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최적화된 크리에이티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데이터 활용이 필수적입니다

 

모비인사이드에서는 광고시장의 빠른 변화 속도에 맞춰, 광고대행사와의 협업을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Mobiinside Creative League’을 발표해 왔습니다. MCL은 광고대행사들의 국내외 광고제 수상내역을 기반으로 작성됩니다. 그 중에서도 앞날이 기대되는 광고대행사를 마케터분들에게 소개하고자 ‘MCL 기업소개 : 광고 이야기’ 인터뷰 시리즈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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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해 드릴 기업은 세계적인 광고 그룹인 옴니콤 그룹, ‘TBWA 월드와이드’의 자회사인 ‘JUICE by TBWA’의 김상호 ECD(Executive Creative Director)를 모시고, 데이터 등을 통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시도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김상호 상무님.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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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상호입니다. 저는 카피라이터로 광고회사에 입사했고, 2006년 TBWA에서 Creative Director가 되었습니다. 이후 십여 년 넘게 현대카드, 현대캐피탈의 여러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최근엔 SK매직, AHC 등의 브랜드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 JUICE by TBWA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오피스 벽면에는 ‘NEW BLOOD OF TBWA’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 있습니다. 말 그대로 TBWA가 자랑하는 크리에이티브 DNA는 유지하면서,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걸맞은 유연한 접근을 추구하자는 뜻입니다. 그래서 조직도 기존의 기획팀과 컨텐츠팀이 원팀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디지털 광고회사 출신의 기획자부터 스타트업 출신의 카피라이터까지 다양한 경험을 축적한 멤버들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TBWA보다 좀 더 젊고 좀 더 유연한 조직이라고 생각하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Q. TBWA에서 자회사로 JUICE by TBWA를 출범시키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물론 이 업계가 변화의 시기가 아닌 적도 없었습니다만, 최근 광고업계는 급격한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광고의 중심이 기존의 4대 매체에서 디지털로 옮겨가고 있고, 이에 대응한 많은 디지털 에이전시들이 업계에 출현했습니다.

그런데 디지털 에이전시들이 많이 성장하는 것에 비례해서 클라이언트들의 불만이나 아쉬움도 커지고 있는 것도 또한 사실입니다. 단순히 디지털을 툴로만 이용해서는 클라이언트를 만족시키기 어려운 시대가 된 거죠. 그래서 저희는 기존 종합광고회사의 장점은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미디어환경에 걸맞은 크리에이티브 조직을 세팅해보자는 차원에서 Juice를 출범시키게 되었습니다.

 

 

Q. 조직문화적으로, 기획팀과 제작팀이 원팀으로서 움직이면서 가장 시너지를 얻는 부분들은 어떤 부분이 있을까요?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무엇보다 클라이언트 요구에 대한 대응이 좀 더 원활해집니다. 디지털 중심의 요즘의 미디어 환경은 정확한 대응만큼이나 빠른 대응이 중요해졌으니까요.

팀원들 개개인적으로는 자기발전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획은 좀 더 크리에이터적인 사고를, 크리에이터는 좀 더 기획적인 마인드를 함께 일하면서 알게 모르게 습득하게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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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데이터를 통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시도에 대해 아직은 생소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데이터를 통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시도가 어떤 영역인지, 또 어떤 데이터 지표를 참고하시는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최근 마케팅 업계에서도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빠르게 실전 마케팅에 적용하고 있는 브랜드들도 다수 있구요. 하지만 데이터를 통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시도는 아직 업계가 겨우 첫 발걸음을 뗀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도 역시나 아직은 공부하고 실험하는 단계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보다 최적화된 크리에이티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다양한 데이터들을 활용할 예정입니다. 클라이언트가 축적해놓은 데이터일 수도 있고, 때로는 누구에게나 오픈된 공공데이터가 저희들의 재료가 될 수도 있구요.

최근에 저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카피를 써보자’라는 말을 자주합니다. 한때는 카피라이터의 번득이는 한 줄이 각광을 받았던 시절이 있었고, 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컨셉추얼한 카피가 유행하던 시절도 있었죠. 저는 앞으로는 데이터에 기반해 그것을 잘 해석하고 또 감성적으로 잘 트랜스포밍하는 카피가 사랑받게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Juice by TBWA가 추구하는 크리에이티브가 꼭 데이터에 기반한 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은 다양한 방법론의 하나일 뿐입니다. 예를 들어 메스미디어의 힘이 필요한 클라이언트에게 요즘은 퍼포먼스마케팅이 유행이라고 퍼포먼스마케팅을 권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요. 그런 차원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Q. 처음 광고계 입문하신 후 현재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어떠한 변화를 겪으셨으며, 미래의 광고 시장은 어떠한 변화를 맞이할 거라 생각하시나요?

