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합리적인 프로세스가 좋은 광고를 만든다


함께 광고 만드는 플로우를 보자. 

ㄱ. 사장님이 말합니다 “우리도 광고하자”
     그러면, 세 군데 정도 광고 기획사들을 부릅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이 광고를 할 거야”라고 말해줍니다.

ㄴ. 현업(마케팅팀, 영업팀, 브랜드팀)에서 광고기획사에게 말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광고는 구체적으로 이런거야”

ㄷ. 광고기획사는 A안, B안, C안을 들고옵니다.

ㄹ. 광고 실무자 “요즘 애들 들어가는 게 유행이니 이걸 넣고”


ㅁ. 과장님 “상품설명이 없으니까 이것도 넣어야하고..”

이런 과정을 거치면, 클라이언트가 거의 반은 만들게 되는 것이고, 결국 대표이사 보고에는 기존 A안, B안, C안이 살아있고, 대표이사가 A안에 B안 섞어봐 이러면 TV 광고에 나가는 구조이다. 안타깝게도 이게 광고 업계의 현실이다.

그런데, 현대카드 CEO에 의하면, 현대카드 광고는 20년 전부터 플로우가 다르다고 한다. 한번에 모든 부서가 광고에 필요한 OT를 준다. 발표도 딱 한 번만 해서 현대 카드는 2단계가 끝인 것이다 .

현대카드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광고 요청서, OT다. 소위 OT라는 것이 광고 클라이언트의 수준을 결정한다. 한번에 광고 기획사에게 우리가 구성하고 싶은 광고에 필요한 내용을 컴팩트하게 담아야 하는데 이것을 잘 못하니 여러 번의 광고 OT가 중복으로 나가는 것이다. 

광고OT에는 ‘어떤 광고를, 무슨 목적으로 왜 해줘’라는 것이 명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모호하게 이렇게 읽어도 상관없고, 저렇게 해석해도 상관없는 OT가 나가는 것도 못하는 것이고, 또 너무 빽빽하게 가득 요구서를 채운다면 광고기획사의 창의력이 들어갈 여지가 없는것도 실패하는 것이다.

 그래서 또 중요한 것이 광고를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제한하는 것이다. 참여자가 많고 다양해지면 광고는 산으로 가게 되어있다. 상품을 잘 아는 실무자, 광고쪽을 잘 아는 유관 부서 담당자 정도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막아야 한다. 직급이 높은 마케팅 임원과 같이 점점 다양한 사유로 섞이기 시작하면 산으로 배를 끌고가는 사공들이 늘어날 뿐이다.

 

02. 광고주는 갑이 아니다


광고주도 광고를 같이 만드는 파트너이다. 광고 요청을 잘하는 만큼 만들어진 광고를 잘 이해하고 반박도 하고 좋은 선정을 해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데 광고 업계에서 PT과정에서 의아한 이야기가 있었다. PT한다고 광고 기획사를 초대했는데, 마주 보고 앉아서 광고를 보자고 하니 어색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클라이언트는 상석에 앉고 광고 기획사의 PT를 보는게 일반적인데, 현대 카드에서는 광고 기획사도 상석에 앉으니 의문을 품었다고 한다. 현대카드 입장은 광고주가 클라이언트일 뿐 심사 위원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적할 준비, 째려보면서 날카로운 말을 던질 준비를 하는 것이 광고에 도움 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래서 광고 기획사에 끌려 다니는 것도 좋지 않고, 광고 기획사와 광고주 간에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들며 광고를 잘 만드는 게 광고주는 무조건 좋은 것이다. 

 

03. 광고는 빼기(-)다.


광고는 대개 15초이다. 20초, 30초도 있지만, 대부분의 TV 커머셜 광고는 15초안에 끝내야한다. 여기서부터 딜레마가 시작되는데, 상품의 효력, 브랜드적인 이야기를 모두 담으려다 보면 15초로는 어림도 없다.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다. 

 그런데, 현대카드 광고도 보면 카드 혜택을 모르겠다는 사람이 많다. 광고에서 현대 카드는 카드 이름 하나만 알리고 나와도 성공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고에서 중요한 것은 빼기 이고, 이 빼는 것을 광고주가 해줘야 하는 것이다. 

광고기획사에서는 다양한 크리에이티브를 담아 어마어마한 발상이 나오는데, 이런 기발함에 취하면 현대카드는 사라진다. 광고에서 기발함만 남는다. 끝까지 이런 유혹을 이겨내어 광고주를 위한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

광고를 위한 광고주 X
광고주를 위한 광고 O

 

04. 총론이 크리에이티브를 지배해야 한다.


현대카드 광고가 간혹 오해받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현대카드 광고는 0.5초마다 디테일을 따지지 않을까 하는 오해이다. 굉장히 큰 오해다. 

우리가 처음 갖고 있는 광고에 대한 전략과 총론을 던지고는 이것을 AE와 CD가 충실히 총론에서 벗어나지 않고 만드는 지만 본다. 그렇기 때문에 광고 내에 등장하는 모델의 손 모양, 위치, 색깔 등등을 다 디렉팅 주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총론을 갖고 어긋나는 지만 보기 때문에 이것으로도 디테일을 충분히 챙긴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05. 365일, 24시간 광고는 계속된다.


현대카드에서는 레지던트 에이전시를 도입했다. 매 캠페인 마다 새로운 에이전시를 경쟁PT시키고 우리의 상품을 이해시키고 이런 과정을 거쳐서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1년 365일, 24시간 모든 매체에서 이런 광고는 수시로 등장한다

현대카드는 본인들의 상품과 전략에 대해 이해가 깊고, 케미스트리가 맞는 에이전시를 회사로 들여 회사 안에서 현대카드가 일하는 방식, 상품을 직접 보면서 그 분위기에 녹아져서 광고를 상주하며 만들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었다. 

 

 

 

글쓰는 워커비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 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