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광고대행사에서 AE로 일하고 있는 느낀표입니다 🙂

최근에 이직을 하면서 지난 업무를 정리할 겸 AE의 직무와 관련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 글 <광고대행사의 종류와 장단점>에 이어서 이번에는 좀 더 본격적인 AE의 직무에 대해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AE 직무 이야기 시리즈를 추천하는 대상

 

– 광고 대행사 업계로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

– AE직무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대학생 분들

– 세상에 어떤 직업이 있는지 알아보는 단계인 학생분들

– 광고업계의 업무 프로세스를 한 번에 보고 싶은 광고계 주니어분들

 

주의! 3년 차 AE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글을 썼습니다. 보편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있음을 유의해주세요.

 


 

1. AE란

 

 

AE는 Account Executive의 약자입니다. 이 단어는 원래 은행 업무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해요. 은행에서 개인의 예금 계좌(Account)를 관리하는 사람을 Account Executive라고 불렀는데요, 광고에서도 마찬가지로 하나의 광고주(Account)를 관리하는 사람을 Account Executive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광고 기획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AE가 광고주를 하나만 맡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보통 동시에 3~4개 정도의 광고주를 핸들링합니다.

광고대행사 내에는 크게 기획/제작/매체 세 가지 역할이 구분되는데 기획 역할의 AE는 광고주와 광고대행사가 소통하는 창구이기도 하고, 제작 및 매체 담당자와 모두 소통하는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규모가 큰 광고대행사에서는 기획 역할을 AE(Account Executive)와 AP(Account Planner)로 분리하기도 합니다.

AE프로젝트의 관리, 커뮤니케이션 쪽에 특화를 시키고

AP광고 콘셉트 개발, 기획서 제작에 특화를 시킨 것이죠.

하지만 많은 경우는 둘의 역할이 합쳐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2. AE의 업무 개요

 

‘박기철의 인생과 광고’라는 칼럼에서는 AE의 업무를 3P 1B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3P는 Planner, Producer, Presenter

1B는 Businessman

을 뜻합니다.

 

 

이걸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면

 

Planner

Planner는 광고 전략을 기획하는 일을 뜻합니다. 위에 AP라는 직무가 따로 나와 있는 경우가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AP의 경우는 이 Planner의 역할에 집중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광고대행사는 광고주에 광고 콘셉트와 시안, 매체 안 등을 제안합니다. 단독으로 제안하는 경우도 있고, 경쟁 PT라는 과정을 통해 제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제안서를 만드는 과정, 광고주의 브랜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콘셉트 및 광고 전략을 제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Producer

Producer는 광고주, 제작팀, 매체팀 등 다양한 관계자들 사이에서 업무를 조율하고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역할을 말합니다.

실제로 광고 한 편을 만들더라도 일정 조율부터 모델, 촬영 장소, 운행 채널 등 항상 문제가 생기거나 방향이 바뀌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때 AE가 프로젝트의 중심을 잡고 관리를 해야 합니다.

 

Presenter

Presenter는 PT 등을 통해 광고 콘셉트 및 시안을 광고주에게 설득하는 역할을 말합니다. 특히 경쟁 PT에서는 이 역할의 중요성이 아주 커집니다. 발표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억~수백억에 달하는 광고 프로젝트 수주 여부가 결정되니까요.

저는 인하우스 광고대행사에서 일해 경쟁 PT가 상대적으로 적었음에도, 광고주에게 제안서를 들고 가 설득을 하는 과정은 업무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Businessman

Businessman은 광고주를 영입해오는 영업 업무를 말합니다. 광고대행사는 아이디어를 파는 회사입니다. 브랜딩이 잘 되거나 규모가 상당히 큰 회사라면 가만히 있어도 광고 의뢰가 들어오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인맥,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영업 등을 통해 광고주를 영입하고, 경쟁 PT의 기회를 받습니다.

주니어 때는 이 역할에 대한 부담이 적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중요해지는 부분이죠.

 

 

3. AE업무의 특징

 

 

AE의 고객은 누구일까요? 담당하고 있는 브랜드를 구매하는 소비자일까요? 반은 맞지만 나머지 반이 남아 있습니다. 바로 광고주이죠.

광고대행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B2B(Business to Business)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먹힐 수 있는 아이디어를 광고주한테 파는 것이죠. 그래서 사실 AE의 일차적인 고객은 광고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오는 AE 업무의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소비자만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이죠. 광고주 회사 내부에도 사원, 대리가 있고, 임원도 있습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방향이 다를 수 있죠. 또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광고주의 경우에는 지역별 가맹점주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광고를 수도권에만 틀면 지방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커지는 것이죠.

 

AE는 소비자 전문가인 동시에 광고주 내부의 사정을 잘 이해하고 타협점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AE는 바쁩니다. 세상에 안 바쁜 직장인이 얼마나 되겠어요. 하지만 AE는 유별나게 바쁜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 전반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 쓸 게 많아서인 것 같아요.

사실 말이 좋아 관리지, 저는 AE가 부탁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광고주의 갑작스러운 요청에 제작팀, 기획팀 쫓아다니면서 부탁하고 사정하고, 내부에서 일정이 도저히 안 된다고 하면 광고주한테 양해를 구하고… 이런 일이 아주아주 많습니다.

 

 

AE가 광고대행사의 꽃이라는 말이 있는데… 힘든 일이라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는 게 아닐까 싶네요…ㅠ

 

 

4. AE업무를 하면서 좋았던 점

 

AE가 바쁘고 힘든 직업이긴 하지만 빠르게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다양한 산업군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AE는 동시에 여러 Account를 관리하기 때문에 다른 직군에 비해서 시장을 바라보는 눈을 넓힐 수 있습니다.

더욱이 AE는 동종업계의 광고주를 동시에 가지면 안 되기 때문에(경쟁사의 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있으므로) 필연적으로 다양한 산업군의 브랜드를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업무 관리능력이 빨리 늘었습니다.

AE는 직무의 특성상 주니어 때도 업무를 관리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일정 관리나 팀 간 의견 조율 등 프로젝트를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익히고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결과물이 뚜렷해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AE는 프로젝트성으로 일하기 때문에 한 프로젝트가 끝나면 광고물이라는 명확한 결과물이 생깁니다. 특히나 그 광고물의 기획단계부터 제작, 송출까지 모두 관여하기 때문에 느껴지는 보람도 더 큰 것 같아요.

 

 

5. 마치며

 

AE라는 직업은 업무 강도가 높은 만큼 보람도 크고 성장의 기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이 글을 통해서 AE직무에 대해 충분한 소개가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AE의 업무에 대해서 조금 더 상세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느낀표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