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문 서비스의 대중화

 

 자산을 관리하는 방법은 예금, 적금, 주식 및 채권 투자, 코인 투자, 부동산 투자 등 여러 방식이 있다. 예금과 적금을 제외하고 투자라는 개념 중에서 주식은 자산 관리 및 투자를 막 시작하는 사람이 접근하기 쉬운 방식일 것이다.

 물론 처음 접근하는 만큼 어떤 종목을 골라야 할지, 자산배분은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해지기 마련이다. 특히 금융위기나 코로나 쇼크처럼 자산가치가 급락하는 상황이 닥칠 때는 더욱 겁이 난다. 주식으로만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투자 손실은 매우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를 잘 알고, 잘하는 사람들은 이를 채권과 같은 자산을 포함시켜 손실을 최소화하거나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금이나 금 ETF 같은 인덱스펀드들로 헷지를 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러한 방법을 잘 알고, 잘하는 사람들은 흔하지 않다.

 이러한 와중에 핀테크의 발달과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전통적인 시장이었던 금융 시장, 투자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은행을 방문하거나 증권사에 방문하지 않아도 괜찮다. 모든 일을 스마트폰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공지능 기술의 등장은 고자산가만 누릴 수 있었던 투자자문 서비스를 일반 대중들도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앞서 말했던 복잡한 방법들을 직접 알지 못해도 괜찮게 된 것이다.

이번 글은 로보 어드바이저에 대해서 쓴 글이다. 글의 순서는 아래와 같다.

 

1. 로보 어드바이저?

2. 로보 어드바이저서비스 소개

3. 로보 어드바이저서비스 사용기 소개

 

 


 

 

로보 어드바이저란?

 

 로보 어드바이저(RoboAdvisor)는 로봇(Robot) 어드바이저(Advisor) 합쳐진 합성어다. 로보 어드바이저라는 이름처럼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딥러닝(Deep Learning) 등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말한다. 이러한 로보 어드바이저는 인공지능 기술과 알고리즘, 빅데이터 분석과 같은 기술을 활용해서 개개인의 투자 성향을 분석하고, 개인에게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며, 더 나아가 개인의 자산 현황이나 시장의 흐름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리밸런싱’을 진행해주고, ‘운용’도 해주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가 등장하면서 고액자산가의 전유물이었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반 대중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비대면 및 온라인’으로도 상품 가입이 가능하고,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도 자산관리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점차 인기가 증가하고 있다.

 한편 로보 어드바이저는 아무나 상품으로 판매할 수는 없는데, 2016년 8월 29일 금융위원회,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기본 운영방안」에서는 분산투자, 투자자 성향 분석, 해킹 방지체계 등 투자자문・일임을 수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율이 작동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테스트베드를 운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는 테스트베드에서 참여요건 및 알고리즘 투자자 성향별 포트폴리오 산출 역량을 통과해야 서비스를 운용할 수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 시장은 2021년 11월 말 기준으로 운용 자산 1조 8817억, 계약자 수 41만 2867명(코스콤)에 달한다. 2019년도 말에 운용 자산이 9,645억 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2년 새 200% 이상 증가했다. 특히 2030 세대의 유입률이 눈에 띄게 돋보이는데 이는 이러한 세대가 모바일 기기에 익숙하면서 동시에 자산 관리에 관심을 가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핀트라는 서비스는 가입자의 82%가 파운트 서비스는 가입자의 67% 2030 세대다. 2030 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자산 보유액의 증가폭이 크고, 상대적으로 긴 시간 동안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해보았을 때 로보 어드바이저 시장은 매우 긍정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 소개

 

 이제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대표적인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 3개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사실 대표적인 서비스라기보다는 직접 이용하기로 결정을 할 만큼 신뢰도가 존재하며, 대중적인 서비스들을 선정한 것이다.

 

 

번째. 에임

 

 

 

 에임은 국내 최초 핀테크 자산운용사로 2016년 4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출시해서 운용 중이다. 시작 시 6개의 설문에 답한 뒤에 맞춤 포트폴리오가 생성되는 방식이다. 최소 투자금액은 300 으로, 비교적 높은 최소 투자금액을 요구하는데 그에 비해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에임은 자체 제작된 AI 엔진인 에스더를 이용하여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투자자문을 제공해주고 있다고 한다.

