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숏폼 콘텐츠의 성장 배경

 

#틱톡의 성공

15초 내외의 짧은 동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틱톡(TikTok)이 Z세대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숏폼 콘텐츠가 대세가 되었다. 틱톡은 2016년 중국 IT 기업인 ‘바이트댄스’가 출시한 숏폼 콘텐츠 플랫폼으로 전 세계적으로 15억 다운로드 이상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고, 2020년에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넷플릭스, 유튜브와 같은 기성 플랫폼을 제치고 세계 모바일 앱 다운로드 2위를 달성하였다. 짧은 영상을 업로드하기 때문에 춤이나 갑자기 일어난 재미있는 사건이 콘텐츠의 대부분이다.

 

#Z세대의 특징 반영

틱톡은 전체 이용자 중 51%가 MZ세대일 정도로 10-20대의 사랑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어디서나 수시로 영상을 볼 수 있게 되었고, 스마트폰으로 어디서나 수시로 영상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짧은 영상을 선호하게 되었다. 틱톡에 접속하면 1분에 최대 4개의 동영상을 볼 수 있는데, 많아진 정보량으로 인해 보다 효율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Z세대의 특성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예능이나 드라마도 전체를 보지 않고 짧게 편집된 영상을 주로 본다. 또한, Z세대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재미’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편슈머’이며 새로운 경험을 선호하기 때문에 자신이 쉽게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았다.

 

#세로영상의 대중화

틱톡, 쇼츠, 릴스 등 숏폼 콘텐츠들은 모두 세로형 영상을 택했다. 이는 이용자들이 화면을 돌릴 필요없이 위아래로 빠르게 피드를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칸타에서 2020년에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MZ세대는 세로형 광고가 가로형 광고보다 17.4%p 높게 흥미가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틱톡에 의하면 세로형 광고를 제공한 틱톡에서의 평균 시청 지속률은 89%인 반면, 가로형 광고를 제공한 타 플랫폼의 평균 시청 지속률은 33%로 나타났다고 한다.

 

 

 

2. 일상속에 자리한 숏폼 콘텐츠

 

#음악

Z세대는 음악을 디깅할 때 숏폼 콘텐츠를 이용한다: 영상에서 음악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삽입하는 경우가 많고, 숏폼 콘텐츠의 주요 콘텐츠는 음악과 함께하는 댄스 챌린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틱톡에서 자주 삽입되는 음악이 인기를 얻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Doja Cat의 ‘Say so’와 Dua Lipa의 ‘Don’t Start Now’가 있다. 특히 ‘Say So’는 틱톡에서 유행하자 자신의 뮤직비디오에 자신이 챌리지 춤을 추는 영상을 넣기도 했으며, 이후 리믹스 버전을 발매하여 처음으로 빌보드 Hot 100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뮤비 속 say so 챌린지 댄스를 추고 있는 도자캣

 

 

#예능

개인크리에이터뿐만 아니라 MBC의 ‘오분순삭, SBS의 ‘애니멀봐, tvN의 ‘금금밤’ 등 방송사에서도 하이라이트만 편집한 짧은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나영석PD 또한 숏폼 형식의 예능을 시도하고 있다. <아이슬란드에 간 세끼>나 <라끼남> 등 정규편성 프로그램 뒤에 5분간 방용한 뒤, 유튜브 채널인 ‘십오야’에 풀버전을 공개하는 형식을 취한다.

 

 

 

#밈

10-2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콘텐츠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살펴보면 대부분 숏폼 콘텐츠이다. 독특한 촉감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팝잇’, 1700만 대의 인스타 팔로워와 6300만 대의 틱톡 팔로우를 가지고 있으며, 특유의 표정과 손짓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일명 ‘한심좌’, 쇼츠와 릴스에 아이돌 커버댄스를 올리며 인기를 얻어 가수들과 콜라보도 진행한 크리에이터 ‘땡깡’ 등 MZ세대 사이의 최신 유행은 대부분 숏폼 콘텐츠 플랫폼에서 시작된다.   

 

 

 

 

3. 광고마저 숏폼으로

 

따라서 각종 기업들은 잠재적 구매력을 갖춘 MZ세대를 포섭하기 위해 틱톡을 통해 각종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에는 BGF리테일이 PB브랜드인 CU를 홍보하기 위한 모델을 틱톡과 협업해서 선발했는데 참가자들은 헤이루 송에 맞춰 춤을 추고 이를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참가했으며, 총 2만 명이 넘는 참가자 수를 기록했으며, 참가자들의 영상은 누적 조회수 630만 뷰를 넘기도 했다. SK텔레콤 역시 휴대전화 요금의 반을 할인해 주는 이벤트를 Z세대를 상대로 진행했으며, 유명 틱톡커인 ‘옐언니’를 모델로 선정하였다. ‘옐언니’가 반값송을 부르면서 춤을 추는 영상을 올리자, 2주 만에 #반값송을 단 영상이 6000여 건이 업로드되었으며 이 기간에 영상의 조회수는 총 450만회를 기록하였다.

