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메타버스 서비스인 ‘세컨드라이프’의 CEO ‘필립 로즈데일(Philip Rosedale)’은 메타버스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상세계 창작물에 대한 보호가 필수적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블록체인 기술을 메타버스에 적용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게 되었죠. 블록체인 기술로 창작자들의 작품에 원본 인증서를 만들어 가상세계의 창작물에도 원본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블록체인 기술로 만든 인증서가 있다면 가짜를 만들거나 해킹할 수 없다고 믿은 것이죠. 이런 방식으로 메타버스 창작물인 디지털 콘텐츠의 소유권과 원본성을 입증하여 자유로운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창작자와 가상자산 소유자들의 권리를 제대로 보호하는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의 결합으로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 바로 ‘NFT(Non Fungible Token)’입니다. 

 

 

 

 

걸작으로 평가 받는 미술품들이 수천 억의 가치로 평가되어 거래되는 것처럼, 이제 디지털 작품들도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예술품으로 소유되고 판매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드문 경우지만, 실제로 몇몇 작가의 디지털 아트 작품들은 어마어마한 가격에 팔리기도 했구요. 

그리고 초기에는 일부 전위적인 예술가들의 도전적인 작업들이 주류였던 것이 이제는 상업적인 분야로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게임사와 엔터사들이 NFT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미래의 수익원을 여기서 찾아보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죠. 게임이나 스타 산업에서 NFT는 바로 돈이 될 것처럼 보이는 너무나 매력적인 개념이라서, 관련 업체들 거의 대부분이 일정 정도는 참여를 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지만 NFT가 적용된 디지털 콘텐츠를 돈을 주고 구입해야 하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자신들에게서 더 많은 돈을 가져가려는 불순한 의도로 보여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NFT 콘텐츠에 대한 거부감 역시 상당 부분 존재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내재하고 있는 탈중앙화라는 이상은 없어지고 그저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활용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거부감인 것이죠. 

그래서인지 거대 기업들이 콘텐츠 소비자들에게서 돈을 버는 목적으로 NFT를 활용하려는 것과는 다르게, 블록체인 기술의 이상을 실현해 보고자 하는 새로운 콘텐츠 창작 조직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DAO(탈중앙화 자율 조직 :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라고 부르는 새로운 조직 형태가 미래 세대의 콘텐츠 창작 조직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다오(DAO)는 컴퓨터 코드와 프로그램에 의해 관리되는 조직입니다. 탈중앙화라는 이상을 기술로 실현하려는 움직임이라 하겠습니다. DAO의 규칙이나 거래 기록들은 블록체인에 투명하게 저장됩니다. 조직의 규칙은 DAO의 토큰을 보유한 참여자들의 투표로 결정되구요. 새로운 규칙을 정하거나 기존 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전체 구성원의 토큰 50%가 넘는 동의가 필요합니다. 사람이 아니라 토큰에 투표권이 부여되는 구조죠. 

초기의 DAO가 주로 개발자나 금융전문가들만이 참여하는 그들만의 조직이었다가, NFT에 대한 관심과 함께 이제는 콘텐츠 창작자들이 DAO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콘텐츠 창작자, 블록체인 개발자 그리고 SNS 활동가 등이 한 팀이 되어 DAO 조직을 만들고, NFT 콘텐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입니다. 특정 이슈에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DAO를 만들어 NFT 콘텐츠로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표현하면서 공동체 DAO의 영향력을 확장해 나가는 문화 운동이 젊은 세대들 사이의 새로운 유행이 되고 있습니다. 

 

 

고찬수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