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커머스가이입니다.

한동안 중단했던 글 연재를 다시 시작해보려 합니다. 부디 이번 글도 많이 읽어주시길 바라며…

얼마 전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보게 됐습니다. 영업손실액 증가로 인한 매출 감소가 이유였는데요. 사실 대형마트(할인점) 위기설은 몇 해 전부터 끊임없이 흘러나왔습니다.

저의 유통 경력의 시작이기도 한곳이 이대로 끝나는 걸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수치는 어떤가 싶어 조사를 해봤습니다.

오늘 소개할 이야기는 “할인점 이대로 사라지나? 통계로 알아보자”입니다.

아마 독자분들도 아시겠지만 이전 글 대부분은 뇌피셜 중심으로 작성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우선 데이터를 구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인용 데이터가 신뢰할 수 있는 자료인지 여러 번 확인해야 해서 잘 가져오지도 않았구요.

또, 직접 추출한 데이터가 아니라면 오류는 없는지, 어떤 의도로 만든 데이터인지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냐! 누구든 그냥 데이터를 뽑지는 않거든요.

물론 나와 딱 같은 생각(전망)을 가진 사람이 누가 봐도 신빙성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뭔가를 내놓는다면? 저야 양해를 구하고 가져온 데이터 위에 코멘트만 얹히면 되니 더할 나위 없겠죠. 하.지.만. 그런 데이터를 구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증권사가 발행하는 리포트가 참 맘에 듭니다. 심지어 데이터 출처도 명확하게 표기돼 있으니 그대로 가져다 써도 돼죠.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할인점 매출 부진에 대한 저의 포인트는!!!

1. 할인점 주 고객층이 사라지고 있다.(줄어들었다.)
2. 할인점과 포지션이 겹치는 업태들이 늘었다. (대체 가능함)
2-1. 할인점 주요 플레이어들이 셀프로 카니발을 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진짜 오랜만에 통계청에서 데이터를 돌려서 가져와봤습니다. 요새 뉴스를 보면 할인점은 1-2년 안에 망해 없어질 것 같은데. 실제로도 그럴까요?

 

 

위 데이터는 소매업태별 판매액 지수(2015=100.0)입니다. 요기서 데이터 확인이 가능하구요.

2015년 판매액을 100 기준으로 했을 때 업태별 판매액을 보여주죠. 한마디로 해당 시기에는 대형마트(할인점) 하나만 숫자가 떨어지는 그림이네요.(사실 전문 소매점도…) 백화점도 빠지는데 1% 안쪽이니 비슷한 수준으로 보자구요.

올해 2분기에는 수치가 90 아래로 뚝 떨어지는 모습이네요. 어찌 저런 숫자가 나오냐!!에 대해선 여러 분석이 나오는데. 일단 다른데 숫자가 엄청 커졌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오프라인 중에는 편의점과 무점포 소매가 훨훨 나는 모습이네요.

TMI. 구분이 좀 애매한가요? 그렇다면 아래 그림을 봐주시면 됩니다!!

 

 

더불어 오프라인 유통업태별 점포 수 자료들을 찾아봤습니다. 하나로 정리된 내용이 없어서 여러 협회와 기사 데이터를 합쳐 만들어봤는데 아주 정확한 값은 아니지만 추이를 보는덴 무리 없을 듯하네요.

 

 

해당 기간에 편의점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입니다. 할인점도 같이 늘었지만, 쪽수로 볼 때 편의점이 압도적이죠. 그래서 점포당 매출을 보면 참 재밌습니다.

당연히 편의점 수가 늘어난 만큼 점포당 매출은 떨어졌을 테고, 이를 또 인구수로 나누면… 얼마큼의 인구수를 대상으로 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할인점을 운영하는 곳들은 SSM(기업형 슈퍼마켓)도 하지요?!

