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브랜드 중에 가장 유명한 로고가 무엇일까? 애플, 맥도날드, 코카콜라 등 사람마다 매우 다양한 브랜드들이 떠오르겠지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국 브랜드 중에 하나로 나이키(Nike)를 포함하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가 너무 익숙하게 잘 알고 있는 나이키 로고(Swoosh)는 굉장히 단순하면서도 인상적인 로고로서, 많은 사람들은 이 로고가 큰 비용을 주고 광고 디자인 회사를 통해 만들어졌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실제로 나이키 Swoosh 로고가 약 50년 전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던 평범한 한 대학생에 의하여 디자인되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1971년, 캐롤린 데이비슨(Carolyn Davidson)이라는 한 여학생은 포틀랜드 주립대(Portland State University)의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데이비슨은 그로부터 2년 전 당시 조교수이자 블루리본 스포츠(Blue Ribbon Sports)(이후 나이키로 사명을 변경)의 설립자였던 필 나이트(Phil Knight)를 만나게 되었는데, 나이트는 그 당시 데이비슨이 유화(oil painting) 수업을 듣기 위한 학비를 마련하고자 일을 알아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에게 시간당 $2(현재 가치 기준 약 $15 정도로 최저임금 수준)에 자신을 도와줄 것을 제안하였다.

나이트는 당시에 운동화 브랜드를 만들고 있었는데, 데이비슨에게 신발 옆면에 어울릴 만한 이미지나 줄무늬를 디자인해볼 것을 요청하게 된다. 데이비슨은 움직임과 속도를 나타내는 역동적이면서도 우아한 로고(Swoosh)를 디자인하여 제안하였는데, 이 로고를 그리스 승리의 여신의 이름을 따서 나이키(Nike)라고 명칭 하였다. 이 체크 모양의 로고는 ‘참(true)’을 의미하는 ‘veritas’와 승리의 ‘victory’의 약자로 해석되기도 하고, 운동선수들에게 ‘yes’라는 의미의 체크로 해석되기도 하며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데이비슨은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 이 로고 디자인을 단돈 $35(그녀가 해당 로고 디자인을 하는 데 총 17.5시간을 썼다고 알려짐)를 받고 나이트에게 그 권리를 모두 넘기게 된다. 이후 나이트의 회고에 따르면, 그는 당시에 Swoosh 로고가 맘에 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그의 새로운 운동화 브랜드에 그 로고를 부착하여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날 이 로고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로고 디자인 중의 하나가 된 것이다.

 

 

이런 세계적인 브랜드의 로고를 처음 디자인한 대가로서 $35는 너무 헐값이 아니냐고 생각을 할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위 Swoosh 로고의 성공으로 인해 데이비슨은 그 이후 4년여 동안 나이키에서 디자이너로 일을 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약 $1,000,000에 달하는 업무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고 알려진다. 또한 1983년, 나이트는 데이비슨에게 다이아몬드가 박힌 금반지와 나이키사의 주식 500주를 선물로 주었다고 하는데, 그 당시 나이키 주식 500주의 가치는 약 $8,000로, 그 주식을 현재까지 가지고 있다면 무려 $4,800,000(약 55억원)가 넘는 가치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키는 2019년 기준 전 세계 매출 $39.1 billion(약 44조 원), 직원 수 75,000명 이상을 거느리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다. 그리고 현재 나이키 브랜드의 가치는 $35 billion(약 40조 원)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나이키 로고는 단지 미니멀리즘과 시대를 초월한 무한함만으로 유명한 것은 아니다. 매우 단순해 보이는 이 로고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는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제공함은 물론 우리 모두를 운동선수로 바꾸어주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거대한 나이키 제국의 상징이 불과 50년 전 아주 평범한 한 대학생의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하였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준다. 아주 사소하고 단순한 무형의 창작물이 가질 수 있는 무한한 성장성과 그로부터 파생될 수 있는 엄청난 부가가치는 우리가 다시 한번 지식재산(IP)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성기원 변호사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