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라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현상들을 인격화하여 인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회사에도 적용이 되는데, 우리는 애플이라는 회사가 단순히 사람만 모인 조직이 아니라 ‘애플’이라는 이름의 인격과 특성을 가진 어떤 존재로 인식 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우리가 ‘애플’이라는 존재를 어떤 느낌의 사람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할지 정하고 노력하는 것을 브랜딩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브랜딩은 ‘애플’이라는 이름 아래 일어나는 우리와의 모든 상호작용에서 느껴지고 또 느끼도록 해야 한다. 나는 원래 애플 회사의 상품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애플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어떤 광고가 애플의 광고인지 알게 된 순간, 그리고 맥북을 사러 갔을 때 줄 서 있는 고객들조차 신경을 쓰며 바로바로 개선해 나아가는 것을 보면서, 애플이라는 회사가 자신이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에 대해서 어렴풋이라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나에게 애플이라는 회사는 어떤 사람인지 머리에 각인이 되었다.

 

조직문화 라는 브랜드

 

조직문화 또한 하나의 브랜딩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이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는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무엇이 지속적으로 X같고, 무엇이 지속적으로 만족스러운지) 나타내는 것이 조직문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브랜딩과 마찬가지로 일을 하는데 일어나는 모든 상호작용이 조직문화를 이루는 하나의 구성 요소들이다. 나는 조직문화야말로 가장 인식하고, 만들고, 수정하기 어려운 브랜딩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프로덕트를 변경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조직 내부의 사람들이 회사에서 무엇을 가장 베이스가 되는 믿음인지 인식 시키고, 일을 하는데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괄적으로 동의하고, 더 나아가 본인의 자아실현이 이 회사에서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세세하지만 추상적인 룰들이 모여 조직문화라는 것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조직문화가 업무의 효율성을 정의할 뿐만 아니라, 조직 구성원들이 이 사람, 즉 회사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인식을 조성한다. 뭉그뜨려 말하면, 나는 조직문화 자체가 구성원들이 회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결정체, 즉 내부적 브랜드라고 생각을 한다.

올바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많은 시도들이 있고, 그런 시도들 중에 탄생한 것이 에자일 방법론, OKR(Object, Key Result) 등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추상적인 것들이 그렇듯, 완벽한 답안은 없고, 그 개념을 완벽하게 실행하는 것조차 많은 생각, 실행, 그리고 실패가 필요하다. 문제는 회사가 고객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를  많이 신경 쓰면서도 대부분의 회사들을 회사가 어떻게 회사 구성원들에게 보이는지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브랜딩이든 그렇듯, 많은 시간과 투자, 그리고 언뜻 보면 필요 없어 보이는 것들을 실행을 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에게 그러한 인내심과 돈, 그리고 생각이 없다.

물론, 나에게 어떤 조직문화가 가장 좋은 조직문화인지 물어보면, 나 또한 추상적이고 단편적인 답을 줄 수  밖에 없다. 어떤 것들은 실행에서 답을 찾을 수 밖이 없다.

 

 

역사라는 국가 조직문화에 대한 브랜딩

 

 

그렇다면 한 국가의 국민이라는 정체성은 어떨까? 국가라는 객체 또한 사람들이 모이고 모인 하나의 시스템이자 조직이지만, 우리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몇 가지 대표적인 특성들을 서술할 수있다. 즉 우리는 나라를 하나의 인간과 같은 객체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국가의 조직문화는 어떻게 정의 될 수 있을까? 국가의 부패, 관료주의, 자본 등 수많은 상호작용 포인트와 기반들이 모여서 우리에게 이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에 대한 인상을 준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그렇다면 한 나라의 “역사”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이다. 우리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에 대해서 적어도 단편적으로 창립 설화, 문화, 그리고 일하는 방법들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이야기들이 그 회사의 이미지와 문화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역사는 국가에 대해서 이런 “이야기”의 역할을 한다. 모두가 알고 있고, 더 나아가 깊이 받아들이는 이러한 이야기들은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하고, 또 무엇을 중요시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다. 그렇기에 역사는 한 국가의 브랜드, 즉 정체성을 결정하는데 굉장한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올바른, 혹은 적어도 우리가 보기에 우리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역사적 이야기를 보존하고, 전달하고, 또 해석해 나아간다.

이러한 역사의 중요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역사가 어떻게 기록되고, 또 어떻게 해석되어 학생들에게 전달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아닐까? 회사만 보더라도 창립 신화 같은 것들이 있는데, 이러한 것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알 수가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자체가 회사의 외부에 대한 브랜딩이 되기도 한다. 국가 또한 알게 모르게 그 국가의 창립 신화 및 역사들이 그 국가의 정체성과 방향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 회사, 더 나아가 국가가 어떤 브랜드를 내부적, 그리고 외부적으로 쌓아 나아가는지 유심히 바라보면 굉장히 많은 인사이트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어떤 회사에 가던, 그 회사의 브랜드가 어떻게 만들어져 나아가는지 보는 것은 정말로 유의미하다.

 

 

여름비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