 에임은 달러로 투자되기 때문에 투자  환율에 따른 수익률에 유의해야 한다. 환전 시 환전 수수료와 계좌로 지급되며 환율에 따라서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에임의 자산관리를 받기 위해서는 총 두 번의 송금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에임 이용료, 두 번째는 관리받을 자산이다. 한 번 결제하면 1년의 기간 동안 이용 가능하며 수수료는 관리자산 금액의 1%와 5만 원 중 더 큰 금액으로 책정되고 있다. 즉 최소 수수료는 5만 원이라고 볼 수 있다.

 

 

번째. 핀트

 

 

 

 

 핀트는 디셈버앤컴퍼니에서 2019년에 투자한 국내 최초 출시한 로보 어드바이저 투자일임 서비스다. 회원 수 부분에서는 오늘 소개한 서비스 중에서 가장 많은 64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에임과 마찬가지로 투자를 처음 진행할 때 투자 성향 설문을 바탕으로 AI 엔진이 분석해 맞춤 포트폴리오가 생성되는 방식이다.

 다만 핀트는 다른 서비스들과 다르게 투자일임형으로 비교적 선택의 폭이 좁고 보수적인 투자 방식으로 운용된다. 대신 시장 하락 시에 손해가 적은 이라고 볼 수 있다. 핀트는 자체 제작 한 AI 엔진, 아이작이 시장분석과 자산 배분 리벨런싱으로 주기적으로 투자해주고 있다고 한다.

 핀트의 수수료는 수익금의 9.5%로 오늘 소개하는 3가지 서비스들 중에서 수수료는 가장 낮다. 핀트의 최대 주주는 엔씨소프트와 그 대표가 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서 다른 플랫폼에 비해서 좀 더 안정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번째. 파운트

 

 

 

 

 파운트는 2018년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중에서는 운용 자산 부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운용 자산은 1조 원에 육박하고, 회원 수도 30만 명에 달한다. 

 파운트는 펀드, 연금 상품, ETF 비교적 다양한 선택지를 보유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역시 투자 유형에 맞게 목표 수익률을 제시하며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핀트와 마찬가지로 자체 제작 한 AI 엔진, 블루 웨일을 통해서 투자관리 및 투자를 추천해준다고 한다. 장점 중 하나는 최소 투자금액인데 오늘 소개하는 서비스 중 가장 낮은 최소 투자금액인 10 으로 다른 서비스에 비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파운트의 수수료는 수익금의 15%이며 다른 서비스들에 비하면 조금 높은 편이다.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 사용기

 

화면

 

 

 

 

 같은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홈 화면부터 각 서비스별로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먼저 파운트는 홈 화면이 상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새로운 자산을 홈 화면에서 선택하고, 추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꿔 말하면 이미 한번 자산을 추가했다면 새로운 자산을 추가할 필요가 생기기 전까지는 홈 화면에 다시 진입할 필요가 없는 정보들이다. 물론 다른 상품들을 홍보하기 위해서 홈 화면에 배치한 걸 수도 있다. 다만 그 외 배너 광고나 파운트의 고객 인터뷰 등 사용자 입장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요소들이 크게 존재하지 않는 아쉬운 이다. 에임도 비슷한데, 홈 화면이 공지사항과 마찬가지다. 다만 파운트와 다른 점은 Inbox 형태로 읽어보면 좋을 내용들이 있어 즐길거리가 존재한다는 이다.

 반면 핀트의 홈 화면은 앞서 말한 두 서비스에 비해 조금 역동적이다. 움직이는 이미지로 상단을 꾸며주고 있고  투자 금액과 그래프가 한눈에 확인할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코멘트라는 국제 동향에 대한 짧은 코멘터리를 추가로 구성하여 읽어볼거리를 만들어주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물론 각 서비스가 지향하는 목표에 따라서 화면 구성이 달라졌을 것이다. 다만 개인적인 관점에서 내가 직접 투자하고 결과를 즉각적으로 기대하는 방식이 아니라 투자를 맡겼다는 점에서 대시보드 형태로 투자 현황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핀트가 조금 더 시선이 가게 된다. 

