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이들을 위한 배려심이 훌륭한 대시보드를 만든다

 
 
 

목적이 결여된 대시보드는 의미가 없다

 

 대시보드는 수집된 데이터를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게 시각화 및 모니터링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데이터에 대해 접근성이 낮은 실무자의 입장에서는 서비스의 주요 지표를 상시 확인할 수 있기에 매력적인 솔루션입니다. 결국 잘 설계된 대시보드는 데이터로 할 수 있는 대화의 총 양을 늘려주며, 이는 결국 효과적인 소통 및 지표 개선의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무작정 대시보드를 만드는 게 아니라 대시보드를 설계하는 목적을 먼저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이를테면 주로 보는 사람은 누구인지, 어떤 지표를 모니터링 할 것인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대시보드를 만든 이후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효과적인 대시보드를 설계하기 위한 3가지 방법에 대해 얘기해보려 합니다.

 


 

 구글 애널리틱스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시보드 기능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데이터 스튜디오라는 대안이 있어서인지 대시보드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도 많고, 굳이 사용해야 되나 싶을 정도로 단순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데이터 스튜디오와 비교해서 유연성이나 확장성도 낮습니다. 그래서인지 얼마 전 런칭된 ‘구글 애널리틱스4’ 에서는 별도의 대시보드 기능이 빠졌습니다. 대시보드는 데이터 스튜디오를 활용하라는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슬그머니 구글에서도 기존 대시보드의 단점을 인정한 셈입니다. 물론 데이터 스튜디오에도 일부 단점이 존재하지만 아직까지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성이 개선되고 있는 걸 보면 앞으로도 기대를 하게 하는 서비스입니다.

 

 

대시보드만으로는 분석이나 액션이 불가능하다

 

 대시보드는 단순히 상황판입니다. 서비스가 현재 어떤 지표를 보이고 있으며 어느 지점에서 전환과 이탈이 많이 발생하는지 판단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물론 대시보드에 퍼널이 반영되어 있고 오랜 고민 끝에 완성된 대시보드여야 이러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문제가 발견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결국 데이터를 깊게 들여야 봐야 합니다. 대시보드의 역할은 여기서 끝입니다. 결국 구글 애널리틱스나 앰플리튜드 같은 분석 도구로 데이터를 세부적으로 살펴봐야 하며, 필요 시 Rawdata에 접근해서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정밀 진단하고 개선하는 작업이 진행됩니다.

 대시보드를 가장 이상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없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하루의 시작을 대시보드로 시작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데이터를 전혀 보지 않는 사람도 대시보드에서는 다양한 지표와 데이터를 만져보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궁금증이 생기게 마련인데요. 궁금증이 가설이 되고 가설이 실험이 되어 결국 액션까지 이뤄지는 게 가장 이상적인 그림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시보드에 연동된 데이터의 퀄리티 유지 및 실험을 권장하는 유연한 조직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가장 최악의 상황은 잘 설계된 대시보드를 구축 프로젝트가 끝나고 아무도 보지 않거나 대시보드 관리자만 보는 상황입니다. 여러분이 운영하는 서비스의 상황도 이와 비슷한가요?

 

 

 

 

대시보드 활용을 위한 친절한 가이드 필요

 

 같은 데이터라 하더라도 어떻게 시각화하느냐에 따라 데이터의 활용 가치는 달라집니다. 데이터를 시각화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생각을 머릿속에 깔고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용어에 대한 친절한 설명과 데이터가 어떻게 연동되는지 주석으로 충분히 설명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세션’이라는 지표를 보면 일반적인 마케터나 분석 담당자는 지표에 대한 의미를 알고 있지만, 세일즈나 데이터를 많이 다루지 않는 부서의 직원들은 ‘세션’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모릅니다. ‘세션은 방문을 의미해요’라고 얘기하면 ‘그럼 페이지뷰도 방문 아닌가요?’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질문입니다. 모두가 보는 대시보드는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보면 사용자에 대한 배려이자 설계자의 역량입니다. 대시보드에 접속하는 방법과 데이터를 어떻게 조회하는지에 대한 가이드 문서까지 있다면 베스트입니다.

