통’하지 않는 독단적인 대표자로 보이게 된다.

‘지금은 틀리다.’

지인이나 지인을 통해 채용한 능력자도 마찬가지다. 회사의 성장을 위해 채용하였지만 적기에 이루어지지 않은 의사소통으로 인해 능력자도 다른 구성원들과 마찬가지로 대표자가 소통하지 않는 독단적인 대표자라고 생각하게 된다.

처음에는 이런 소통의 부재가 사소한 결정에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한다. 사소한 지시사항에서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고 작은 업무지시가 서로 의도하는 바와 다르게 산출물이 나오기도 한다. 처음에는 이런 어긋남이 제대로 지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거나 업무가 과중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호 간의 어긋남은 반드시 ‘능력에 대한 의심’으로 번지게 된다.

업무적인 능력이 탁월하지만 탁월함이 반드시 우리 회사에 요구되는 능력이 아니라고 생각이 되는 것인데 이런 생각이 대표자의 머리 속에 담기는 순간 능력자는 더 이상 회사에 필요한 인재로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 나와 의견이 맞지 않거나 나의 의견에 반대하는 위험한 인물로 인식된다.

분명히 채용하는 순간에는 능력자임이 확실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능력자가 아니게 되는 상황.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고 생각하는 아이러니한 순간이 매일마다 반복된다. 분명 회사가 성장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이런 고민들은 긍정적인 고민, 해결해야 할 과제 정도로만 분류되지만 스타트업이 성장을 위해 준비하고 있거나 평소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 반대로 스타트업이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대표자는 가장 먼저 구성원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기 자신은 옳은 결정을 내리고 있는데 구성원이 적절하게 백업해주지 못하는 느낌.

대표자도 답답하고 구성원도 답답해하는 이 상황은 결국 대표자의 잘못된 판단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충분한 의사소통이 사라진 ‘소통의 부재’도 한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스타트업만큼 의사소통이 중요한 기업도 없다. 우리 기업이 목표로 하는 바를 구성원 모두가 함께 인식하고 공유해야 하며 조금씩 사소한 의사결정에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함을 느낄 때마다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들을 반드시 모두가 다시 상기하고 방향을 새롭게 수립해 나가야 한다.

모두가 한 방향으로 마음을 모아서 노력해도 성공의 여부를 가늠할 수 없는 곳이 스타트업이다 보니 소통의 부재가 주는 애로사항은 때로는 기업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가 되기도 한다.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 정기적으로 회의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기업은 많지만 정작 회의 후에 내려진 결정사항이나 어떤 정보에 대해서, 때로는 그 결과나 진행하는 방향에 대해서 대표자의 속마음까지 공유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능력자를 포함해서 경력직이든 신입이든 스타트업의 구성원으로 참여한 모두는 반드시 스타트업이 목표로 하는 가치를 공감하기 때문에 스타트업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대표자가 생각하는 의도와 방향에 공감했기 때문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사람들이므로 대표자는 회의를 조금 했다고 해서, 정보를 조금 공유했다고 해서 모두가 자신이 의도하는 바 대로 따라와 주길 바라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