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자신감에는 다 이유가 있답니다

 
 
 
 
좋지 않은 이커머스 시장 환경 속에서도 네이버는 자신감이 넘칩니다. (design by 슝슝)

 

 

네이버는 여전히 자신감이 넘칩니다!      

 

 지난 4월 21일 네이버는 1분기 성적표를 공개했습니다. 솔직히 실적은 다소 아쉽다는 평입니다. 전반적으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였고요. 특히 영업이익 성과가 기대 이하였는데, 네이버는 공격적인 채용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가 원인이라 밝혔습니다.

 다만 커머스 매출은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입니다. 성수기인 4분기 대비해서도 2.7% 증가했기 때문인데요. 물론 이는 크림과 어뮤즈를 커머스로 재분류한 영향이고, 둘을 제외하면 0.2% 줄었다고는 합니다. 그래도 최근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 자체가 10% 초반대로 주저앉은 것에 비하면 나쁘진 않은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당장의 1분기 성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당연히 컨퍼런스 콜에서는 이와 같은 시장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의 답변은 명료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간의 비정상적 성장이 정상화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의 전략이 유효하다고 보고 있으며, 전략 변경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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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의 원천은 수익구조에 있습니다

 

 이와 같은 네이버의 자신감,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이번 컨퍼런스 콜에서 네이버는 최초로 커머스 매출 구조를 공개하였는데요. 대부분의 이커머스 기업들이 수수료나 직매입 판매 마진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것과 달리, 역시나 네이버는 광고 매출이 메인이었습니다. 1분기 기준으로 광고 매출 비중이 62.6%에 달할 정도로 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수익구조가 중요한 건, 이를 바탕으로 네이버는 업계 최저 수수료를 유지할 있다는 점입니다. 기본적으로 이커머스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누가 더 많은 상품 DB를 확보하느냐입니다. 그래서 계획된 적자와 치킨게임이 난무하던 그간의 경쟁 구도에서는, 더 낮은 수수료를 내걸며 셀러 확보에 모두가 공격적으로 나섰습니다. 하지만 향후 저성장 시대에도 이러한 전략을 고수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럴 때일수록 네이버의 수익구조는 빛을 발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거래액 추이와 관계 없이 네이버는 안정적으로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더욱이 광고 중심의 수익구조는 시장의 성장 추이와 관계없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네이버의 광고 매출은 거래액 성장과 기본적으론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나, 완전히 같진 않습니다. 일례로 21년 2분기 전분기 대비 거래액 4% 내외 성장했지만, 광고 매출은 무려 15%나 증가했습니다. 쇼핑검색 광고 자체가 상호 경쟁하여 입찰하는 방식이라, 비수기 때도 어느 정도 매출 하한선이 존재하고, 성수기 때는 오히려 경쟁이 붙으면 더 오르기도 하기 때문인데요. 이와 같이 네이버 만의 독특한 이익 창출력은 중장기적으로 정말 확실한 차별 포인트가 됩니다. 

 

 

물류 투자보단 버티컬과 해외로      

 

 솔직히 말해, 네이버가 한때 목표로 했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30%를 향한 경쟁에선, 이제 쿠팡에게 다소 밀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심지어 패배의 원인을 네이버 자신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바로 빠른 배송 역량인데요. 네이버도 이에 대한 중요성은 알고 있고, 적어도 생필품 카테고리 내에선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라고 칭한 제휴를 통해 역량을 보완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네이버는 급하진 않습니다. 당장의 뒤쳐짐이 영원할 거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선 오픈마켓 경쟁에서 밀리더라도, 크림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신규 버티컬 커머스 서비스라는 대체재가 있고요. 특히 여기서는 수수료 조정을 통해 추가 수익을 확보할 계획인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쿠팡에게 1위를 내주더라도, 커머스 사업 자체의 성장성은 유지해갈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네이버는 일본이라는 큰 꿈을 꾸고 있는데요. 국내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연내에 야후와 손잡고 쇼핑검색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로드맵대로만 진행된다면, 네이버는 굳이 국내 시장에 집착할 필요가 없는 글로벌 커머스 서비스로 거듭나게 됩니다. 네이버의 자신감, 다 이유가 있지 않나요? 

 

 

기묘한 님이 뉴스레터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