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입사자의 부검+회고 메일

 

 

20년 4월, 약 5년간 공동 창업한 회사를 나왔습니다. 21년 8월까지 지난 1년은 다양한 초기 스타트업에서 다양한 가설 확인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일했습니다. 이번 글은 서비스가 확장되기 시작하는 스타트업에서 공통으로 경험한, 기존 구성원과 신규 구성원 관계에 대한 내용입니다. 어떻게 보면 공동 창업한 회사에 다니던 과거 저에게 신규 구성원 입장에서 보내는 부검 메일입니다.

 

 


 

 

스타트업 초기 구성원 열정과 주인의식

 

 

 

 

스타트업 초기 구성원은 서비스 성공에 대한 열정과 주인의식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접 만든 서비스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다 보니 애착이 다르기 때문인데요. 덕분에 저 역시, 지난 1년 동안 서비스 성공에 대한 열정으로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에너지 넘치게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스케일업 단계에 접어든 서비스의 경우 이 열정이 신규 입사자 의견을 밀어내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은 부정적이라기 보다, 급성장하고 있는 서비스가 경험할 수밖에 없는 성장 필수 프로세스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회사 성장 지표는 좋지만, 신규 입사자 퇴사 비율이 높다면 서비스가 급성장하고 있다는 상징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면, 어느 순간 성장 없이 초기 구성원 미련으로 회사 생명줄만 붙잡고 있는 회사가 되기도 합니다.

 

 

성장을 위한 기존 구성원 역할

 

 

 

 

서비스 성장에 따라 초기 스타트업은 시장에 상상 못 할 충격을 주기 위해 신규 구성원을 찾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상상 못 했던 충격이 ‘우리 서비스가 시장에 이런 충격을 주다니?’가 아니라 신규 입사자와 기존 구성원 갈등이 주된, 내부 충격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충격에 대한 원인을 개인 경험 기반으로 분석했는데요. 지금부터는 신규 입사자 입장에서 하는 말입니다. 편향된 의견이라는 건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기존 구성원 입장에서는 신규 입사자의 다른 방식과 의견 그리고 기존 구성원 대비 낮은 서비스 애정도가 당황스럽고 서운합니다. 또한 기존 구성원 담당 역할을 신규 입사자에게 보내야 하지만, 막상 떠나보내려 하니 내 생각과 기획이 달라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신규 구성원 없이 서비스 성장과 성공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초기 구성원이 할 일은 신규 입사자 방향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기존 구성원 경험과 신규 입사자의 새로운 관점을 녹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입니다. 

 

 

초기 구성원 의견의 무게와 입사자 애사심

 

 

 

 

신규 입사자가 일을 할 때, 낯선 신뢰 관계에서 연습 안 된 피드백으로 가벼운 의견을 내는 것도 조심할 일입니다. 초기 구성원 의견은 가볍지 않습니다. 잘 성장하고 있는 서비스는 실력 좋은 분들이 많이 지원하기 때문에, 조금만 채용에 신경 쓴다면 좋은 분들이 합류하는데요. 따라서 초기에는 신규 입사자가 기존 구성원 생각과 다른 방향을 제시했을 때 합리적인 의견이라면 기존 의견 제시 보다, 첫 시작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신규 입사자는 초기 구성원 대비 회사에 애정이 없습니다. 심지어 같이 밥 먹는 시간을 피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초기 구성원 입장에서 속상하고 아쉽습니다. 하지만 애정이 처음부터 초기 구성원과 같다면, 그 사람이 특이한 경우입니다. 남들이 꿈꾸는 기업에 취업한 친구들 중에서도 그런 경우는 못 본 것 같습니다. 애플에 갓 취업한 직원이 잡스보다 애플을 사랑할 수는 없는데요. 즉, 신규 입사자가 서비스에 애정이 생기게 하는 건 신규 구성원이 할 일이 아니라 기존 구성원이 해야 할 중요한 일입니다.

 

 


 

 

같이 일하는 문화를 만드는 초기 구성원의 

 

초기 구성원은 담당해야 하는 것과 담당할 수밖에 없는 일 모두를 잘해야 합니다. 그 일 안에는 서비스 성공도 있지만 서비스 규모에 맞게 문화를 만드는 일도 포함돼있습니다. 신규 구성원을 믿고, 초기 구성원이 사랑한 만큼 서비스에 애정을 느끼게 만들어보세요. 그 결과는 3년 후, 상상 못 했던 일이 벌어지며 보상받는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글은 시간이 된다면, 초기 구성원 입장에서 신규 입사자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참고 : 넷플릭스 부검 메일

 

 

 

해당 콘텐츠는 이재구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