그렇습니다. SSM도 많이 늘었습니다. 여기에 할인점은 아니지만 독자님들 기억을 잘 떠올려보시면… 사는 지역마다 공판장 비슷한 점포들도 많이 생겨났죠? 족히 200평 이상 규모에 판매 품목수도 많고, 배송은 또 얼마나 편리하게요? 2만원 정도만 구매하면 몇 시간 내에 집까지 배달 돼죠.

할인점은 그 사이에서 계속 치이고 뺏기고… 뭐 그래왔습니다.

게다가 원스톱 쇼핑 할인점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교외형 아울렛들도 엄청 생겨났죠. 이미 할인점을 운영하는 롯데나 신세계 심지어 현대까지도!!! 밖에 경쟁자까지 상대해야 하는데 내부에서도 밥그릇을 빼가고 있으니 아주 그냥 이리저리 치이게 돼죠.

한때 무지무지 잘 나가던 할인점 독주를 막기 위해 규제들도 숱하게 생겼습니다.

그중에서도 강제휴무(매월 2,4째주 일요일)는 첨에는 좀 불편하게 느꼈는데, 이것도 자꾸 쉬다 버릇하니 주말이면 급한 것은 할인점 대신 편의점이나 슈퍼에서 사고 인터넷몰을 이용하는 게 익숙해졌습니다. 그래서 이전보다 찾는 빈도수가 점점 줄어들었죠.

뇌피셜 기준이지만 현재 시장은

1. 고객 가까이에서 잘게 쪼개 먹는 놈 – 편의점
2. 휴일에 가족 단위로 겸사겸사 가는 곳 – 대형 아울렛
3. 굳이 가야 할 필요 있나? 편하게 사는 게 최고! – 온라인몰, 배송 전문 업체
4. 할인점 이제 좀 식상하고 재미없지… – 신생 업태(자체 속성 포함)
5. 박리다매 할인점, 그중에서도 코스트코가 최고! – 창고형 매장(자체 확장 포함)

경쟁 상대가 이렇게나 많아졌는데 그래도 저 정도 유지하는 게 사실 더 대단한 것 같네요. 그나마 이것도 점포 수가 있어서 버텨내는 것! (온라인몰 확장 포함)

할인점의 핵심 타깃층인 3-4인 가족 숫자가 계속 줄어드는 것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

 

 

현재 한국은 2010년 기준으로 2인 가구가 정점을 찍고 이후로는 1인 가구 중심으로 모든 재화나 서비스들이 바뀌고 있죠.

사실 1인 가구가 혼자서 마트에 장 보러 갈 일이 뭐가 있습니까? 예전만 해도 바나나 한 송이가 먹고 싶으면 찾아가 사 왔지만, 지금은 모두들 소포장 형태를 더 선호하지요. 왜냐하면 사 와봤자 절반 가까이 버리는 걸 모두가 깨달았거든요.

이 수치는 바로 편의점 수 증가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할인점도 고민이 되겠죠. 기존 핵심 고객층을 완전히 락인 시킬 방법을 찾을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고객을 위해 바꿀 것이냐…

그래도 아직은 3-4인 가구가 전체 가구 수 중 40% 가까이 됩니다. 그래서 1인 가구 중심의 새 BM을 만들 것인가 갈등 되겠죠.

TMI. 과거 모 메신저, 문자 서비스가 기존 고객 및 회사 매출을 버리지 못해 결국 도태됐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할인점들은 이제 결정할 때입니다.

온라인으로 가는 길목에서 기록으로만 남을 것인지, 한 번 더 변신 X 파워업을 할 것인지 말이죠 – 사실 기존 할인점과는 다른 모습이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언제나 피드백과 반대되는 의견(욕만 뺀)을 비롯한 지적들 늘 기다리고 있습니다. 잘못된 부분은 콕콕 집어 알려주셔야 합니다! 누군가는 그대로 믿을 수도 있으니까요.

다양한 의견들 나눠주셨으면 합니다. 앞으로 자주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커머스가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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