 

 

필요 이상으로 많은 지표를 넣지 말자

 

 대시보드를 만든다고 하면 주변에서 이런저런 지표들을 넣어 달라고 요구합니다. 하지만 대시보드 설계자가 그러한 요구 사항을 모두 받아주면 절대 안 됩니다. 오히려 그분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설득 당하지 않게 대시보드에 연동된 데이터와 해당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는 기본입니다. 경험상 서비스의 핵심 목표 지표가 명확히 없을 때 여러 지표를 대시보드에 넣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무엇을 넣어야 하고 추적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히니 일단 지표를 넣어보고 마는 것이죠. 때문에 대시보드를 설계하기 전에 퀄리티 높은 데이터와 더불어 핵심 목표 지표를 먼저 고민해봐야 합니다.

 핵심 목표 지표는 매출처럼 결과에 대한 지표가 아니라 결과를 이루기 위해 관리되어야 하는 지표가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펠로톤’이라는 홈 피트니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실내 자전거를 타면서 앞에 달린 스크린 모니터를 통해, 전 세계 다양한 사람들과 같이 운동하며, 양질의 클래스를 수강하고 회원권을 구독하게 됩니다. 펠로톤의 그로스 매니저가 끌어올려야 하는 지표는 매출이며, 이는 전체 구독자 수 및 회원의 구독 이탈률에 근거해서 나오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에 앞서 회원 1명이 ‘한 달에 얼마나 많은 운동을 하는지’를 모니터링해야 됩니다. 운동을 하지 않게 되면 결국 구독료에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해지하게 될 테니까요.

 이게 정해지면 다음에 해야 할 액션도 명확해집니다. ‘어떻게 하면 회원들이 운동을 더 많이 하게 할까’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죠. 펠로톤은 이를 위해 회원들이 직접 운동 계획을 짜게 한다거나 소셜 미디어에 본인의 운동 모습을 올리거나 인증하면 경품을 주는 등의 액션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짠 계획을 완수할 때마다 적절한 보상이나 배지를 주는 식의 액션도 추가할 수 있겠죠. 왜 지표 선정이 중요한지 이해가 되시나요? 지표 선정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고객에 대한 이해와 고객을 이해하는 담당자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남들이 보는 지표만 모니터링하게 되며, 아무런 의미 없는 액션을 반복하면서 예산을 낭비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요한 크게 보여주고 가독성에 신경 써야

 

 대시보드는 화려하게 만든다고 잘 만든 게 아닙니다. 앞에서 언급한 핵심 목표 지표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지표의 추이가 어떻게 바뀌는지만 제대로 알 수 있어도, 이를 통해 액션을 위한 시그널만 줘도 이미 훌륭한 대시보드입니다. 그게 없다 보니 화려함으로 시선을 끌고 싶고, 그렇게 되면 지표가 많아져 결국 사람들은 보지 않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중요한 지표는 크게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왼쪽 상단에 아주 크게 배치하셔야 합니다. 가독성은 데이터 시각화에 있어 빠져서는 안 될 요소입니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역량이 바로 ‘스토리텔링‘입니다. 분석한 결과를 잘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10시간을 투자해서 보고서를 만들었는데 읽는 사람이 무슨 말인지 해석하지 못하면 시간과 노력에 대한 보상은 누가 해줄까요.

특정 클라이언트를 위한 대시보드를 만든다면 색상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디테일한 부분이지만, 디테일이 모여서 전체가 되는 만큼 대시보드는 단순히 데이터를 연동하는 것을 넘어 챙겨야 할 요소가 너무나 많습니다. 이를테면 모바일에서 봤을 때는 어떻게 보이는지, 모바일에서 화면 크기에 따라 보여주고자 하는 데이터가 잘 보이는지 등 욕심을 낸다면 끝도 없습니다. 파란색이 기업의 메인 색상인데 대시보드가 온통 빨간 색상으로 설계되어 있다면 고객사 담당자의 마음은 어떠할까요? 작은 부분이지만 이런 디테일을 놓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바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입니다.

 

 


 

 

지금까지 효과적인 대시보드를 만들기 위한 몇 가지 팁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종합하면 효과적인 대시보드란 보는 이를 배려한 대시보드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지표에 대한 설명과 친절한 가이드, 꼭 봐야 할 지표만 대시보드에 넣는 세심함, 그 지표를 더 잘 보고 해석할 수 있게 하는 화면 배치 등 결국 ‘배려’라는 키워드로 결론을 내고 싶습니다. 서비스에 애정이 있어야 배려도 생기는 법이겠죠. 어떤가요. 여러분이 사용하고 계신 대시보드는 보는 이들을 충분히 배려하고 있나요? 사람들이 데이터를 보지 않는다고 불평하기 전에 왜 데이터를 보지 않는지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해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카이로스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