 

 

자산 현황 배분 비율을 보여주는 방법

 

 

파운트(왼쪽), 핀트(가운데), 에임(오른쪽)

 

 

 3가지 서비스 모두 원형(파이) 차트 형태로 자산 배분 비율을 보여준다. 그리고 각각 세부적인 내용을 차트 밑에 텍스트로 표현해준다. 파운트와 에임은 자산 현황을 보러 가는 편이 핀트에 비해서 편하다. 자산 관리 항목으로 이동하는 뎁스가 한 단계에 불과하다. 반면 반면 핀트는 투자 탭으로 진입한 후 내가 투자한 항목에 들어가야지만 자산 구성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리벨런싱

 

 

파운트 서비스의 리밸런싱 과정

 

핀트 서비스의 리밸런싱 과정

 

에임 서비스의 리밸런싱 과정

 

 

 리밸런싱이란 현재 보유한 포트폴리오를 이상적인 포트폴리오에 가깝도록 자산을 재조정하는 과정을 말한다. 금융 시장이나 외교적인 문제에 따라서 언제든지 급변할 수 있는 경제 상황 등에 있어서 포트폴리오는 유동적으로 그 자산의 비율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리밸런싱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전쟁이나 경제 위기가 발생하면 유동성이 있는 주식보다는 금이나 달러 채권 같은 안전자산의 가치가 상승하고, 금리가 낮아지면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서 주식의 가치가 상승할 수 있는데 이렇게 상황에 맞추어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다.

 먼저 핀트는 짧으면 2~3일, 길면 한 달 이상의 주기로 리밸런싱을 진행할 수 있다. 리밸런싱 과정에서 사용자는 알림만 받을 뿐 따로 승인해줄 필요 없이 알아서 매매를 진행한다. 사용자는 핀트가 리밸런싱을 진행한 이후에 조정 이전 비율과 이후의 비율을 비교해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사용자가 리밸런싱 옵션을 설정할 수 있도록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제공한다.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사용자는 리밸런싱 기간이나 위험도, 선호 자산 등을 설정할 수 있다.

 반면에 파운트나 에임 같은 경우에는 사용자에게 메일이나 문자, 푸시 알림 등으로 리밸런싱 요청을 먼저 진행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직접 서비스에 진입하여  서비스가 자문한 내용에 대해 승인을 해주어야만 리밸런싱을 실행한다.

 파운트는 국내 ETF의 경우 30일, 펀드의 경우 90일 주기로 리밸런싱이 진행되며 따로 리밸런싱의 시기를 UI로 표시해주고 있다. 그래서 리밸런싱 시기를 놓쳐도 다시 최신 상황에 맞게 리밸런싱이 진행할 수 있도록 했으며, 매매 신청하기 버튼을 눌러서 사용자가 원할 때 즉각적으로 리밸런싱을 진행할 수도 있다. 에임은 일 년에 한두 번 정도로 서비스들 중에서 가장 리밸런싱 기간을 길게 가져간다. 

 

 

어떤 서비스가 좋을까?

 

 에임과 파운트는 투자자문 서비스로 인공지능과 전문가들이 적절한 선택지를 제시하고 자산관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안해주는 투자자문 방식이다. 반면 핀트는 모든 투자를 인공지능이 알아서 해주는 투자일임 서비스다. 따라서 자문한 내용을 확인하고 수락할 시간도 없다면 핀트가 좋은 것 같고, 전문가들의 추천을 통해 직접 투자해보고 싶다면 에임이나 파운트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다만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 역시 일종의 금융투자상품으로 원금 보장이 되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손실이 발생할 있기 때문에 선택은 투자자 본인의 몫이다. 글에서는 특정 서비스나 종목을 추천하지는 않는다.

 

 

 

 


 

 

결론

 

 최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이 상품, 저 상품 알아보다 오랜만에 아예 서비스를 비교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같은 서비스 형태도 지향하는 방향이나 목표에 따라 화면의 구성이 달라질 수 있고, 진행 프로세스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다만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사용자가 자주 들어오거나 들어와서 여러 가지 특정 액션을 행해야 하는 건 아니다 보니 전체적으로 UI가 단순하고, 사용자가 많은 행동을 서비스 내에서 진행할 수는 없다. 또한 사용자가 해당 서비스를 통해 해결하고 싶은 문제나 얻을 수 있는 가치는 서비스의 간편함이나 아름다운 UI보다는 수익이 될 것이다. 그래서 서비스 자체가 화려하게 포장되기보다는 상품을 가입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거나, 자산을 보여주는 부분에 초점이 맞추게 되어 있다. 그래서 아마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용자는 비슷한 행동 패턴으로 이용할 것이라 생각된다.

 

 

June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