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와이콤비네이터의 파트너인 Kevin Hale이 2019년 Startup School에서 했던 강의 내용을 번역하고, 제 나름대로 살을 붙여 작성한 내용입니다. 본영상은 여기에

 

 

 


 

엑셀러레이터라는 개념을 처음 만들어 전 세계에 퍼트린 와이콤비네이터.

그곳의 파트너인 Kevin Hale은 3가지 기준으로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평가한다고 한다. 350억원에 회사를 처분한 이력이 있는 그의 말을 어디 한번 들어보자. 

 

Problem – Solution – Insight

 

 

1. Problem

 

첫 번째 기준은 문제이다. 내 경험상 많은 스타트업이 여기서부터 실수를 한다. 해결할 필요가 없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거나,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을 수도 있다. 적절한 문제를 찾았다면 기본적으로 투자자들이 관심은 조금 보인다.

그럼 좋은 문제란 무엇일까? Kevin은 좋은 문제에 대해서 6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많은 사람이 그 문제를 겪고 있어야 하고(Popular), 문제의 크기가 계속 커지고 있으며(Growing), 그 문제로 인해 많은 비용이 발생하고(Expensive), 의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Mandatory), 마지막으로 발생 빈도가 높은 문제(Frequent) 들이 좋은 문제라고 한다. 

 

 

 

 

친절하게도 투자자가 매력적으로 느끼는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해준다. 미국 기준으로 백만  정도 그 문제를 겪고 있으면 Popular한 문제라고 한다. 그리고 매년 20%씩 성장하는 시장의 문제이어야 하며, 사람들이 즉각적으로 해결되길 바라는 문제,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이 $1B(10억 원) 정도 수준이며, 법&규제 때문에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라면 투자자들이 충분히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한다. 

이 수치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좋은 아이디어일 수도 있다. 많은 매출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투자자가 찾는 아이디어는 아니라고 한다. 

 

 

2. Solution: Don’t start here.

 

두 번째 요소는 해결책(Solution)이다. Kevin이 강조하기를, 솔루션에서부터 시작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언제나 신기술은 등장한다. 요즘은 특히 블록체인과 메타버스가 나오면서 이 기술들로 뭐라도 만들어 보려고 하는 스타트업이 많다. 그러나 이는 Kevin에 따르면 역행하는 것이다. 문제에서 출발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은 나중에 정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사업을 할 거야!라는 창업자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이해는 간다. 나 같아도 기술력이 있으면 사용할 곳을 찾을 것 같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봤을 때 문제로 시작해서 기술은 뒤따라 오는 게 성공 가능성이 높다. 

 

 

 

 

Y Combinator에서 재미있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SISP(Solution In Search of a Problem)라는 것이다. 사용처를 찾고 있는 해결책 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 것 같다. 와이콤비네이터에선 이런 아이디어는 최대한 피하려고 한다.

 

 

3. Insight-Unfair Advantages

 

마지막은 이 회사가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인사이트가 있는지 평가한다. Kevin이 말하는 인사이트는 나만 가지고 있는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희귀한 인사이트 혹은 비교우위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5가지 인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Founders, Market, Product, Acquisition, Monopoly.

 

 

 

 

    창업자들(Founders): 창업자들이 이 아이디어를 잘 구현해낼 수 있을까? 에 대한 질문이다. 단순히 이름 있는 회사에서 뛰어난 커리어를 가진 창업자를 찾는 게 아니다. 뛰어난 스타트업이 모인다는 와이콤비네이터에서도 99%의 창업자는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Founders Unfair Advantage를 가지기 위해선 한 분야의 최고 권위자 수준으로 전대미문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할 수 있거나, 거기에 들어가는 재료를 만드는 특허가 있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 대부분 여기에 해당되진 않을 것이다.

    시장(Market) 20% 이상 매년 성장하는 시장이라면 Unfair Advantage로 볼 수 있다. 마켓 인사이트는 5가지 중에서 가장 얻기 쉬운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한 가지 인사이트에 안주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물론 이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평균적인 스타트업보다는 앞서 나가는 것이라고 한다. 

    제품(Product): 제품이 경쟁사의 그것보다 10가 더 좋다면 제품 인사이트가 있다고 본다. 2배, 3배로는 부족하다. 많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구루들은 10배를 강조한다. 3배 뛰어난 제품으로는 소비자들의 오랜 습관을 부수지 못한다. 현재 내가 쓰고 있는 키보드 자판은 사실 빠르게 타자를 치기 좋은 배열이 아니다. 오타가 적게 나는 것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빠른 타자 치기에 최적화된 타자기들이 많이 나왔지만 모두 실패했다. 10배 빠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객 획득 비용(Acquisition): 유료 광고가 유일한 사용자 유입 채널이라면 투자자가 난색을 표할 것이다. Kevin은 자금이 없는 초기 스타트업들이 실망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광고 없이 입소문을 통해 사용자를 모으는 방법을 연습하기 최적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만약 유저 획득 비용이 0원이라면? 그런데도 많은 유저가 입소문을 통해 유입되고 있다면? 당신은 Acquisition Insight가 있는 것이다. 

    독점(Monopoly): 현대 비즈니스에서 독점은 무엇일까? 바로 ‘네트워크 효과’이다. 정부가 쥐어주는 독점 사업권이 아닌 스타트업에게 독점은 네트워크 효과이다. 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어가 대표적인 예시이다. 승자독식 시장은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시장에서 중요하게 적용되는 인사이트이다. 

 

와이콤비네이터는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엑셀러레이터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런 곳에서 파트너로 일하는 투자자가 제시하는 이 모델을 통해 내 사업 아이디어를 검증해 보는 것은 정말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이 든다. 또한 스타트업 구직자 분들도, 목표로 하는 회사의 아이디어가 과연 위의 조건들에 부합하는지 꼭 체크를 해보고 들어가길 바란다. 스타트업은 여전히 리스크가 높고, 여러분의 커리어는 소중하기 때문이다.

 

 

이대표는 재택근무중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