외람되지만 저는 ‘지금이 과연 전문가의 시대인가?’ 라는 의문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클라이언트에게 보고할 때 꽤 많은 분들이 ‘당신들이 전문가이니 알아서 해주십시오’라는 말씀을 하셨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광고회사보다 훨씬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고, 훨씬 더 빠른 트렌드 변.화를 캐치하고 계신 클라이언트들도 많습니다.

그 뿐일까요? 저희가 늘 익숙하게 만나는 유튜브만 봐도 정말 훌륭한 크리에이터들이 많습니다. 컨텐츠를 만드는 일이 절대 전문가의 영역이 아닌 시대죠. 그런 면에서 보면 광고회사들에겐 매우 어려운 시기가 도래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클라이언트도 소비자도 광고회사보다 앞서가기 시작한 거죠. 그러다 보니 기존의 관습적인 화법으로 만들어진 광고 컨텐츠들은 점점 외면을 받게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저는 앞으로 탈광고, 즉 광고 같지 않은 광고 컨텐츠들이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속았다!’는 느낌이 드는 뒷광고가 아니라 ‘이거 광고인데 재밌네!’ , ‘오~ 무슨 광고가 이래?’ 라고 느낄 수 있게 하는 앞광고가 오히려 각광받지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물론 그렇다고 TV CF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요)

 

 

Q. 광고 같지 않은 광고, 앞광고에 대해 언급해 주셨는데, 이러한 콘텐츠를 제작할 때 가장 염두에 두고 있으신 부분이나, 기획하면서 인사이트를 얻는 노하우가 따로 있을까요?

노하우라고 할 것은 아니지만, 결국 소비자들이 요즘 어떤 화법에 가장 반응하는가를 관찰하려고 애씁니다. 제가 광고계에 입문할 때만 해도 ‘카피라이팅의 몇 가지 법칙’ 이라던가 ‘컨셉트를 추출하는 체크리스트’ 같은 것이 있었는데, 과연 그런 것들이 지금의 소비자들과 미디어환경에 맞는 것인가 의문입니다. 결국은 계속 소비자들의 반응과 변화를 추적해 최소한 보조를 맞추거나 혹은 반 발 정도 앞서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Q. 현재까지 기획하셨던 캠페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캠페인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대카드의 make.break.make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함께 했던 MC옆길로새 캠페인이 먼저 떠오릅니다.

 

 

현대카드가 추구하는 브랜드철학을 영타겟에게 호소할 수 있는 앵무새 래퍼를 만들어, 직접 음원을 발표하고, 또 페이스북으로 MC옆길로새의 다양한 일상과 생활을 보여주며 소통을 시도한 점이 당시로서는 새로운 접근법이었습니다. 뮤직비디오는 별다른 매체를 쓰지 않고도 5백만 뷰 이상을 기록했는데, 지금은 별 것 아닌 숫자일 수 있지만 당시에는 기업에서 마케팅적인 의도를 갖고 만든 영상 중에 기록적인 조회수라는 얘기를 유튜브 측에서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에 진행했던 것 중에는 네이버 시리즈 캠페인이 기억에 남는데요, 매스미디어를 이용한 전형적인 캠페인이라 방법론적으로는 새로울 것이 없었습니다. 웹소설의 대중화가 목표였기 때문에 올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오히려 디지털은 보조적인 매체였죠.

 

 

다만 보여주는 방법론을 새롭게 하기 위해 마치 연기파배우들이 웹소설의 내용을 연기하는 것처럼 했던 기획이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만드는 과정에서도 최대한 군더더기를 제거하고 배우들이 내뱉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게 하자는 것을 중요시했고, 그런 대목들이 소비자들에겐 낯설게 보였던 듯합니다. (뭐야? 웹소설의 대사를 저런 배우들이 진짜처럼 연기를 하네? 라는 반응을 이끌며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2019 서울영상광고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이에 따라 어떤 데이터 지표를 참고하고, 또한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전략이 생겨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Juice by TBWA만의 데이터 해석을 통해 보다 고도화되고 다채로워질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