 

 

 

기업의 마케팅용 광고 동영상의 평균 길이도 점차 짧아지면서 숏폼 콘텐츠와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기업 ‘메조미디어’에 의하면 기업의 광고 및 홍보용 영상 길이가 2016년 이후 점차 줄고 있으며 2020년에는 2분 이하의 영상이 전체의 73%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10대의 11%는 5분 이하 길이의 동영상을 선호했다. 10분 이하까지 더하면 절반이 넘는 56%가 짧은 영상을 즐겨 본다고 답했다.

숏폼 콘텐츠의 광고 효과가 큰 Z세대를 중심으로 마케팅 성공 사례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인스타그램은 ‘릴스(Reels)’, 유튜브는 ‘쇼츠(Shorts)’, 넷플릭스의 ‘패스트 래프(Fast Laughs)’를 출시하였다.

 

 

4. 새로운 숏폼 콘텐츠 플랫폼

 

#쇼츠(Shorts)

올해 3월 유튜브에서 출시한 쇼츠는 벌써 307만 개의 채널과 2694만 개의 동영상이 업로드되었다. 유튜브가 속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을 이끌고 있는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쇼츠가 전 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65억 뷰를 기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쇼츠에는 광고를 붙일 수도 없게 돼있고 조회수가 많아도 광고 수익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반응이 저조한 측면도 있지만 올해 5월 유튜브가 뛰어난 쇼츠를 만든 크리에이터들을 보상하기 위한 1억 달러(약 1123억 원) 규모의 ‘유튜브 쇼츠 펀드’를 올해부터 내년까지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쇼츠는 영상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영상을 조회할 수 있는 동시에 자신의 채널에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긴 길이의 영상 대비 제작의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유명 유튜버들은 쇼츠를 활용해 본인의 채널 홍보하는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기도 하다.

 

 

(구독자 111만의 ‘소련여자’ 영상 중 쇼츠로 올린 영상이 채널 내 조회수 2위)

 

쇼츠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콘텐츠는 아이돌 영상이다. 아이돌의 매력있는 부분을 빠르게 응축하여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홍보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팬이 아니라면 볼 콘텐츠가 아니지만 쇼츠를 한번 보기 시작하면 관련 영상을 자동으로 계속 재생해주기 때문에 팬이 아닌 사람들도 볼 수 있다.

 

 

 

또한, 1분 내로 보여줄 수 있는 간단한 레시피도 인기를 얻고 있음

 

 

 

#릴스(Reels)

인스타그램 역시 ‘릴스’를 선보였다. 릴스의 UI는 틱톡과 유사한데, 인스타그램의 접근성이 높고, 영상을 탐색 페이지를 통해 광범위하게 공유할 수 있어, 팔로워들이 아니더라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릴스에서 유행하는 콘텐츠 역시 틱톡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와 유사하다. 댄스 챌린지나 레시피 영상이 인기가 많다. 하지만 유쾌한 영상이 대부분인 틱톡과 다르게 기존의 ‘인스타 감성’을 담은 영상 역시 많이 업로드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는데, 숏폼 트렌드를 맞는 다양한 릴스 게시물을 기획하고 있다. 제품을 소개하거나 인플루언서와 협력하기도 하고, 새로운 챌린지를 만들어 내고 팁이나 튜토리얼을 공유한다.

 

 

 

 

 

#패스트 래프(Fast laughs)

넷플릭스도 ‘패스트 래프(Fast Laughs)’라는 숏폼 콘텐츠 서비스를 런칭했다. 넷플릭스가 선별한 1분 이내의 영상을 볼 수 있으며, 공유도 가능하다. 현재는 일부 국가에서 iOS버전 넷플릭스 앱에서만 베타 버전으로 제공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숏폼 컨텐츠에 주목하는 이유는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영상은 대부분 이용자가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롱폼’ 형식이기 때문이다. 짧은 영상을 선호하고, 재미있는 영상을 보았을 때 공유하고자 하는 Z세대의 특성을 활용하여 젊은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새로운 시도로 보인다. 틱톡과 비슷한 세로 영상 형식을 선택하여 하나의 영상을 다 보고 나면 자동으로 다음 영상으로 넘어가게 하면서 이용자들이 보다 오랜 시간 머무르게 하고, 넷플릭스의 많은 콘텐츠를 홍보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인다. 뿐만 아니라 롱폼 콘텐츠에 집중해온 넷플릭스는 지난해 5월에는 러닝타임이 15분 밖에 안되는 It’s Bruno라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했다.

 

 


패스트 래프 공식 트레일러                                              잇츠브루노 공식 포스터

 

 

 

5. 숏폼 콘텐츠의 전망

숏폼 콘텐츠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방송영상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서 기존 중·장편 콘텐츠에 더불어 정식 분야로 선정돼 국가적 지원을 받고 있으며, 지원금은 총 21억 5,000만 원 규모로 작품당 지원금은 1억 9,000만 원이다. 틱톡이나 릴스와 같은 SNS 뿐만 아니라 라이브 커머스까지 숏폼 콘텐츠의 형식을 택해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짧은 영상을 즐기고, 제작하고, 공유하는 것은 이미 MZ세대에게 하나의 놀이로 자리 잡았다. 볼 영상이 넘쳐나 영화마저 ‘건너뛰기’로 보는 요즘 같은 시대에 보다 효율을 중시하는 젊은 이용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하이라이트만 보여주는 짧은 영상은 더욱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콘텐츠는 이은서님의 기고 콘텐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